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23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

[도보] 걷기 22일차 23.7km

낭가 2023. 6. 5. 20:36

걸은 날: 23년 5월 1일 월요일

코스: 산 마르틴 델 까미노 ~ 아스토르가/ 실거리 24.6km, 37,00보

 

고도표(순례자 사무실 제공)

 

오늘은 월요일이나 5월 1일 근로자의 날이라 공휴일이라고 한다. 그제부터 연휴구나~  그렇다면 식당이나 바가 문 닫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ㅜㅜ

7시 17분, 연분홍빛 여명과 함께 출발~

 

햇빛에 눈뜨는 초목들의 색이 살아난다

 

카스티야와 레온은 오래 전부터 정치적으로 합병과 독립을 거듭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곳이다. 카스티야와 레온의 합병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순례길 안내석에 있는 지명을 지운 것이 많다. 

9시 6분, 280.6km가 남았다.

 

곡식 저장소

 

위의 황새 집

 

또 봐도 놀랍지 않은 황새집, 이제 왠지 반갑기까지 하다ㅎ

 

오스삐탈 데 오르비고 마을의 '명예로운 걸음의 다리'. 여러 시대에 걸쳐 만들어진 스무 개 남짓한 아치로 건설된 다리로 가장 오래된 것은 13세기 아치이다. 까미노 중 가장 긴 다리이며 돈 수에로 기사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결투를 치렀다는 얘기에서 다리의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9시 22분, 오르비고강

 

기사의 약속의 약속이 뭘까? 찾아보니

(후안 2세 시절, 기사 돈 수에로 데 끼뇨네스는 그의 연인에게 기묘한 약속을 했는데 그녀에 대한 사랑의 표시로 매주 목요일 목칼을 차고 다니기로 한 것이다. 만약 약속을 어기면 300개의 창을 부러뜨리거나 오르비고 강 위의 다리에서 한 달 동안 결투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돈 수에로는 이 약속을 지키는데 지쳐서 싸움을 허락해달라고 왕에게 요청하고, 유럽 전역에 있는 여러 명의 기사들에게 자신이 목칼을 벗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편지를 썼다. 이에 수많은 기사들이 싸움에 참가해서 그의 편에 서기도 했고, 그와 맞서 싸우기도 했다.

 

1434년 7월 10일부터 8월 9일까지 7월 25일 성 야고보의 축일을 제외하고 약속대로 한 달간 창 싸움이 이어져서 수많은 창이 부러졌고 기사들 중엔 부상자도 있었고, 사망하기까지 했다. 마침내 결투가 끝나자 돈 수에로는 목칼을 벗었다.

그 후 그는 자유의 상징인 도금된 은 족쇄를 성 야고보에게 바치기 위해 산띠아고로 순례를 떠났고 현재에도 산띠아고 대성당에는 그가 바친 족쇄가 보존되어 있다. 

 

돈 수에로는 24년 뒤 이 다리 위에서 또 다른 결투를 하다가 다른 기사의 손에 죽었다. 돈 수에로가 벌인 결투를 기리는 축제가 매년 6월의 첫 번째 주말에 열리는데 이 때에는 도시 전체를 중세 식으로 꾸며놓고 중세식 시장을 열고, 마을의 사람들이 중세 복장으로 축제를 즐긴다고 한다.)

