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나 가슴에 작은 짐승 하나를 키운다고 하지요.
'처녀들의 저녁식사'라는 영화를 보다가 내 가슴을 퍽! 치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정말 ... 이라는 말이 딱 떠 올랐습니다.
이제껏 나는 그 짐승의 이름을 바람이라 말해왔습니다.
가끔 그 짐승은
가슴을 넘어 목구멍 너머로 나오려고 합니다.
그 걸 막느라 매 놓은 줄을 점점 줄이고 또 줄이지만
어느새 그 짐승은 다시
내 목구멍 너머를 넘보고 있습니다.
그걸 삼키느라
오늘도 나는 목구멍이 아파 옵니다.
가끔 그 짐승은 저 아래 위장쯤에서 누워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적어도 평온한거 같지만
그러나
내가 진짜 바라는 것이
그 평안함인지 고통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막을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편함과 타협한 것에 대한 벌입니다.
2006. 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