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은 날: 23년 4월 20일 목요일
코스: 벨로라도 ~ 아헤스/ 실거리 27.7km, 43,300보
'비야프랑까 몬떼스 데 오까' 마을로 접어든다. 넓은 평원지대를 걸으면 눈이 시원하지만 햇빛은 뜨겁고 볼 일 볼 곳이 없다. 가끔 허물어진 건물이 있으면 그 뒤는 화장실이 된다. 그땐 무너진 창고인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산 펠리세스 데 오까 수도원의 잔해다ㅜㅜ
오르막과 더위에 지칠 무렵, 자전거 탄 아저씨가 나타났다. 반은 타고 반은 끌면서 고개를 올라갔다. 우리는 '부엔 까미노'와 '오빠 최고'를 외치며 박수를 쳐 줬다. 아저씨는 우리를 따라 외치며 갔는데 무슨 뜻인지 알았을까 ㅋ 이렇게 오르는 길이 거의 3km(라고 뉜가 블로그에서 읽었다)
이곳은 작은 언덕이 아니라 1,200m가 넘는 페드라자 산(오카산맥)이다. 능선의 가장 높은 곳에 기념비가 있다.
1936~1939년 스페인 내전시 프랑코장군의 쿠데타를 지지하고 내전을 치루다 사망한 사람들을 기억하기위한 기념비.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랜드 앤 프리덤’(1996)이 내전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한 영화라고 하니 한번 찾아봐야겠다.(근데 볼 데가 있을까~)
11시 52분, 기념비 옆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쉬었다.
아헤스는 아주 작은 마을로 산책을 해도 한 10분이면 될듯하다. 주방이 없어 식당을 찾아야 하는데 마트도 없고 식당은 연 곳이 몇 개 없고. 이런 상황을 미리 알려줬으면 중간에 마트에서 뭐라도 사 왔을 텐데 싶었다.
숙소] EL PAJAR DE AGES 18유로
후기] 고도 800m에서 1,000m를 넘고 조금 거리가 긴 날이다. 오카산맥을 넘는 길은 숲길보다 임도가 많아 지루했다. 그럴때 멍 때리며 순례자의 자세가 된다.
종일 코푸느라 화장지가 동났다. 이도 여전히 아프지만, 그래도 감당할 수 있는 이 정도에서 더 나빠지지 않기를 기도하며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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