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낯선 바람따라 59

2002년 7.25~8.22(31) 유럽-독일 뮌헨

23) 8월 15일(목) : 독일 뮌헨 맘에 드는 뷔페식단으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선다. 시원한 바람과 햇살이 좋다.' 칼 광장'의 단순하면서도 창의적인 분수에서 한참 앉아 놀았다. 도심의 분수도 공원과 같은 구실을 한다고 생각한다. 우린 왜 이런 분수가 없을까. '칼 문'을 지나 독특한 동상 앞에서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걷다보니 성당에서 사람들이 나오는데 장례미사를 본 듯 향내가 진하다. 조금 더 걸으니 뮌헨의 상징 15세기 고딕식 쌍탑인 '프라우엔 교회'가 나온다. 일요일도 아닌데 왠 미사? 생각해 보니 오늘은 8월 15일, 우리나라는 광복절이고 여긴 성모 승천 축일로 휴일이다. 그래서 가게문도 거의 닫아 한적했구나. 미사중인 교회 안은 아담하고 깔끔하고 스테인드 글라스가 이쁘다. 보행자 거..

2002년 7.25~8.22(31) 유럽-독일 퓌센

22) 8월 14일(수) : 독일 퓌센 새벽 6시 30분. 기차가 서고 좀 소란스럽길레 밖을 내다보니 아직 내릴 역이 아니다. 도착 예정시각이 6시 29분이니 다 왔어야 하는데 ....... 한참 어수선하더니 차장이 기차에 문제가 있어 바꿔 타야 한다며 내리라고 한다. 아직 잠이 안 깬 상태에서 몸만 일으켜 짐을 챙겨 나오는데 딸의 작은 가방이 없다. 담요를 다 흔들어 털고 침대 위아래를 다 훑어 봤는데 못 찾았다. 발 밑에 두고 잤다는데, 자다가 하늬가 웅크리고 자길래 내가 담요를 덮어줬는데 그때 못 봤었다. 몇 번을 찾다가 결국 못 찾고 내렸다. 작은 가방엔 그동안 모은 기념표와 각 나라의 동전과 목걸이 팔찌 그리고 안경이 들어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안경은 잃으면 안 되는데... 아침에 보니 쿠셋..

2002년 7.25~8.22(31) 유럽- 체코 프라하 2

21) 8월 13일(화) : 프라하 채 정신이 들기도 전에 요란한 경보 싸이렌 소리에 잠을 깼다. 온 나라가 마치 야간 기습을 당한 것처럼 야단이다. 전기도 안 들어오고 수돗물은 붉은 황토색이다. 이게 왠일일까? 덜컥 겁이 났다. 내려가 보니 식당에 사람이 바글 바글한데 아침이 겨우 빵과 치즈 고기 한 조각씩이다. 홍수주의보가 났단다. 겨우 자리 찾아 아침 먹고 배낭을 챙겨 나왔다. 비는 조금씩이지만 계속 오고, 내리는 비로 봐선 홍수까진 아닌데 아마 강 윗동네 쪽에서 많이 왔나보다. 트랩과 메트로는 안 다니고 택시만 다닌단다. 시내 구경 삼아 걸어갈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어차피 오늘 저녁 기차를 타기 전에는 이곳에서 보내야 하니까. 한국여자 두 명이 길을 모르니 같이 가도되냐고 묻는다. 알고 보니 같..

2002년 7.25~8.22(31) 유럽 - 체코 프라하 1

20) 8월 12일(월) : 체코 프라하 집 떠난 지 20일이 되어가니 모두들 피로가 쌓이는지 몸이 무겁다. 기차를 타자마자 비몽사몽 하는데 차장이 여권 검사한다. 그리고 잠시 후 국경인지 오스트리아 차장이 내리고 체코 경찰이 들어와 다시 여권 검사한다. 뭔지 모를 긴장감이 돈다. 이때 뒷자리에 앉은 한국이 학생 커플이 환전을 했는지 묻는다. 안했다고 하자 프라하 구간 값은 따로 내야 하는데 유로로 내면 바가지라고 알려준다. 아차! 모든 여행기에서 누누이 읽었거늘 까마득히 잊었다. 우리건 프랑스에서 예약한 비엔나-프라하 표인데 프라하는 유레일 사용 가능 구간이 아니여서 따로 표를 사야하는 것이다. 물론 유로화 사용도 안 하니 자국 돈인 코룬(1유로=28-30코룬kc)을 내야하고......... 정신이 번..

2002년 7.25~8.22(31) 유럽- 비엔나

19) 8월 12일 : 오스트리아 비엔나-체코 프라하 숙소의 아침 식사는 그 중 최고였다. 쥬스만 7가지에 여러 가지 콘푸라이트와 몇 종류의 치즈, 베이컨과 달걀 볶음에 훈제고기. 아침 식사로 호텔 등급을 매기는 우리는 만장일치로 별 다섯 개를 그려줬다. 서양인들은 빵에 차 한잔 마시고 나가는데 우린 천천히 아침 만찬(?)을 즐겼다. 짐을 맡기고 나오는데 아직도 비가 오고 썰렁하다. 메트로에는 민소매 미니스커트의 아가씨와 겨울 모직 코트를 입고 나온 아저씨가 함께 앉아 있다. 철저히 자기 감정에 충실하고 나와 다르다고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는 사람들이 부럽다. 유감스럽게도 월요일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집'도, '슈베르트 박물관'도 '요한 스트라우스'도 다 쉰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가는건데.......

