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23 해파랑길

[도보] 해파랑길 12코스(경주구간)

낭가 2022. 6. 2. 16:56

 

* 간 날:22. 5. 24 화~25 수요일(1차 끝)

* 코스: 24일 12:55 감포항~14:16 송대말등대~14:48 오류 고아라해변~16:00연동해변~14:17 두원리 (나정 오토캠핑장에서 차박)

         25일 8:28 두원~소봉대~계원등대~13:51양포항/ 13.5km, 4시간 30분, 난2 

 

12코스 지도와 스탬프

 

가자미 물회와 횟밥(회덮밥+매운탕)

 

11코스 이어걷는 중이라 12코스 시작점에 13시쯤 도착했다. 감포항 회센터 입구에서 스탬프를 찍었다. 

점심을 먹으러 가던중  '우리 회 대개' 앞에서 호객하는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2층으로 올라가 '가자미 물회'와 '횟밥'을 시켰다. 횟밥이 뭔가 했더니 회덮밥+ 매운탕이다. 야구인의 집라고 쓰여있는데 유명 야구선수들 사진도 있고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벽장식 작은 인형들이 귀엽다ㅎ

 

복잡한 감포항을 벗어나 송대말 등대를 향해 오르막을 올랐다. 점심 직 후라 덥고 숨차다 헉헉. '송대말 등대'를 가다 내려다 본 감포항. 등대 모양이 감은사지 삼층석탑이다.

 

송대말 등대

'송대말(松臺末)'의 뜻은 '소나무가 펼쳐진 절벽 끝자락'이란다. 감포항 북편 언덕 위에 자리한 송대말 등대 주변에는 수령 수백 년 된 아름드리 해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일출의 명소라고 한다 

 

철새와 갈매기들, 바위가 하얗게 보일만큼 새들이 엄청 많다

 

척사항의 '에밀리종'등대, 오른쪽 끝에 송대말 등대가 보인다.

 

척사항에서 고아라 해변으로 넘어가는 해안길

 

굉장히 넓은 오류 고아라 해변

 

캠핑장, 오토캠핑장도 있고 사람이 많아서 인지 고양이들이 나와 놀고 있다.

 

해변을 벗어나 도로를 걷다보니 15:47 '감포댐'이 있다. 이렇게 바다 가까이에 댐이라니 좀 생소한 느낌이다.

 

도로에서 팬션 옆 계단을 내려가 해안에 만들어진 데크길을  따라간다. 주변에 팬션이 많은데 산책하기 좋게 길이 잘 만들어져 있다. 데크가 끝나는 부분에 젊은이들이 텐트를 치고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래도 되는 곳인지 모르겠다. 

 

전망대일까? 건너편에 똑같은게 하나 더 있다. 오래되어 쓰지 않는 것인지 녹이 많이 쓸었다. 색칠하고 보수하면 이쁠거 같은데...

16시 연동마을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마을 전체가 공사중으로 너무나 복잡하다. 더구나 작은 마을이어서 그런지 택시가 없어 조금 더 걸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길은 여전히 작은 마을로 이어져서 택시가 오긴 힘들 것 같아 길을 검색해 보니 버스 정류장이 가까이 있어 차라리 버스를 타기로 했다.

 

이 이정표에서 내일 이어 걷기로 하고

 

두원리 버스 정류장에서 걸음을 멈췄다.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는 시간표를 보니  거의 4~50분 간격인데 조금 전에 버스가 가버려서 30여분을 기다린 후 버스를 타고 감포항에서 내렸고, 주차해 둔 문무왕암 해변까지는 택시로 갔다. 여긴 카카오 택시가 없고, 옛날처럼 갈 곳을 말하니 14,000원이요 한다. 택시미터기를 쓰지도 않는다 ㅜㅜ

주차된 차를 찾아 감은사지와 이견대를 갔다.(사진은 11코스에 있음) 감은사지는 뭐랄까, 사람으로 치면 우아하고 품위있어 보인다.  차박지를 찾아가면서 저녁을 뭘 먹을까 식당을 보고 가다가 '총각 짜장' 집 앞에 주차된 차들이 좀 있어서 들어갔는데 짜장 재료가 떨어져 짬뽕밖에 안된다고 해서 나왔다.

 

바로 옆에 '옥이 밥상'식당이 있길래 들어갔다.그냥 가정식 밥상이다. 가운데 회무침이 맛있었다.

 

밥을 먹고 나와보니 바로 앞이 '나정오토캠핑장'이였다. 다른 차박지를 찾을 거 없이 이곳으로 가자하고, 샤워장이 되는지 물어보고, 오늘은 여기서 자기로 했다. 만든 지 얼마 안 된 곳인듯하다. 색으로 칸을 그리고 번호를 써놨다. 칸이 작은 건 2만 원,  큰 건 25,000원(비수기, 평일 가격이다) 이라고 한다. 사람이 많지 않아 널널하다.

