[완보] 23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 42

[도보] 걷기 16일차 26.3km

걸은 날: 23년 4월 25일 화요일 코스: 까리온 데 로스꼰데스~ 테라디요스 데 로스 템프라리오스 / 실거리 26.2km, 41,400보 아침에 길을 걸으러 나오면 어디선가 사람들이 개미굴에서 개미 나오듯 여기저기서 나온다. 길이 직선으로 쭉 이어진 곳에선 행군을 하는 듯하다. 이제 밀밭 보리밭 유채밭을 보는게 더 이상 신기하지 않다. 그래서 이제야 순례의 의미에 맞는 날이다. 구경할 것도 없고 큰감동으로 마음의 요동도 없이 무념무상으로 머리를 비우고 기계적으로 다리를 움직여 오로지 자신과 걷기에만 에너지를 쓰는... 예전의 '순례자'는 성지를 찾아다니는 신자를 의미했지만 요즘 성지는 자기 자신(자아)이다. 지금까진 종착지 마을에 도착하면 숙소를 찾아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데, 오늘은 마을이 시작되는 지..

[도보] 걷기 15일차(2) 24.5km

걸은 날:23년 4월 24일 월요일 코스: 보아디야스 델 까미노~프로미스따~까리온 데 로스꼰데스/ 실거리 26.6km, 40,500보 걷기 15일차(1)에 이어 계속~ 까미노 중 '뽀블라시온 데 깜뽀스'마을의 다리 근처에서 강을 따라가라는 지인의 추천이 있었다. 원래 가는 길은 계속 도로이므로 강을 따라가면 길도 좋으니 '비르헨 수도원'을 꼭 보라고 했다. 까미노 중 가장 평화로운 곳이었다고 ~ 12시경 다리 위 그늘진 곳에서 점심을 먹고 쉬었다가 원래 길에서 조금 돌아 2키로쯤 길어졌기 때문에 이제 7km 정도 도로를 열심히 걸어가야 한다. 13시 30분, '비얄까사르 데 시르가' 마을 도착. 옛날 템플기사단의 본거지라고 전해지는 곳이다. 오후에 들어가 본 성당 내부 오늘 길을 택시로 점프해서 동네를 ..

[도보] 걷기 15일차(1) 24.5km(카스티야 운하)

걸은 날:23년 4월 24일 월요일 코스: 보아디야스 델 까미노~프로미스따~까리온 데 로스꼰데스/ 실거리 26.6km, 40,500보 오늘 길은 전 일정중 가장 많은 사진을 찍은 곳(257개)으로 가장 아름다웠던 곳이다. 숙소에서 나와 바로 시작되니 너무 일찍 나서서 어둠 속에 지나가신 분들은 땅을 칠 일이다. 물론 날씨가 좋아야 하겠지만... O임씨는 이틀 연속 긴 거리를 걸어 오늘은 점프하기로 했다. 이런 길인줄 알았으면 같이 걸었어야 했는데 너무 아쉽다 ㅠㅠ 사진은 내가 찍은건데도 다 좋아서 버릴게 없다. 사진이 너무 많아질 것 같아 운하까지 (1)하고 운하 다음인 프로미스따 마을부터는 (2)로 따로 쓴다^^ 카스티야 운하는 200km가 넘는 수로로 스페인 근대사에서 가장 뛰어난 건축물로 불린다. ..

[도보] 걷기 14일차 28.4km

걸은 날:23년 4월 23일 일요일 코스: 온따나스 ~ 보아디야스 델 까미노 28.4/ 25.1km, 어제 5시 이후 걸은 것과 합쳐져 52,500보가 되었다 로마시대 고성이 산 위에 허물어져 있다. 이 성에는 무어인, 유대인, 기독교인이 교대로 거주했다고 하니 그만큼 전쟁이 심했던 지역이다. 올라가 볼까 했는데 모두의 반대로 안 가기로 했다. O임씨가 판쵸를 입고 온다. 처음 만난 폐허에서 덥다고 겉옷을 벗었는데 그 뒤 한기가 느껴져서 입었다고 한다. 더워도 잠깐만 벗어야 하는데 땀이 너무 식을 때까지 벗고 있어서 그런 모양이다. 이런 일에 경험이 없어서 생긴 일. 사람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건 지식보다 경험이다. *메세타 고원 (Meseta Central, Meseta)은 이베리아반도(스페인) 한가운데..

[도보] 걷기 13일차 31.5km

걸은 날: 23년 4월 22일 토요일 코스: 부르고스 ~ 온따나스/ 실거리 33.8km, 42,200보(현지 오후 5시가 넘으면 한국은 다음 날이 된다. 트랭글의 시간은 한국시간이고 5시 이후에 걷는 걸음은 다음 날인 23일에 기록이 된다. 6시가 넘어 끝났으므로 아마 5만보가 넘지않았을까 생각한다) 7시에 동키를 보내고 7시 30분,호텔조식을 먹었다. 맛있는 것이 많이 있으나 그림의 떡. 입맛도 없고 씹기도 힘들어 크로와상 1개와 수박 몇 조각만 먹었다. 아쉬웠지만 ㅜㅜ 오늘은 30키로 넘게 제일 길게 걸어야 하는 날이지만 조식을 먹느라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까사 델 꼬르돈' 허리띠(꼬르돈)가 현관을 장식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15세기에 지은 건물로 스페인의 왕 이사벨과 페르난도가 아메리카 대륙..

