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낯선 바람따라

[트레킹] 알틴아라샨 아라콜패스 1

낭가 2024. 7. 2. 16:03

3일 차: 24년 6월 24일

코스: 카라콜~알틴아라샨 산장(2,600m), 12km(실제 12.7km)

 

이번 트레킹은 2박 3일의 일정으로, 키르기스스탄의 카라콜에서 출발해서  2,600m의 알틴아라샨산장 1박, 3500m의 유르타캠프지 1박 후 아라콜호수를 보고 아라콜패스(3,900m)를 넘어 카라콜로 가는 일정이다.  

퍼온 그림

 

아침 풍경. 천산산맥의 눈이 이채롭다

 

아라콜패스로 올라가는 첫날. 3일간 산에서 필요한 것만 따로 배낭을 꾸리고, 나머진 호텔에 두고 출발했다. '알틴아라샨'은 지역 이름이니 우리식으로 하자면 설악산지구의 대청봉을 올라가는 격이다. 

2박 3일 동안은 핸드폰도 안 터지는 곳이다.(그래서 아예 로밍은 안 하고 왔다)

 

특수차량을 40여분 타고 트레킹 시작점으로 이동했는데 이 구간을 걸어가는 트레커들도 보였다. 이 차로 산장까지 갈 수 있어서 여행객들은 대부분 차를 타고 가는 듯하다.

천산산맥에서 흘러내린 빙하수가 세차게 흐른다

 

 

빽빽히 서있는 가문비나무숲이 정말 아름답다

가문비나무: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수로 추운 고산지역에서 자란다. 열매는 원추형으로 아래를 향해 자라서 구상나무와 구별이 된다.  

 

계곡 물길 따라 이어진 길을 걷는다

 

 

계곡물 위에 보이는 하얀 것은 얼음. 쌓인 눈 위에 낙엽이 덮히니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얼었다.

 

 

세차게 흐르는 석회수 물과 대비되어 야생화가 환상적으로 예쁘다

 

 

산장을 향해 가는 길에는 말을 타고 다니는 현지인과

 

산에서 놀고 있는 큰 귀 양과

 

탱크같은 바퀴로 돌투성이 길을 오가는 특수차가 어우러져 함께 간다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지고

 

어디서 핀들 안 예쁘리오마는~ㅎ

 

산장까지 7km 남았다 (위쪽에 쓰인 KOICA. 우리나라에서 세운 안내판이다)

 

12시, 점심시간. 도시락은 다 먹지 못할 만큼 푸짐하다

 

 

물길을 벗어나 산 길로 오르기 시작하고

 

아래로 보이는 계곡과 가문비나무숲을 담아본다

 

멋지고 아름답다 외에 어떤 단어가 적당할까~ 웅장하고 경이롭다

 

나도 있어요, 노랑꽃~^^

 

길은 더 숲속 깊이 들어가고

 

다른 세상처럼 나타난 초원에 앉아 잠시 숲 멍~

 

복슬복슬한 아기 가문비나무에 기대어 쉰다 (평구리와 함께)

무등산 '평두메 습지'가 2024년에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었는데, 그 기념으로 청개구리 캐릭터를 '평구리'라 이름 지었다^^

 

아름답고 굉장한 자연 속을 걷는 난 행복하다

 

특이한 버섯도 보고

 

 

키 큰 나무사이로 꼬불꼬불 난 길 마저도 그림같이 예쁜데

 

울퉁불퉁하여 걷기도 힘든 길을 차가 간다ㅜㅜ

 

 

 

 

 

 

방으로 배정받은 유르타 내부

내부는 목재가 아니라 쇠로 골격을 만들었고 장식천 뒤엔 부직포와 두꺼운 천으로 겹겹이 되어있어 웃풍은 전혀 없었다.  침대 매트리스 위에 두꺼운 이불이 깔려있는데  거기에 얇은 침낭과 뜨거운 물주머니를 줘서 밤에 춥지 않았다. 유르타 외부엔 작은 태양광판이 달려 있어 그것으로 전기불을 켤 수 있다.  

 

'알틴 아라샨'의 뜻이 키르기스어로 황금온천이라고 하니, 온천이 있는 이곳이 이 지역의 다운타운인가 보다^^

 

아주 소박한 내부. 수온은 적당하여 들어가 있기 딱 좋은 정도다.

욕탕이 두 칸으로 남녀가 나뉘어 있지만 속옷은 입고 들어갔다. 30분 정도 하니 나오라고 노크ㅋㅋㅋ

  

저녁때가 되니 구름이 몰려온다. 해는 없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 얇은 옷은 금세 마른다

 

저녁으로 나온 양고기 전통요리. 꼬치구이는 약간 냄새가 나도 먹을 만하다. 편육도 있었지만 그건 너무 냄새가 심해서 한 입먹고 말았다

 

 

산장 파노라마 (왼쪽 끝 유르타가 식당이다)

 

참~~~ 아름답다

 

후기] 적당히 선선한 바람에 눈에 닿는 풍경마다 환상적이다. 돌길이라 울퉁불퉁하여 걷기에 좀 불편하고, 특수차가 매연을 뿜어서 잠시 코를 막고, 차가 지날 때마다 돌멩이가 튈까 조바심하지만 너무나 멋진 곳이다. 이곳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며칠 어슬렁대면 좋겠다. 

오지라고 감안하면 화장실도 나름 깨끗하고 음식도 나쁘진 않다. 잠시 머물기엔 유토피아 같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