오랜만에 샤워장에서 시원하게 샤워를 했다. 도로 바로 옆이라 처음엔 차 소리가 신경 쓰였는데 밤엔 통행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밤새 가로등이 너무나 밝게 켜져 있어 자다가 아침인 줄 세 번이나 일어났다 ㅠㅠ

 

나정해변의 만파식적 다리. 밤에 다양한 색으로 빛난다.

25일  

나정해변의 일출

 

나정해변의 일출

그야말로 코 앞에서 해가 올라왔는데 모르고 잤다. 일출이 좋을 땐 못 보고, 보려고 기다린 날은 흐리고... 바다에서 해님 얼굴이 올라오는 장면을 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일출과 난 맞지 않는가 보다ㅜㅜ

아침은 '오모가리 라면'+햇반. 처음 먹어봤는데 김치가 들어있어 덜 느끼하고 괜찮았다.

 

어제 끝난 곳인 두원리 마을 숲에 주차를 하고 8:24 걷기 시작했다.

 

12코스까지가 경주구간으로 되어있지만, 12코스 끝자락인 두원리부터 포항이다. 해안길을 따라가다 보면 안내표시에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 표시가 나온다. '호미길'은 포항지역 호미곶 해안을 걷는 길인듯하다. 영포항까지는 6km라고 쓰여있으니 널널하게 가도 2시간이면 끝나겠다. 이 표시 옆으로 만들어진 철계단을 올라 도로의 자전거 종주길을 따라간다.

 

길 가에 쉼터가 있어 커피 한 잔 한다. 자전거길을 따라 쉼터가 잘 되어있다. 그러나 어디나 너절한 담배꽁초들 ㅠㅠ

 

다시 해안으로 내려와 걷는다. 해파랑길 안내표시가 바위에 녹아 붙어있다.

 

모래에서 자라는 '모래지치'

 

인동초

척박한 모래 위에 뿌리를 내려 사는 '모래지치'와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인동초'를 보며, 견디다 보면 언젠가 예쁜 꽃을 피우리라는  희망을 배운다. 천천히 걷다 보면 보이는 게 많고 그 안에서 배움도 생기고 나 자신도 단단해진다. 

 

도로에서 다시 마을 안 길로 들어가고

 

'계원리 등대' 표시판의 500m를 50m로 읽고 들어가 한 참을 걸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진 않는지 길이 매우 좁고 냄새도 안 좋다. 그러나 등대 가까이 가니 트인 공간도 있고 그늘도 있어 들어온 김에 쉼을 하였다.

 

계원 등대

 

등대가는 길에서 본 계원리 항구

 

큰 도로를 따라가다가

 

화살표를 보고 갑자기 좁은 길로 내려간다

 

길이 좁고 계단 넓이도 좁고 매우 가파르다

 

좁은 길을 나오면 해안, 공사가 진행중이여서 먼지도 많고 복잡하다

 

길을 가다 보니 철책으로 막혀있고 길이 없다. 분명 도로에서 해안으로 내려오는 해파랑길 표시를 보고 따라왔는데,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 암튼 우리 같은 사람이 많은지, 철책 사이에 철망이 없는 구멍이 있어 그곳을 넘어 다시 도로로 나갔다. 

 

드디어 양포리 진입

 

직진하면 양포항 방파제로 가고, 해파랑길은 좌회전이다

 

해변 데크길을 걷다가

 

길 옆에 있는 까맣게 익은 오디 발견. 이번 걷는 동안 익은 오디는 처음이라, 입과 손끝이 까많게 물들도록 엄청 따 먹었다ㅋㅋㅋ

 

12코스 끝. 13코스 스탬프를 찍는다

13:51분 12코스 끝. 이제  10일간의 일정이 끝났다. 그런데 끝남의 축배를 들 여유도 없이 뛰어야 했다. 주차해 둔 곳인 두원리 가는 버스가 7분 후에 온다는 것이다. 버스 정류장을 향해 냅다 뛰기 시작해서 2분 전에 도착, 무사히 버스를 타고 두원리에 내렸다. 그동안 고생한 켄타(차)와 이제 집으로 가는 일만 남았다. 

 

후기] 12코스는 13.5km라는 비교적 짧은 거리라 잘 걸으면 한나절이면 가는 거리이고 크게 볼거리는 없어서, 오히려 오롯이 해안을 즐기며 여유로운 걸음을 할 수 있는 코스다.

 

10일 동안 큰 탈없이 목적을 달성하고 가서 왠지 뿌듯하다. 원래는 6월에도 할 계획이었지만, 걸어보니 더워서 안 되겠다. 가을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해파랑길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