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23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

[도보] 걷기 11일차 27.5km

낭가 2023. 6. 4. 14:59

걸은 날: 23년 4월 20일 목요일

코스: 벨로라도 ~ 아헤스/ 실거리 27.7km, 43,300보 

 

고도표(순례자 사무실 제공)

 

7시 38분, 아침 날씨는 늘 쌀쌀하다

 

유명한 그림이라는데 무슨 내용인지 궁금

 

길가에 핀 꽃은 잎마저 꽃처럼 예쁘고

 

댕댕이는 아직도 자는 중이다.

 

쌀랑함 속에 보이는 풍경은 더 청량하게 느껴지고

 

 

노랑 화살표의 안내를 받으며 오늘도 걷는다

 

 

아침 햇살에 초목이 일어난다

 

 

부엔 까미노, 울트레이아 에 수세이아

 

뭘 심으려는 걸까, 열일중인 스프링쿨러

 

도로를 걸으면 신발은 모두 같은색이 된다ㅋ

 

산을 파서 만든 '라 빼냐 성모의 성당' 멀리있어 가보진 못했다

 

9시 05분, 비얌비스티아의 성당,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지붕 장식과 물 꼭지가 특이하고 ㅎ
 

벽에 박어놓은 장식이 아기자기하다. 바람이 불면 도는 걸까?

 

폐품을 재활용해서 꾸민 벽장식

 

포루투갈 1은 무슨 뜻일까 궁금. 이 표식은 가는 내내 많이 보였다

 

알베르게 벽장식

 

'비야프랑까 몬떼스 데 오까' 마을로 접어든다. 넓은 평원지대를 걸으면 눈이 시원하지만 햇빛은 뜨겁고 볼 일 볼 곳이 없다. 가끔 허물어진 건물이 있으면 그 뒤는 화장실이 된다. 그땐 무너진 창고인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산 펠리세스 데 오까 수도원의 잔해다ㅜㅜ 

9시 54분, 소성당의 잔해 옆을 지난다

 

 

언제나 반갑다

 

슈퍼마켓의 광고판이 보이고

 

10시 18분, 바가 나타났다. 저 포지션은 연출한 것이 아니다.(서부의 오총사 같다 ㅋㅋㅋ)

 

사진찍을 틈도 없이 마시고 나니 생각났다. 너무나 시원하다

 

10시 56분, 산티아고 엘 마요르 성당을 지나

 

오르막을 오른다

 

햐아~~~

 

오르막과 더위에 지칠 무렵, 자전거 탄 아저씨가 나타났다. 반은 타고 반은 끌면서 고개를 올라갔다. 우리는 '부엔 까미노'와 '오빠 최고'를 외치며 박수를 쳐 줬다. 아저씨는 우리를 따라 외치며 갔는데 무슨 뜻인지 알았을까 ㅋ 이렇게 오르는 길이 거의 3km(라고 뉜가 블로그에서 읽었다)

힘겹게 오르는 자전거 탄 아저씨

 

길 옆에 빨간 꽃이 가득 피었다.

 

이곳은 작은 언덕이 아니라 1,200m가 넘는 페드라자 산(오카산맥)이다. 능선의 가장 높은 곳에 기념비가 있다.

1936~1939년 스페인 내전시 프랑코장군의 쿠데타를 지지하고 내전을 치루다 사망한 사람들을 기억하기위한 기념비.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랜드 앤 프리덤’(1996)이 내전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한 영화라고 하니 한번 찾아봐야겠다.(근데 볼 데가 있을까~)

 

11시 52분, 기념비 옆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쉬었다.

기념비

 

길은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지만 고도가 높아서인지 많이 덥지는 않다

 

나무에 이끼가 꽃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반지의 제왕' 분위기가 난다

 

1시간쯤 내려오니 길이 넓어진다

 

다양한 사람들, 서류가방을 든 아저씨는 좀 쌩뚱맞다 ㅋㅋㅋ

 

푸드트럭. 세요, 목걸이, 과일등 없는게 없다

 

숲도 넓고 길도 넓고

 

언제 끝나나 싶게 이어지고 내려오니 덥다

 

14시 44분, 산 후안 데 오르떼가 마을이다

 

갑자기 꼬꼬댁들이 부럽다ㅋ

 

산 후안 데 오르떼가 수도원

 

내부에 '산 후안 데 오르떼가'성인의 석관이 있다 (그땐 이것이 뭔지 몰랐다.블로그를 쓰면서 공부를 많이 하게된다^^)

 

다시 길을 나서서

 

멍때리며 걷다보면

 

오늘의 목적지 아헤스

 

동네 장식

 

아헤스는 아주 작은 마을로 산책을 해도 한 10분이면 될듯하다. 주방이 없어 식당을 찾아야 하는데 마트도 없고 식당은 연 곳이 몇 개 없고. 이런 상황을 미리 알려줬으면 중간에 마트에서 뭐라도 사 왔을 텐데 싶었다.   

16시 10분, 숙소 도착

 

산따 에우랄리아 데 메리다 성당. 어김없이 황새집이~

 

겉보기완 다르게 내부는 엄청 화려한 장식이 여러개 있다

 

알베르게 내부

숙소] EL PAJAR DE AGES 18유로

 

후기] 고도 800m에서 1,000m를 넘고 조금 거리가 긴 날이다. 오카산맥을 넘는 길은 숲길보다 임도가 많아 지루했다. 그럴때 멍 때리며 순례자의 자세가 된다. 

종일 코푸느라 화장지가 동났다. 이도 여전히 아프지만, 그래도 감당할 수 있는 이 정도에서 더 나빠지지 않기를 기도하며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