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이 가는 길

늙는다는 것은...

낭가 2012. 9. 11. 16:26

오랜만에 친정어머니와 산엘 갔습니다.
올해 73세.

그동안 직장다니느라 평일엔 시간이 안되고
쉬는 날은 가족들과 횡~ 하니 가버리고
"나도 가고잡픈디... 산에 바람이 좋지야?" 하셨는데...

직장을 관두게 되고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함께 무등산엘 갔습니다.

이제 다리도 아프고, 잘 걷기도 힘들고
그래도 단풍이며 산 내음이 좋다고
연신 좋다 좋다 하십니다.

약사암에 올라
새인봉 바라보며
따땃한 절 마당에서 해바라기 하다가
나무 의자에 앉아 잠시 자울 자울..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전 솔직히 엄청 재미없어 몸살 나려고 했지만
그렇게 좋아 하시는걸 보니
참 짠하다 느껴 집니다.

자연을 좋아 하시는데
이젠 뉘가 모셔가지 않으면 혼자 나서기도 힘든 나이

늙는다는 건
그저 짠한 일입니다.

                   0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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