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8월 1일(목) : 바르셀로나-구엘공원 성가족교회 카사밀라 카사볼티노 분수쇼
희미하게 밝은 빛이 돋는 창 밖에서 본 것은 지중해의 파도였다. 쿠셋 없이 의자에 앉아 오느라 좀 불편했지만 지중해를 보는 순간 또 다른 기대가 부풀었다. 바로셀로나엔 추적추적 비가 오고 있었다. 일주일동안 한번도 비를 못 만났었는데.....
8시10분. 비가 와서 좀 썰렁한 도시에서 택시를 탔다. 4명이라 메트로보다 택시가 쌌기 때문이다. 택시비는 3.65유로 나왔는데 짐 실은 값까지 5유로를 달란다.
대충 짐을 놓고 나오니 바로 옆에 대형마켓이 있다. 반가운 마음에 점심 저녁거리를 사서 숙소 냉장고에 넣고 구엘 공원을 가기 위해 까따루니아행 메트로를 탔다. 10회권이 한 세트인 타르헤타target를 기계에서 샀는데 1장짜리로 나온다. 한 사람이 찍고 들어가 다시 표를 건네주는 식으로 들어갔는데 아마 1인 사용권 일거 같다.
다시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 서있는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있다. 아무리 봐도 보호자는 없고 어떻게 하려고 하나 보고 있었는데..... 버스는 정류장 표시 몇 걸음 전에 멈춰 발판이 인도로 내려 온다. 휠체어는 먼저 그곳으로 타고(도와줄 필요 없이 혼자 탄다.) 다시 버스는 조금 더 움직여 표시된 정류소에 멈추면 사람들이 탄다.
우리는 처음 버스가 멈추자 우리 식으로 버스 쪽으로 걸어갔는데 기사는 표시 된 곳에 가라는 손짓을 하고 휠체어만 태웠다. 난 얼굴이 빨개졌다. 이런 것이 선진국이다.
버스 안에서 어떤 사람이 소매치기가 탔으니 가방 조심하라고 몸짓을 한다. 어느 나라를 가든 내내 가방 조심하느라 온 신경을 다 세우고 다닌다. 시내를 지나고 골목을 지나 한참 오르막을 가니 왼쪽으로 구엘공원이 보인다.
비가 내려 질척거리는 길을 걸어 처음 가우디 박물관 을 들렀다. 가우디 작품의 사진과 의자 옷장들이 진열되어 있다. 온통 여러 색의 타일과 곡선이 특징인 가우디 건축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특이하고 창의적이였다. 동화같은 집, 길이나 동굴이 금방 허물어지거나 하다 만 것 같은 느낌으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기분 이였다. 가우디 작품 속에서 점심을 먹다니 꿈을 꾸는 것 같이 현실감이 없었다.
언덕 꼭대기에 올라 시내를 내려다 보다 성 가족교회로 향했다. 버스로 최대한 가까이 가서 내린 뒤 택시를 탔다. 모두 가르쳐 주긴 잘 하는데 영어가 안되니 의사소통이 늘 일방로다.
성 가족교회 는 100년 전인 1882년 짓기 시작하여 앞으로도 100년이 지나야 완성할 수 있다는 화제의 건축물이다. 이 건물이 완성되면 아마도 유럽에서 가장 큰 교회로 기록될 거란다. 건물 앞은 첫눈에 앗! 소리가 나오게 특이했다. 성당건물이라는 기본 개념의 틀을 깬 정말 특별한 곳이다. 내부는 아직도공사중인 상태로 복잡했고 올라간 탑에서 보는 가우디는 너무 멋져서 내내 가슴 한쪽이 쿵쾅거렸다. 먼 이곳 바르셀로나까지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우디의 다른 작품 '카사밀라'와 '카사볼티노' 를 보고 숙소로 와서 저녁을 먹고 지친 몸을 일으켜 분수쇼를 보러 에스파니아 광장으로 갔다. 분수쇼는 날마다 하지 않기 때문에 일정을 잘 맞춰야한다.
길 양쪽으로 작은 분수가 길 따라 쭉 있고 그 끝에 오늘의 주인공인 큰 분수대가 나온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음악에 따라 분수가 색색의 불빛을 받으며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며 움직인다. 15분간 하고 쉬었다가 다시 하기를 9시 반부터 11시 반까지 계속되었다. 썰렁한 저녁임에도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고 탄성을 지르며 바라본다. 끝나는 시간까지.....
9) 8월 2일(금) : 바르셀로나-람부란스거리 구엘의 집 항구 미로박물관
바르셀로나의 중심인 람부란스 거리 로 나섰다. 특이하게 인도가 가운데 넓게 있고 양쪽에 차도가 있고 가게들이 있다. 일찍이지만 많은 관광객과 무언극과 연주를 하는 예술가로 길은 만원이다.
구엘의 집 을 갔으나 너무 많은 사람들로 입장 시간표를 주는데 오후 2시에 오란다. 시장에 있는 많은 과일들을 구경하고 먹으며 다니다 샌들을 샀다. 성개씨건 끈이 끊어졌고 딸건 너무 낡아서 버려야 했다.
아들은 바르셀로나 축구팀 휘장을 사서 좋아하고 난 한참을 망설인 끝에 가우디 거울을 샀다. 한국인이라니까 월드컵 얘기를 한다. 그래도 이번 월드컵으로 KOREA라는 나라가 조금 더 알려진 듯하다.
콜럼버스 탑 이 가리키는 대서양을 바라보며 항구의 자락에서 점심을 벌렸다. 가우디의 도시에서 바다를 보며 먹는 점심. 정말 행복하다. 콜롬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할 때 탔다는 산타 마리아호 를 보고 택시를 타고 황영조 선수가 달렸던 몬주익 언덕 을 지나 미로 미술관으로 향했다.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이다.
현대적 기호와 선으로 개성이 가득한 미로의 그림들. 수은으로 된 설치 미술은 신선한 놀라움을 줬다. 거대한 고양이 태피스트리. 옥상에 있는 재미있는 설치미술을 보고 나오니 떠날 시간이 되어간다. 기념품 가게의 물건들도 독특한 재미가 있다.
숙소에서 짐을 찾아 세르베르행 기차를 타고 가다 밀라노행 기차로 갈아탔다. 세르베르는 프랑스 땅으로 많은 여행객의 통과지점이 되는 듯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밤 12시 10분. 니스를 향해 밀라노행 기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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