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24 산티아고 포르투갈길

[걷기] 산티아고 포르투갈길 9 (걷기 6일차)

낭가 2024. 9. 30. 16:44

걸은 날: 24년 9월 17일 화요일

코스: 뽀리뇨~레돈델라/ 16km

 

오늘은 우리나라 추석날. 명절에 '전'을 안 부치고 여행을 할 수 있다니~ 나야 그런지 좀 됐지만, 일행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올해 처음 명절에 손 놓고 보낸다는 분들이 꽤 된다. 기혼여자들에게 명절은 그저 노동절이다. 

코스도 (ㅎ여행사 안내도에서 퍼옴)

 

아침 7시. 새벽이 오고있는데 창밖은 아직 깜깜하다.

 

10시 9분, 어제 끝난 메르카도나(마트)에서 걷기 시작했다

 

저마다 까미노길을 걷느라 분주한데 역방향으로 걷는 사람도 있다

 

10시 24분, 100km 남은 지점.

프랑스길관 달리 특별한 표식 없이 표지석만 있어 약간 실망했다. 길이 길지않으니 100km가 큰 의미가 없는가 보다. 그래도 자꾸 프랑스길과 비교하게 되는 건 어쩔 수없다

ㅜㅜ

 

도깨비가지꽃과 감자꽃을 닮은 꽃. '목배풍등'이란다

'모야모'에 물어봤다. 이제 겨우 '감자꽃'과 '도깨비가지꽃'을 구별하게 되었는데, 닮아도 너무 똑같은 꽃이 '목배풍등꽃'. 가지과로 처음 필 땐 보라색이었다가 흰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배움엔 끝이 없다~

  

아직 따지 않은 포도가 탐스럽게 열렸고

 

전혀 추정도 상상도 안되는 물건앞에선 궁금증이 인다. 뭐에 쓰는 물건인고???

 

스페인 특유의 저장고 '오레오'

 

두 분의 발이 많이 좋아졌는지 오늘은 잘 걸으신다^^

 

멀리 성당이 보이고

 

성당 옆엔 방아간이 있네~ㅋㅋㅋ

 

방아간 옆에 기념품가게가 있다.

아무것도 사지 않으려고 했는데, 발바닥 모양과 포르투갈길 거리가 쓰인 것이 있어 샀다.(집에 와서 배낭에 붙였다. 덕지덕지ㅋㅋㅋ 어디를 걷든 보는 즐거움을 주니 좋다)

 

시내를 걸으며 꽃구경이 즐겁다. '모야모'에 물어보니 '플럼바고'와 '꽃누리장나무'라고 알려주신다. 금세 잊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알게 되니 기쁘다. 

 

 

숲 길을 지나

 

동네 청소하시느라 열일 중이다. 바람으로 하는 거라 먼지가 ㅠㅠ

 

또 다시 숲길을 지나

 

공원에서 잠시 쉰다

 

나무의 키가 엄청나다

 

작은 예배당. 그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평화로울 듯하다

 

도로에 발자국. 줄맞춰가라는 건가~

 

13시 24분, 식당에서 뽈뽀 두 접시를 시키고 가져간 도시락?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프랑스식과는 조금 다른 맛이다

 

엄청 커다란 호박도 보고

 

엄청 많이 떨어진 알밤을 줍느라 길을 못간다.

그냥 두고 가기엔 너무 탐스럽다 ㅠㅠ 그래서 주웠다. 큰 놈만 가려 주웠는데도 금세 주머니가 빵빵하다. 숙소에서 쪄먹으면 맛있겠다^^  예쁘게 달린 사과는 맛있게 보였는데, 먹어보니 푸석푸석해서 한 입도 싫을 만큼 맛이 없었다. 

 

 

포도도 이모작하나? 새로 달려 익어가는 포도가 귀엽다

 

산티아고길을 걷는 젊은 청춘들. 젊음이 가장 큰 재산인걸, 가지고 있을 땐 잘 모르지.

 

두 자리 수로 줄어든 산티아고길

 

14시 43분, 동네로 가는 길.

달동네처럼 산 전체에 집들이 널려 있다. 꽤 가파른 경사라 위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왔다 갔다 하는지 꽤나 힘들겠다.

 

아무렇게나 피었지만 핑크 '에리카'와 노랑 '울렉스' 이름이 마치 연인같다^^

 

단체사진^^

 

동네를 지나

 

잠시 쉬어가는 곳. 어디든 다리 아래는 시원하다

 

15시 44분, 종점에 버스가 보인다. 오늘 걷기 끝~~

 

오늘의 숙소는 바닷가 도시 '비고'.

등대

 

도롯가에 조형물. 'O BANISTA DO AREAL 목욕하는 사람'. 라 에스트렐라 광장의 '수영하는 사람'과 조각상 세트를 형성하고 있다고 하는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호텔 부페 저녁을 먹고

옆지기가 안 나간다고 해서 혼자 밤마실을 나갔다. 선창가와 전망대, 동네 골목으로 잠시 돌아다녔는데 정말 '쟁반 같은 보름달'을 보았다. 그렇게 큰 달은 정말 오랜만이다. 사진을 잘 찍어보려고 했으나 내 폰으론 이 정도가 한계 ㅠㅠ

눈으로 보기엔 달무리도 없고 빛 번짐도 없이 아주 깔끔하게 옥토끼까지도 보였었는데 사진엔 달무리가 크게 나왔다.

  

 

 

 

 

 

 

 

 

램블러상 이동상황

후기] 전체 길의 절반을 넘어 100km 지점을 지났다. 이제야 몸이 풀리는 모양인지 힘듦이나 다리 아픔이 사라졌다ㅋ 보름달 구경도 하고 숙소에서 커피포트를 빌려 밤을 삶았다. 그래도 추석이라고 밤을 먹으니 좋다. 다리에 난 땀띠는 여전히 붉게 가렵지만, 작년에 잠 못 자고 치통을 앓으며 걸은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천안부부의 발도 어제보다 좋아져서 계속 잘 치료하면 걷는 데는 문제가 없을 듯하다. 

전용차가 있으니 내륙에서 걷고 잠은 바닷가에 와서 자니 금상첨화. 땡큐인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