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낯선 바람따라

[트레킹] 알틴아라샨 아라콜 패스 3

낭가 2024. 7. 2. 16:07

5일 차: 24년 6월 26일

코스: 유르타 캠프지 3,600m~ 아라콜 패스 3,900m~포레스트 게이트 카라콜 2,500m-(특수차)-카라콜, 13km(실제걸은 거리 9.3km) 

 

밤새 선잠이 들었다가 깨다가, 화장실을 세 번이나 드나드느라 피곤한데 오늘 잘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4시 28분, 1시경엔 별이 많았는데 달이 휘영청 밝으니 별은 보이지 않는다.

5시 기상, 아침을 간단히 먹고 6시 25분 출발~

기온이 올라가서 패스에 있는 눈이 녹으면 오히려 올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눈이 녹기 전에 고개를 지나가고자 일찍 출발한다. 어제 힘들게 올라오신 한 분이 고산증세가 심해 하산했다. 어제 저녁에 얘기를 나눠보니 트레킹이 처음이신 분이셨는데 여러 가지를 물어봐서 경험적인 얘기를 많이 해드렸다. 

 

 

고산이므로 숨차지 않게 천천히 움직인다

 

이 높고 추운 곳에도 이렇게 예쁜 꽃이라니...

 

캠프지로 올라온 후 폭설이 내리면 패스로 가지 못하고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가거나, 처음부터 하산점인 '포레스트 게이트 카라콜'에서 올라와 아라콜호수만 보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박이 생각보다 많이 내리지 않아 다행이다.

 

앞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전진~

 

경사가 엄청나므로 신경을 집중해서 앞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눈이 녹은 구간에선 오히려 더 걷기가 힘들다

 

계속 오르고 또 오르고

 

7시 40분, 아라콜호수에 도착했다

'아라콜 호수'는 1811년 러시아 여행자에 의해 발견되어 30년 후 러시아 지리학자에 의해 탐사된 후 세상에 알려졌다고 한다. 아라콜 Ala-Kol의 뜻은 '다양한 색'의 호수라는 뜻으로 해의 방향에 따라 청록색에서 진한 파란색의 호수를 볼 수 있다. 

 

청록색 호수에 비친 반영이 아름다운데

 

볼수록 멋지고 아름답고 장엄하다

 

사람들이 개미같이 서 있는 곳이 아라콜패스. 거기서 왼쪽으로 하산길이다

아라콜 패스 위쪽에서 오던 외국인 한 명이 떨어졌다.(눈 쌓인 곳에 있는 빨간 점) 아이젠도 없이 눈길을 오다 미끄러진 모양이다. 다행히 떨어지다가 바위에 걸려, 한 참 걸려 다시 올라왔다. 바위에 안 걸렸다면 천길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다. 자연 앞에선 늘 겸손하게 장비를 잘 챙겨서 와야 한다.  

잔돌 투성이의 심한 경사길이라 헛눈 팔다간 호수로 빠질듯하다

 

 

지그제그로 길을 만들어가며 내려간다

 

1시간을 넘게 내려왔는데도 아직 호수까지는 멀다

 

하산 시작 2시간만에 호수 끝자락 3,521m 도착, 발열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처음 써보는 발열도시락을 들고 한참을 씨름 ㅋㅋㅋ

 

참 곱다

 

호수물이 흐르는 '카라콜계곡'을 따라 하산 시작. 크고 작은 돌 돌 돌 뿐이다

 

호수에서 나오는 물로 만들어진 폭포. 소리도 굉장하다

 

그 물이 흐르는 대로 따라가는데

 

급격한 경사에 갈 길이 까마득하다

 

조금 완만해진 곳에서 신발을 벗고 쉬었다

 

물이 너무 차서 3분 서있기가 힘들지만 정말 맑고 깨끗하다

 

언제봐도 고운 야생화들

 

경사가 약간 편해지니 호수가 있다

 

차암~~멋지다

 

 

아직도 하산 길은 끝나지 않았다. 평생 볼 돌맹이를 다 보는 느낌ㅜㅜ

 

그러나 이런 풍경이 눈을 호강시켜주니 올라 갈 수밖에 없다^^

 

아는 애를 만났다. 산마늘꽃 ㅋㅋㅋ

 

흙이 밟히는 걸보니 이제 거의 다 왔나 보다

 

도착점에는 숙소까지 타고 갈 특수차와 맛있는 수박이 있었다. 우와 수박맛 최고~~~

그런데 몇 개 먹자마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빨리 차를 타자. 다리가 부서져 길이 없는 곳은 물속으로 들어간다. 센 물살에 차가 떠내려갈 듯 보여 오금이 저린데 무적으로 나아간다. 정말 대단한 탱크!다. 울퉁불퉁 흔들흔들 디스코 팡팡을 탄 듯한 길을 1시간 30분 달렸다. 좌우로 흔들리다 보니 오히려 온몸을 마사지받은 기분이다 ㅋㅋㅋ

 

 

아라콜호수

후기] 정말 굉장한 곳이다. 워낙 센 경사의 오르막엔 미끄러질까 봐 조심조심, 돌길 내리막만 5시간. 물론 점심시간 포함이었지만 대단한 경사의 대단한 돌멩이길이었다. 그래도 운 좋게 볼걸 다 보고 와서 다행이다.(우리 뒤 팀은 폭설로 올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가문비나무숲과 아라콜호수라면 가 볼만한 곳이라고 누구에게나 추천 또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