2002년 7.25~8.22(31) 유럽- 오스트리아 비엔나

18) 8월 11일 (일) : 오스트리아 비엔나 6시 27분 도착예정인데 좀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화장실도 못 가고 짐만 챙겨 나왔다. 아침을 역에서 준다고 하여 갔더니 레스토랑에서 빵2개 버터 쨈 커피 한 잔을 준다. 아침을 먹고 있는데 한국인이 와서 숙소 가는 길을 가르쳐 주면서 비엔나 음악회(날마다 다른데 오늘은 요한 스트라우스란다.)표를 판다. 32유론데 23유로에 판다고. 잠시 후 옆 단체 한국 학생들에게도 표를 팔고 있다. 얻은 정보대로 버스를 타려고 하니 표 파는 곳이 없다. 두 남자가 다시 역으로 표를 사러 갔다. 다른 사람들이 버스를 타는 걸 보니 그냥 돈을 내기도 한다고해서 역으로 데리러 갔더니 한국식당 '까치네' 아저씨가 숙소 가는 길과 관광지 정보를 일러주고 있었다. 이곳에 한국인이..

2002년 7.25~8.22(31) 유럽-베네치아 무라노섬

17) 8월 10일 (토) : 베네치아, 무라노섬 9시 25분, 비가 오는 거리를 걸어 베네치아행 IC를 탔다 . 12시 37분, 베네치아 메스트르역에 도착해서 다시 1시 03분 베네치아 산타루치아행으로 갈아탔다. 1시 13분 역에 도착했는데 비가 온다. 유리공예를 구경하기 위해 무라노섬행 바포레토(수상버스) 42번을 탔다. 로마시대이후 독창적인 유리 제작 기술을 보존하기 위해 무라노섬으로 모든 공장을 옮겼다고 한다. 멀리 육지처럼 섬들이 보이고 물 위로 버스 노선표시(?)인지 말뚝처럼 나무가 삐쭉이 나와있다. 흐린 하늘을 인 흐린 바다를 가르며 2시, 무라노섬에 도착했다. (보통 30분 걸리는데 직행이여서 15분 걸렸다.) 이곳은 섬인데 물이 바로 대문 앞까지 있고 길목마다 물길이라 내가 상식적으로 알..

2002년 7.25~8.22(31) ) 유럽-로마 피렌체 피사

16) 8월 9일 (금) : 로마 - 피렌체 - 피사 - 피렌체 7시에 기상해서 아침을 먹고 나오니 직원이 요구르트와 포스트, 미니 쵸코바를 먹었냐고 묻는다. 따로 돈을 내야 한다고 해서 안 먹고 더구나 숙소 안에 있는 냉장고 것은 손도 안 댔는데.... 안 먹었다고 하니 입으론 알았다고 하면서 표정은 '이 거짓말장이 도둑아' 한다. 아침부터 기분 나쁘다. 테르미니역에서 유로스타 1등석을 타니 신문도 주고 쿠키 음료수를 써빙한다. 얘들은 일기 쓰고 춥다고 업드려 잔다. 좌석 예약 없이 탄 일본인 둘은 차장이 8유로씩 내라고 한다. 우린 예약비가 1인당 11유로다. 11시 25분. 피렌체 SMN역에 도착. 비가 조금씩 오는데 여기 저기 거지들이 많다. 돈이 없다니까 손에 들고 있는 과일을 주란다. 우리 점..

2002년 7.25~8.22(31) 유럽-바티칸

15) 8월 8일 (목) : 바티칸 일찍 준비하고 나갔어도 9시가 다된다. 메트로 표 파는 기계가 몽땅 고장이다. 여기 저기 기계에 돈만 넣다가 뉜가 가게에서 표를 판다 해서 우르르 몰려가서 표를 샀다. 고장난 것은 고치지 않는 모양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작은 액수의 동전부터 넣어서 돈을 딱 맞춰 넣어야 표가 나온다는데 해보질 않아서 모르겠다. 달려온 메트로는 세상에!!! SF영화에 나오는 괴물 같다. 유럽의 메트로가 대부분 그렇기도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기차 전체에 여러 색으로 낙서가 거의 빈자리 없이 되어있다. 기차 안도 그렇다. 에스컬레이터에 소매치기 조심 그림이 붙어있다. 아침 일찍 메트로에 탄 사람의 대부분은 바티칸 여행자. 길을 몰라도 많은 사람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옥타비아역에..

2002년 7.25~8.22(31) 유럽-이탈리아 로마

14) 8월 7일(수) : 이탈리아 로마 같은 쿠셋에 있게된 남녀는 좀 묘한 커플이다. 담배를 뻑뻑 피우고 마피아 졸개 같은? 분위기. 무슨 얘긴지 하하 호호 하다가도 금세 열내고 싸운다. 변덕이 죽 끓듯 한다. 소매치기로 악명 높은 로마행이라 무척 조심하면서도 잠은 잘 잤다. 기차가 9시 35분 도착이기 때문에 맘 편히 늦잠을 잔 것이다. 8시가 넘자 시트를 걷어가더니 아침이라고 빵 3개와 쥬스 커피를 준다. 늦게 내리면 아침도 주는구나. 테르미니역에 내려 소매치기 조심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숙소를 찾는데 한 5분 거리에 있다. 다행이 방이 비어있어서 짐을 풀고 젖은 빨래를 넌 뒤 이른 점심을 먹고 길을 나섰다. 카타꼼~배로. 로마의 거리는 먼지도 쓰레기도 많고 건물도 거의 지저분하다. 다 옛 것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