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해남까지'라는 깃발을 꼽고 걷는 청년들을 만났다. 4백 몇키로라고 씌인걸 보니 서해랑 길을 걷는건 아니고 아마 가장 짧은 길로 걷는 모양이다. 방조제 위에서 길 찾는 것을 보고 길을 알려줬는데 며칠동안 걷는진 모르겠지만 젊으니 해 볼만한 일이다. 그런 청년들이 기특하다.
예전에 흥성했지만 지금은 한산한 두모포구와 백포방조제를 지나 들어선 두모마을엔 폐허가 되어가는 집들이 즐비하고, 김공장이 두 곳있다. 사나운 개조심 안내문에 이름은 '이쁜이' 인 진도개 혈통서를 붙여놓은 집도 있고
백포 해안을 따라 걷는 내내 바다는 은빛으로 빛나고
염기 가득한 갯벌은 짱뚱어와 게들의 놀이터이다.
12시 56분, 이제 오늘 길의 절반을 걸어 중정마을로 들어선다
해변가에 보이는 흰색. 거품인가 했는데 눈이다. 햇볕은 따뜻하나 바람이 차서인지 눈이 녹지 않고 있다. 왼쪽 끝이 송평항이다
화산면 안호리 중정마을에 있는 팽나무, 2003년에 200년이니 이제 220살이 되었다. 잎이 있을땐 얼마나 우람하고 아름다울지...
13시 25분, 언덕을 넘고 77번 국도를 건너 대지 저수지 옆길로 걷는다
'용천자라' 농원을 지키는 댕댕이. 어찌나 사람을 반기는지 난리가 났는데, 짧은 목줄이 안쓰럽다 ㅜㅜ
14시 30분, 관동방조제를 들어섰다.
14시 46분, 서해랑길 안내판에서 2코스를 마감한다.
2코스 끝점은 이 안내판에서 오른쪽으로 100m 더 간 영터 정류장이다. 왜 안내판과 끝점을 함께 해 놓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암튼 여기서 화산택시를 콜 해서 타고 20분쯤 걸려 송지면사무소로 갔다. 차를 가지고 와서 기다리고 있던 지인들과 집으로 ㄱㄱ.(전화론 27,000원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영수증을 보니 28,300원이다. 송지택시 기사님-1코스에 전번있음-을 부를걸 싶었다.)
3코스로 이어지는 길퍼온 그림 (고맙습니다^^)
후기)
더 없이 좋은 날씨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행복한 발걸음이었다. 2코스는 마을길 농로 도로 언덕길 등 대부분 평이한 길이여서 조금 지루 할 수도 있지만 길은 걷는 그 자체로 좋은 것이니... 언제 이어 갈 지 모르겠지만 함께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