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23 산티아고 프랑스길

[도보] 걷기 24일차 24.7km

낭가 2023. 6. 5. 20:38

걸은 날: 23년 5월 3일 수요일

코스: 라바날 델 까미노 ~ 몰리나세까/ 실거리 25.3km 41,400보

 

오늘은 까미노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철십자가를 지나간다. 그 철십자가는 까미노 길에 있는 십자가 중 가장 먼저 세운 십자가로 기도발이 가장 잘 듣는다는 설이 있는 곳이다^^ 오후에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 조금 빨리 걷기로 했다. 

 

고도표 (순례자 사무실 제공)

 

7시 32분, 출발~ 고도가 높으니 꽤 쌀쌀하다

 

그러나 여명과 함께 하는 쌀랑함은 언제나 기분 좋다

 

꽃처럼 나온 고사리. 두고 온 고사리가 못내 아쉬운 제주인ㅜㅜ

 

하늘과 구름과 붉은 꽃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8시 30분, 고도는 점점 더 높아가고

 

얼레지처럼 생긴 예쁜 꽃

 

오르막이지만

 

'꽃길만 걸으소서'에 맞는 길이다

 

고도 1430m 폰세바돈 마을의 상징 십자가

 

9시 17분, 콘레체. 이렇게 높은데 마을이 있는게 신기하다

 

걸어가는데 스톱시키고 찍었다 ㅋ

 

평화로운 풍경

 

마치 철쭉 핀 우리네 산처럼 온통 붉은 꽃으로 덮였다.

 

꽃길을 걷는 내내 감탄사가 나오게

 

참으로 다양한 색깔이 어우러져있다

 

도로 위쪽으로 걸어야 할 길이 보인다

 

높이 5m정도인 철 십자가가 있는 이곳은 선사시대의 제단이 있었고 로마시대에는 죽음의 신을 모시는 제단이 있었다고 한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가장 처음 생긴 십자가라는 이유로 소망의 돌을 놓는 곳이 되었나 보다.

10시 4분, 1,505m 높이의 철십자가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아래 소망을 담은 세 개의 돌을 놓았다

 

역광으로 찍은 십자가

 

멀리 보이는 산에 녹지 않은 눈이 군데군데 보인다

 

사진을 찍고 옆 쉼터에서 따뜻한 차 한 잔씩을 마셨다. 제일 높은 곳이니 내려갈 일만 남았는데 내려가는 길은 돌이 많고 미끄러운 급경사가 많다.

만하린 알베르게는 이 마을을 지나던 오스피탈로가 폐허가 된 집을 고쳐 만든 것인데 각국의 국기와 템플기사단 장식물로 꾸며져 있다. 이 알베르게 외에는 황량하다.   

11시 5분, 만하린 마을

 

보라색 초롱꽃

 

자전거 순례자도 생각보다 많이 지나간다

 

응? 왠 꼬마가 놀고 있다

 

3~4세된 딸은 유모차에 태우고, 돌 전인듯 싶은 아들은 배낭에 메고 걷는 부부.

 

내려가는 길 주변은 꽃길이지만 정작 걷는 길은 돌길이다.

 

이쁜 꽃들이 있길래 돌을 살짝 얹었다. 꽃처럼 이쁘게 크라고^^

 

오늘은 종일 눈호강이다

 

이런 길은 끝없이 걸어도 힘들지 않을 듯하다

 

13시 29분, 아세보 마을. 돌과 석판으로 지붕을 만드는 것이 전통이라고 한다.

 

돌집이 많은 아담한 마을이다.

 

자전거로 산티아고를 가다가 이 곳에서 사망한 독일인 순례자 '하인리히 크라우스'를 기리는 자전거 조형물

 

유모차의 바퀴가 펑크 났나보다 ㅜㅜ

 

14시 30분, 리에고 데 암브로스 마을

 

15시 38분, 다행히 비를 만나지 않고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 입구에 있는 '안구스띠아스 성모의 성소'

 

15시 45분, 마을로 들어가는 다리

 

좁은 돌 벽 사이를 지나

 

15시 49분, 알베르게 도착. 10분 후에 빗방울이 떨어졌다 ㅋㅋㅋ

 

짐 정리를 하고 나가 성당구경도 하고 장도 보고 저녁도 먹었다.

알베르게 바로 옆에 있는 성당

 

내부의 제단

 

아름다운 옷을 입은 성모님과 아기 예수(진짜 옷이다)

 

숙소 옆 벽에 붙은 '산티아고로 가는 길은 자기 내면으로 가는 길이다'

 

방 하나에 이층 침대 하나. 문이 없이 오픈되어 있긴 하지만, 어제의 침대 소동으로 오늘은 좀 생각한다고 이렇게 줬나 싶었다. 그러나 밤 새 뭔가 무는 듯 가려워서 긁적긁적. 그러나 그것이 베드버그인 줄 그날은 몰랐다 ㅠㅠ 

알베르게 침대

 

 

숙소] ALBERGUE COMPOSTELA 10유로

 

후기] 까미노의 상징적인 길이다. 철십자를 보는 것은 자신을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의미로 중요한 곳인듯하다.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조금 어렵긴 하지만 꼭 걸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좋은 길이다. 

가려움과 심한 코골이(저렇게 골면 코가 괜찮나 내가 걱정될 정도로)가 바로 옆에 있어 잠을 설치긴 했지만, 길은 정말 좋은 꽃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