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은 날: 24년 9월 17일 화요일
코스: 뽀리뇨~레돈델라/ 16km
오늘은 우리나라 추석날. 명절에 '전'을 안 부치고 여행을 할 수 있다니~ 나야 그런지 좀 됐지만, 일행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올해 처음 명절에 손 놓고 보낸다는 분들이 꽤 된다. 기혼여자들에게 명절은 그저 노동절이다.
프랑스길관 달리 특별한 표식 없이 표지석만 있어 약간 실망했다. 길이 길지않으니 100km가 큰 의미가 없는가 보다. 그래도 자꾸 프랑스길과 비교하게 되는 건 어쩔 수없다
ㅜㅜ
'모야모'에 물어봤다. 이제 겨우 '감자꽃'과 '도깨비가지꽃'을 구별하게 되었는데, 닮아도 너무 똑같은 꽃이 '목배풍등꽃'. 가지과로 처음 필 땐 보라색이었다가 흰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배움엔 끝이 없다~
아무것도 사지 않으려고 했는데, 발바닥 모양과 포르투갈길 거리가 쓰인 것이 있어 샀다.(집에 와서 배낭에 붙였다. 덕지덕지ㅋㅋㅋ 어디를 걷든 보는 즐거움을 주니 좋다)
시내를 걸으며 꽃구경이 즐겁다. '모야모'에 물어보니 '플럼바고'와 '꽃누리장나무'라고 알려주신다. 금세 잊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알게 되니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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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두고 가기엔 너무 탐스럽다 ㅠㅠ 그래서 주웠다. 큰 놈만 가려 주웠는데도 금세 주머니가 빵빵하다. 숙소에서 쪄먹으면 맛있겠다^^ 예쁘게 달린 사과는 맛있게 보였는데, 먹어보니 푸석푸석해서 한 입도 싫을 만큼 맛이 없었다.
달동네처럼 산 전체에 집들이 널려 있다. 꽤 가파른 경사라 위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왔다 갔다 하는지 꽤나 힘들겠다.
오늘의 숙소는 바닷가 도시 '비고'.
도롯가에 조형물. 'O BANISTA DO AREAL 목욕하는 사람'. 라 에스트렐라 광장의 '수영하는 사람'과 조각상 세트를 형성하고 있다고 하는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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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지기가 안 나간다고 해서 혼자 밤마실을 나갔다. 선창가와 전망대, 동네 골목으로 잠시 돌아다녔는데 정말 '쟁반 같은 보름달'을 보았다. 그렇게 큰 달은 정말 오랜만이다. 사진을 잘 찍어보려고 했으나 내 폰으론 이 정도가 한계 ㅠㅠ
눈으로 보기엔 달무리도 없고 빛 번짐도 없이 아주 깔끔하게 옥토끼까지도 보였었는데 사진엔 달무리가 크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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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전체 길의 절반을 넘어 100km 지점을 지났다. 이제야 몸이 풀리는 모양인지 힘듦이나 다리 아픔이 사라졌다ㅋ 보름달 구경도 하고 숙소에서 커피포트를 빌려 밤을 삶았다. 그래도 추석이라고 밤을 먹으니 좋다. 다리에 난 땀띠는 여전히 붉게 가렵지만, 작년에 잠 못 자고 치통을 앓으며 걸은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천안부부의 발도 어제보다 좋아져서 계속 잘 치료하면 걷는 데는 문제가 없을 듯하다.
전용차가 있으니 내륙에서 걷고 잠은 바닷가에 와서 자니 금상첨화. 땡큐인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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