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23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

[도보] 걷기 14일차 28.4km

낭가 2023. 6. 4. 15:01

걸은 날:23년 4월 23일 일요일

코스: 온따나스 ~ 보아디야스 델 까미노 28.4/  25.1km, 어제 5시 이후 걸은 것과 합쳐져 52,500보가 되었다

 

고도표(순례자 사무실 제공)

 

7시 4분, 알베르게에서 아침거리를 사기위해 줄 서있다

 

콘레체, 크로와상, 달걀

 

7시 45분, 길을 나선다

 

온따나스는 '샘'이란 뜻으로 곳곳에 샘이 많은 마을이다

 

8시 36분, 도로를 따라 걷는 길, 노랑이 산뜻하다

 

정말 예쁘다

 

뭘까? 개미들의 노동으로 군데군데 산이 만들어져있다

 

8시 55분. 폐허가 된, 옛날 순례자를 위한 병원 산 안톤

 

폐허와 소름돋게 닮은 예수상

 

동네 댕댕이인듯, 휴식중이다

 

정문의 파사드

 

9시 26분, 카스뜨로헤리스 마을이 보인다

 

도로를 조금이라도 덜 걸으려고 밭의 둔덕 위로 걷는다.

 

흩트러진 보석, 야생화

 

13세기 전후로 만들어진 '산따 마리아 델 만사노 부속 성당'

 

로마시대  고성이 산 위에 허물어져 있다. 이 성에는 무어인, 유대인, 기독교인이 교대로 거주했다고 하니 그만큼 전쟁이 심했던 지역이다. 올라가 볼까 했는데 모두의 반대로 안 가기로 했다. 

굴뚝의 장식은 주인의 얼굴일까?

 

마을 바에 있는데 자꾸 들어오려는 댕댕이, 뭘 좀 달라고 ㅋㅋㅋ

 

주인이 나가라고 하는데 우리가 갈 때까지도 저렇게 버티고 있다. 뒷태가 너무 귀여워^^

 

높은 지대에 있어서 오른쪽으론 언덕이 보이고

 

왼쪽 골목으론 아래 풍경이 보인다

 

O임씨가 판쵸를 입고 온다. 처음 만난 폐허에서 덥다고 겉옷을 벗었는데 그 뒤 한기가 느껴져서 입었다고 한다. 더워도 잠깐만 벗어야 하는데 땀이 너무 식을 때까지 벗고 있어서 그런 모양이다. 이런 일에 경험이 없어서 생긴 일. 사람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건 지식보다 경험이다. 

모스텔라레스 언덕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댕댕이들과 산책하며 내려오는 사람들. 바람이 많이 분다

 

고개를 오르며 돌아본 까스뜨로헤리스 마을. 한바탕 할듯 먹구름이 가득이다

 

11시 15분, 드디어 모스텔라레스 고갯마루에 올랐다.

 

고갯마루 장식들

 

고갯마루에 있는 쉼터에서 같이 쉬던 사람들과 함께

 

다음 마을을 향해 내려가는 길

 

*메세타 고원 (Meseta Central, Meseta)은 이베리아반도(스페인) 한가운데  610~760m의 평균 고도를 유지하고 있는 넓은 평야지대이다. 고도표를 보면 '나헤라'부터 시작되는 듯하다. 고지대에 이렇게 넓은 평야지대가 있다는게 신기하면서 부러웠다.

메세타 지역 지도(위키백과에서 퍼옴)

 

설명이 필요없는 곳, 그냥 걷자 

 

 

 

 

 

 

 

12시 44분, 점심시간

 

 

 

하늘이 맑아보이나 꽤 기온이 차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로즈마리 꽃이 아주 많다

 

이떼로 델 가스띠요 마을, 삐수에르가 강 근처에 위치한 마을로 빨렌시아주가 시작되는 마을이다. 

13시 8분, 산 니꼴라스 소성당. 페루자의 성 야고보회에서 운영하는 순례자 숙소로 쓰인다고 한다

 

이떼로 데 라 베가 마을. 검정버드나무가 인상적인 마을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멋지다^^

 

 

 

 

 

 

 

 

 

 

 

 

 

 

 

 

이떼로 데 라 베가 마을의 순례자 환영 벽화^^

 

 

심판의 기둥. 옛날 죄인을 심판하던 장소로 1966년 스페인 문화자산으로 지정되었다

 

오전에 바를 지난 후 바가 없었다. 슈퍼를 보고 신나서 왔는데 일요일이라 문이 잠겨있다. 잠시 쉬어나 가자하고 앉아있었는데 지나가던 주인이 보고 문을 열어줬다. 시원한 맥주 한 잔에 피로가 녹는다^^

13시 45분, 마트를 만나 간식 중

 

424km 남은 지점. 여전히 바람이 심하다

 

오늘의 목적지인 '보아디야 델 까미노'로 들어왔다. 먹구름이 잔뜩인데 조금만 참아줘~

구름은 점점 모이고 있다

 

15시 15분쯤, 기어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너무 날씨가 좋아서 늘 넣고 다녔던 비옷을 빼 놨었다. 그래서 옆지기와 난 그냥 얇은 바람막이로 비를 맞았다. 꽤 춥긴했으나 못견딜 정도는 아니었고(내 기준) 그리 오래 오진 않을 거라는걸 알고 있었기에 비를 맞고 빨리 가는 쪽을 택했다. 

 

*동영상 방에 '비오는 영상'있음(40초)

 

엄청 굵고 바람도 세차다. 앞서 걸으며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노랑나비 두 마리, 날아갈 듯하다ㅋㅋㅋ

 

16시 17분, 비는 그치고 비에 젖은 자전거 순례자가 급하게 온다

 

보아디야 델 까미노 마을에 들어섰다

 

돌이 귀해 벽돌로 지었다는 '성모승천 성당' 옆을 지나

 

보아디야 델 카미노, '정의의 기둥' 옛날 범죄자를 묶어놓아 주의의 경각심을 일으켰다고 한다.

 

 

한옥을 닮은 오늘의 알베르게

 

알베르게 마당. 한옥마당 같다. 오래된 사과나무가 멋지다.

 

저녁은 알베르게 옆 호텔에서 다 함께 먹었다. 비에 젖어 축축하고 추운 날은 외식(13유로)이 최고^^ 

렌틸콩 수프와 생선가스, 닭고기, 뭔지 모를 완자가 다 괜찮았다. 디저트로 나온 오렌지와 아이스크림. 디저트로 과일을 선택하면 사과든 오렌지든 통째 나오니 직접 깎아먹어야 한다. 아이스크림은 이렇게 아이스바가 나오기도 한다.

 

 

 

*동영상 '피난민 숙소같은 어지러운 모습' (38초)

 

 

숙소] EL CAMINO 12유로/ 마당은 매우 좋으나 내부는 그냥 보통 정도 상태.

 

후기] 도로가 많고 고개를 오르는 오르막이 잠깐 있지만 풍경이 정말 좋은 길이다. 쭉쭉 뻗은 버드나무길은 환상적이다. 어제에 이어 좀 길게 걸어 조금 피곤하지만 안 걸으면 후회할 길이다. 오늘과 어제의 길은 좋은 기억으로 남는 몇 몇 길 중의 하나이다. 

 

종일 흐렸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거의 다 갈 무렵 비가 오면서 기온이 낮아져서 O임씨는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처음 맞는 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젖은 옷들은 근처 호텔에 8유로(세탁+건조)를 주고 맡겼다. 

내 컨디션은 많이 좋아지고 끈끈한 점액이 콧속에서 불편하게 하지만, 힘든 고비는 넘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