뒷편으로 마상 창 시합장이 보인다

 

굉장히 넓고 튼튼하다

 

 

다리의 유래가 적힌 기둥

 

다리 건너편에 바에서(파란 원) 다리를 바라보며 콘레체를 마셨다. 완죤 뷰 맛집이다^^

 

 

 

 

 

동네 현관문 위의 장식, 부엔 까미노~

 

현대 스타리아 택시ㅋㅋㅋ

 

10시 14분. 갈림길에서, 좋은 길이라고 순례자들이 표시해 놓은 길을 따라 간다

 

동네 어느 집의 허수아비 조형물

 

비야레스 데 올비고 마을을 지나

 

작은 언덕으로 접어든다

 

새들의 노래는 언제나 반갑고

 

11시, 그늘없는 오르막을 오르느라 덥다

 

언덕을 넘어 '산띠바녜스 데 발데이글레시아스' 마을로 접어들고

 

넓은 평원에 야생화들이 가득하다

 

아이에게 젖소를 보여주러 온 아빠(관광객인듯). 보기드문 광경이라 신기하다

 

평원의 길은 계속 이어지고

 

마치 끝없는 황무지를 걷는 기분이다

 

11시 40분, 너무 덥다

 

그러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더위가 용서 되는 날

 

점심먹을 자릴 찾아야 하는데 적당한 그늘이 없다 ㅜㅜ

 

덥고 배고프고

 

13시가 넘어서 그늘이 조금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랜만에 배고픔이 찾아온 날이었다. 

길은 계속 이어지고

 

푸드트럭

 

13시 24분, 숲이 나왔다. 어디든 올라가보는 옆지기 ㅜㅜ

 

269.5km 남은 곳에서 만난 십자가. 소망의 돌을 올려놓는다

 

산또 또리비오 십자가. 5세기 주교였던 성 또리비오는 누명을 쓰고 아스또르가에서 추방 당했다가 나중에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알게된 사람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십자가를 세웠다고 한다. 아스또르가가 보이는 전망좋은 곳이다.

13시 47분, 산또 또리비오 십자가 너머로 멀리 아스또르가가 보인다

 

산 후스또 데 라 베가 마을의 순례자 조형물

 

마을에서 처음 만난 바에서 마시는 세르베싸는 더위에 완죤 생명수다. 다시 힘을 내서 걷자~

14시 40분, 16세기에 지어진 빠스또르 성당과

 

투에르토 강을 건너

 

만나면 반가운 황새의 집

 

15시, 아스토르가 입구인가 보다

 

한국타이어 지점인가?

 

육교, 놀이동산도 아니고 엄청 길게 빙빙 돌아 올라갔다가 다시 빙빙돌아 내려간다. 아마 자전거와 장애인과 두루두루 이용하게 그런 것 같긴하지만 엄청 짜증이 났다ㅜㅜ

 

15시 23분, 알베르게 도착

 

방을 배정받고 짐 정리를 대충 한 다음, 동네 구경을 하기로 했다. 

알베르게 앞에 있는 성당

 

17시 시청,쌍둥이 탑과 시계가 인상적인 곳으로 매 정각마다 시간을 알려준다고한다

 

사자와 독수리. 어떤 영웅을 기리는 조형물이다

 

템플기사단 조형물

 

 

치즈시장이 열렸다. 맛보기하고 두 개를 샀다.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현대식 건축물 '주교궁'. 지금은 까미노 박물관이다.

멋지다

 

인증샷 ㅋㅋㅋ

 

산따 마리아 성당.

 

성당 내부의 성모상은 스페인 로마네스크 양식에서 으뜸가는 성모상이다

성당 내부 모습

 

12세기 지어진 성당의 정면. 로마네스크 양식에 고딕, 바로크 양식이 혼합되어있다.

 

구경하고 들어와 가지고 있는 각자 가지고 있는 것(우린 라면과 누룽지)로 저녁을 먹었다. 

알베르게 주방 탁자

숙소] SIERVAS DE MARIA 7유로/ 공립 알베르게로 값은 제일 싸지만 시설이 좋다. 

 

후기] 날씨가 점점 더워져서 그늘이 없고 바도 없는 오전은 조금 힘들었다.  그러나 경치는 너무 좋아서 더위도 용서되는 날. 가우디의 주교궁과 성당, 치즈 시장 구경으로 즐거웠다. 아주 큰 도시는 아니지만 쇼핑 할 만한 가게들과 식당이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