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은 날: 24년 9월 20일 금요일
코스: 깔다스 데 레이스~빠드론/~호텔 스카라/ 18.5+4.2=22.7km
(코스도엔 빠드론까지 18.5km이나 숙소가 걷는 길 위에 있어 숙소까지 더 걸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거리라 10km마다 '평구리'를 앉혀 사진을 찍었다. 마침 40km여서 사진을 찍고 평구리를 가져갔더니 뒤에 서있던 남자분이 놀란 표정을 짓는다. 아마 이곳에 계속 앉아있는 애인줄 알았나 보다. '빌려줘요?' 했더니 아니라고 웃는다 ㅋㅋㅋ
도심을 벗어나 길을 걷다보면 철조망에 콩깍지들이 주렁주렁하고 마당엔 닭들이 꼬꼬댁 꼬꼬, 밭에 자란 케일은 나무인 듯 씩씩하다. 도시에 살면 보기 힘들어진 것들이라 추억 돋아 즐겁다
잠시 비를 피해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몸을 데우고, 나무아래 댕댕이는 인간에 관심이 없다 ㅜㅜㅋㅋ
그런데 좀 이상한 곳이다. 커피를 주문했더니 모래시계를 놓고가며 기다리라고 한다. 커피를 내리는 기구나 컵도 깨끗지 않아 우리 컵을 꺼내 썼다ㅠㅠ 화장실엔 벌거벗은 마네킹 남녀가 서 있고 주변 장식이 고물상처럼 온갖 것이 늘어져 정리되지 않고 이상하다. 주인마저 프랑켄슈타인을 연상케 해서 '커피에 약 탄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ㅠㅠ
아래 왼쪽 사진은 광장 초입(걷는 방향으로) 에 있는 '카밀로 호세 셀라 이 투룰로스'의 동상. 1916년 스페인의 빠드론에서 태어난 작가로 198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이다. 누군지도 모르고 찍어뒀다가 찾아본 건데 우리나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니 이 사람도 대단해 보인다 ㅋㅋㅋ
아래 오른쪽 사진은 갈리시아 문학을 부흥시킨 문필가 '로살리아 데 카스트로' 인데 이 사진의 주요점은 뒤에 보이는 'Iglesia de Santiago Apostol de Padron 산티아고 아포스톨 데 빠드론 성당'이다. 이곳에 야고보 사도의 유해를 싣고 온 배를 묶은 돌기둥 'El Perdon'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우린 이곳인 줄 모르고 그냥 지나쳤고, 멀리 보이는 곳이 그곳인 줄 알고 갔다)
옛 성벽에 핀 균류들 때문에 다양한 색으로 변한 돌들과 작은 들꽃들이 건물보다 아름답다^^
(아래,오른쪽 위 사진) 트라켈리움, 우리말로 석모초(모야모 물어봄)
(아래, 왼쪽 아래 사진) 수녀원에서 본 산티아고다리. 두 개의 첨탑이 보이는 성당이 '산티아고 성당'이다.
산타마리아 데 이리아 플라비아 성당은 갈리시아주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한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마리아성당'이라고 한다. 현재 주교구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옮겨지기 전인 11세기까지는 최초의 주교구였다. 공원묘지에는 (광장에 있는 동상)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카릴로 호세 셀라'와 시인이자 소설가인 '로살리아 가스트로'의 묘비도 있다고 한다.
성당 내부 모습
걷는 동안 눈에 들어온 우리나라꽃 '무궁화'와 광고판^^
후기] 비가 촉촉히 내린 날. 많이 오지 않고 덥지 않아 좋았다. 비가 오면 습기로 가득한 숲 길은 진한 나무 냄새와 흙냄새를 뿜어내고 그 속에서 행복한 걸음을 하니 더없이 좋았다. 은근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지만 힘들진 않은 구간. 10일의 짧은 기간이라 정말 "벌써?"라는 아쉬움이 많았다. 점프를 했던 많은 분들도 좀 더 준비해 와서 다 걸을걸 하는 후회를 하신다.
양말이 젖진 않았는데 축축해서인지 발등에 접촉성피부염이 생겼다. 연고를 발랐는데 번질까 염려된다. 내일까지 잘 견뎌다오~ 저녁으로 나온 생선찜이 맛있었는데 왜 사진을 안 찍었을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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