[도보] 걷기 12일차 22.2km

걸은 날:23년 4월 21일 금요일 코스: 아헤스 ~ 부르고스/ 21.4km, 41,300보 '아따뿌에르까' 마을은 유럽에서 제일 오래된 인류의 흔적이 발견된 곳이라고 한다. 오늘의 종점 '부르고스'는 옛날 까스띠야 왕국의 수도로, 부르고스 대성당을 비롯하여 여러 건축물과 수많은 예술품이 있는 대도시이다. 부르고스 외곽으로 들어와 12시 20분, 점심을 먹으러 호텔 라스베가스의 식당으로 들어갔다. 지금은 식사 시간은 아니지만 단품은 된다고 해서 시켜봤다. 생각보다 요기가 되게 나왔다. 13시 5분 전, 사람이 들어오려고 하니 안 된다고 안 받는다. 아마 시에스타인가보다. 조금만 늦었으면 굶을뻔 했다. * 시에스타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 스페인은 오후 1~4시, 이탈리아는 오후 1시~3시30분, 그리스..

[도보] 걷기 11일차 27.5km

걸은 날: 23년 4월 20일 목요일 코스: 벨로라도 ~ 아헤스/ 실거리 27.7km, 43,300보 '비야프랑까 몬떼스 데 오까' 마을로 접어든다. 넓은 평원지대를 걸으면 눈이 시원하지만 햇빛은 뜨겁고 볼 일 볼 곳이 없다. 가끔 허물어진 건물이 있으면 그 뒤는 화장실이 된다. 그땐 무너진 창고인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산 펠리세스 데 오까 수도원의 잔해다ㅜㅜ 오르막과 더위에 지칠 무렵, 자전거 탄 아저씨가 나타났다. 반은 타고 반은 끌면서 고개를 올라갔다. 우리는 '부엔 까미노'와 '오빠 최고'를 외치며 박수를 쳐 줬다. 아저씨는 우리를 따라 외치며 갔는데 무슨 뜻인지 알았을까 ㅋ 이렇게 오르는 길이 거의 3km(라고 뉜가 블로그에서 읽었다) 이곳은 작은 언덕이 아니라 1,200m가 넘는 페드라자 산..

[도보] 걷기 10일차 22km

걸은 날: 23년 4월 19일 수요일 코스: 산토 도밍고 ~ 벨로라도/ 실거리 23km, 38,100보 7시 20분에 동키를 보내고, 7시 30분 아침을 먹었다. 호텔 조식이라 역시 좋다. 19세기, 밭을 두고 싸운 전투를 기리기 위해 세운 십자가. 그라뇽에는 승리한 '마르띤 가르시아'의 이름을 딴 거리가 있다고 한다. 산티아고길 중 리오하주의 마지막 마을이다. 부르고스 지방에서 만나는 첫 마을, 레데시아 델 까미노 12시 20분, 빌로리아 데 리오하 마을. 산또 도밍고 성인이 태어난 곳으로. '성모승천 교구 성당'은 산또 도밍고 성인이 세례를 받은 곳이라고 한다. '벨로라도'는 '아름다움'이라는 단어가 어원이라고 한다. 벨로라도의 시그니처 벽화라고 한다. 같이 찍고 싶었지만 아래에 주차가 많이 되어있어..

[도보] 걷기 9일차 20.7km

걸은 날:23년 4월 18일 화요일 코스: 나헤라 ~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 /실거리 22km, 37,600보 순례자 사무실에서 준 고도표엔 그라뇽까지 되어있는데 우리 일정은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까지이다. 어제밤은 코골이때문에 잠을 못자서 오전 내내 피곤했다 * shadow는 한글로 어떻게 적을까, 쉐도우나 섀도우로 쓸 것 같지만 올바른 표기는 섀도(셰도 아니고)가 맞다. (스노우->스노, 옐로우->옐로, 윈도우->윈도) 걷는 내내 보이는 밀밭, 포도밭, 보리밭, 유채꽃, 황토 땅까지 색의 향연이 펼쳐졌다. 줄 그은 듯 각 잡아 펼쳐진 모습이 칸틴스키 그림 같다. 숙소를 찾아왔는데 보이지 않았다. 이 건물이 관공서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옆 골목도 들어가 보고 건물 앞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

[도보] 걷기 8일차 29km

걸은 날: 23년 4월 17일 월요일 코스: 로그로뇨 ~ 나헤라/ 실거리 30.4km, 44.600보 이 지역은 '라 그라헤라와 바랑카 공원'이다. 저수지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고 산책길도 많다 제단화와 장식들이 입이 딱 벌어지게 어마 어마 하다. 유럽 도시 여행을 할 때 질리게 본 성당들을 생각해 보니, 여기도 유럽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다시 길을 나선다. 주변은 온통 포도밭. 이 포도들이 익어갈 때 지나면 얼마나 단내가 날까. 궁금하지만 그때 걷지는 못하겠다. 아레손 지역은 나헤라시 입구이다. '기사 롤단과 거인 페라구트의 싸움에 대한 전설'을 알려주는 안내문이다. 왼쪽에 보이는 돔은 이 전설과는 상관없는 대피소?인 듯하다. 숙소] PUERTA DE NAJERA 20유로/ 한 방에 2층침대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