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24 산티아고 포르투갈길

[걷기] 산티아고 포르투갈길 11 (걷기 8일차)

낭가 2024. 9. 30. 16:46

걸은 날: 24년 9월 19일 목요일

코스: 폰테베드라~깔다스 데 레이스/ 21km

 

코스도(ㅎ여행사 안내도에서 퍼옴)

 

이동하는 버스에서 들은 소식. 방화로 인한 산불로 포르투갈-스페인 국경이 폐쇄되었고,  산불이 점점 번지고 있어 비상계엄령이 내려져 열차와 버스의 운행이 일시 중지되었다고 한다. 이틀만 늦었다면 우린 포르투갈에 갇혔을 것이다.

어제의 붉은 해와 핑크색 하늘이 산불로 인한 연기로 생긴 것이었다 ㅠㅠ

공유했던 산불 지역을 보니 지나온 길이라 아찔하면서도 그 좋은 숲이 없어졌을 걸 생각하면 안타깝다.

 

  < '오래된 다리'라는 'Pons Vetus'에서 유래된 '폰테베드라'는 로마제국시대에 설립되었다. 차량정체와 사고가 많고 차로만 이동하는 습관 때문에 성인병 발병률이 높자, 1999년 도심 중심에서 도보 10분 거리는 모든 대중교통을 포함한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하고 도심 밖에 대형주차장을 건설하여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와~대단하다^^ 

 

대도시라 그런지 아침 출근 때 길 막히는건 우리네랑 비슷하다

 

9시, 폰테베드라역에서 시작

 

도로 위에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떨어진다. 가을이구나~

 

도심 풍경. 물먹는 아이와 한심하게 쳐다보는 아이 표정이 재밌다

 

'순례자 성모 성당 Igrexa da Virxe Peregrina'. 폰테베드라에 있어 가장 메인이 되는 성당으로 1778년부터 건설된, 폰테베드라의 랜드마크라고 불린다고 한다.

순례자 성당이라 그런지 입구에 조가비 표시가 있다

 

잠시의 묵상이 또 한 걸음 나아가게 한다

 

랜드마크에서 한 컷^^

 

여전히 하늘은 핑크빛이다.

 

bar에 벌써 자리 잡고 앉은 사람도 있고~

 

강물에 비친 붉은 해. 매우 음울해 보인다

 

친절한 스페인씨. 덕분에 즐거워요~

 

쉼터. 물을 받을 수 있다(하지만 우린 함부로 먹다간 배탈난다)

 

다리 아래에 아이들이 앉아있다가 어디서 왔냐며 묻는다. 이탈리아에서 온 고딩들이다.

 

'산타 마리아성당'

 

성당 옆에 있는 'Casa de la Misericordia 자비의 집'

'자비의 집' 안에선 신부님이 축복을 해 주시는데 그 줄이 엄청 길다. 방앗간도 있고 닭도 돌아다니는 게 좋아 보였다.

 

 

10시 55분, 60km남은 지점. 평구리(캐릭터 이름)가 눕고 싶은가 보다.

 

숲 길에서 만난 캐나다인. 찐 알밤을 주면서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친구사이인 두 분은 콤포스텔라에 갈 때까지 계속 만나게 되었다.

 

이끼에 뒤덮힌 나무를 보니 제주의 곶자왈이 생각난다

 

유칼립투스 나무, 벗겨지며 생기는 묘한 색감이 좋아서 자꾸 찍게 된다^^

 

먹는 물도 아니고 많은 물도 아닌데, 물이 있다는 것만으로 쉬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철길을 넘어

 

11시 48분, 마을에서 점심 자리를 폈다

담벼락에 자릴 폈더니 냥이가 "나 줄 거 있냥?" 하며 들여다본다. 물을 주니 잘 먹고 빵은 안 먹고 고기를 주란다 ㅋ 

 

옛다, 한국 육포다~ㅋㅋㅋ

 

왼쪽에 쓰인 글을 보니' 인생에 제일 좋은 것은 공짜다'라고 쓰여있다. 전체적인 건 모르겠지만, 공짜를 계속 즐기려면 자연을 아껴라 라는 건지...라고 내 맘대로 해석해 본다^^ 

공원에 조각작품들이 많이있다.

 

행복해 보이는 양과 염소

 

이 동네엔 포도밭이 많다

 

프랑스길의 포도들은 키가 작아 기계수확인데, 이곳은 사람이 직접 딴다. 동네 품앗이인듯^^

 

어디선가 냥이가 튀어나오더니 꼼짝않고 뭔가를 지켜보고있다. 궁금해서 같이 봤는데 너무 오래 보고있어서 이만...

 

도로 옆 잘 자란 옥수수 밭을 걷는다. 이제 조금 하늘이 맑아지는 거 같다

 

14시 17분, 50km남은 지점. 평구리가 포도 덕에 잘 앉아있다

 

포도밭 사이 길을 내 준 주인님, 고맙습니다^^

 

 

보기엔 탐스러운 사과. 그러나 푸석거림을 알기에 욕심나진 않았다 ㅋ 색감을 즐긴 것만으로 만족

 

마을을 지나니 여러 가지 것들을 보게 되고 알게 된다.('모야모'에 물어봄)

* 차요태(불수과): 박과로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 식품. 호박인데 무의 식감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살 수 있는지 궁금하다 

* 땅콩호박: 땅콩모양 호박

*  엄청 떨어져 있는 알밤, 안 주울 수도 없고 어쩌나 ㅠㅠ

 

신상인 화살표. 노란색이 너무 화사하여 그냥 갈 수가 없다

 

레오노티스꽃 (사자꼬리): '모야모'에 물어봄. 특이하고 멋지다

 

예전 순례자에겐 생명수였을 물

 

이곳의 포도밭은 밭의 주변을 돌려 포도나무를 심고, 가운데는 케일 옥수수 상추등을 심는 밭으로 이용을 한다

 

수확이 끝난 바구니에 가득 가득, 오지다

 

마을을 지나고

 

16시 20분, 나무 줄기가 노란색으로 이뻐서 찍어봤다.

우미아강을 건너기 전에 걷기를 끝내고 숙소(빠드론)로 이동.

 

램블러상의 이동상황

 

 후기] 아침에 들은 산불 소식으로 맘이 안 좋았다. 계속 불길이 번지고 사망자도 나왔다고 하니 빨리 진화되기를 기도했다. 처음엔 공기가 안 좋았으나 우린 계속 올라가고 불길이 조금씩 잡히고 있는지 오후 되니 조금 더 나아졌다.

숲과 마을이 이어지는 길은 좋았고 탐스러운 포도를 보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눈을 사로잡는 알밤 때문에 또 쪄먹자 하고 주어왔는데 저녁 숙소에 커피포트가 없다. 할 수 없이 세면대에 뜨거운 물을 받아 겉껍질을 까고 일부는 속껍질까지 깠다. 

먹을 것을 버릴 수도 없고, 에고~ 일을 만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