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등산] 지리산 1박2일

낭가 2024. 2. 15. 13:58

간 날: 24년 2월 13~14일

코스: 백무동~세석대피소(1박) 6.7km / 벽소령대피소~ 음정-백무동 12km

 

산은 다녔지만 대피소 이용을 한 번도 안 해본 지인들에게 대피소 구경?ㅋ을 시켜주고자 지리산행을 계획하고 날짜를 정하다 보니 2월 15일부터 산방기간이라 13~14일로 가기로 했다.

 

1일 차: 백무동~세석대피소 6.7km, 5시간 소요 

9시 30분, 백무동주차장 도착. 전에 없던 '천왕할매공원'이 생겼다

 

미리 예약해 둔 '옛고을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겨울에는 오는 사람들이 없어 영업을 안 하시는데 특별히 예약을 받아주셨다. 백무동에 오면 늘 여기서 먹고 올라가고, 내려와선 파전에 막걸리가 맛있는 곳인데 사람이 없다니 격세지감이다 ㅜㅜ

 

10시 25분, 출발 전 단체 사진. 셀카를 잘 찍는게 너무 어렵다 ㅜㅜ

 

 

초입엔 생각보다 눈이 많다

 

 

11시 34분, 2.1km 지점. 눈이 점점 많아진다

 

또다시 계곡을 건너고

 

11시 58분, 가내소 폭포

*가내소폭포의 전설: 도를 닦던 도인이 자신의 도를 시험할 목적으로 폭포 위에서 외줄을 타다가 예쁜 여인을 보고 마음이 흔들려 폭포 아래로 떨어진 후 자신의 도가 덜 닦였다고 생각하고 '나는 이만 가네'하며 사라졌다는 전설. 하여간 남 탓은 ㅋㅋㅋ

 

뉘 솜씨인지 바위에 앉은 눈 오리가 참 귀엽다^^

 

배낭의 무게를 견디며 계단을 오르는데

 

14시 33분, 그를 만나기 900m 전. 깔끄막을 오르기 전 쉬어간다.

*깔끄막: 사전에는 '벼랑'의 방언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런데 보통 '깔끄막'이라고 쓸 때 벼랑보다는 급경사를 의미하지 않나???

 

오르막 900m가 길기도 하다ㅜㅜ

 

15시 37분, 거의 1시간만에 세석대피소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섰다

 

아름다운 세석평전. 멀리 흰모자를 쓴 '촛대봉'(1,703m)이 보인다

 

대피소가 처음인 이용자의 인증숏ㅋㅋㅋ(샷이 아니라 숏이 규범표기이다) 오늘 대피소엔 총 9명이 잔다(남자 5명, 여자 4명) 평일에다 대피소에 잘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서인지 예약자가 매우 적다. 

 

 

<<세석대피소>> 지리산의 대피소 중 가장 큰 규모로 24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대피소 1층은 취사장이고 2층 입구로 들어오면 방 번호와 관계없이 사용하는 신발장이 있고  문을 열고 들어오면 공동 거실이 있다. 직원이 있는 안내창구가 있고 충전 콘센트가 있다. 

남녀방이 구분되고 각 방은 2층 구조로 바닥난방이 되어 매우 따뜻하고 머리맡에 선반과 콘센트, 빨랫줄이 있어 유용하다. 

식수는 50m쯤 내려가야 하는데, 겨울에 얼면 50m를 더 내려가야 한다. 화장실은 깨끗하고 따뜻하다. 

 

내부모습

 

오늘 날씨는 매우 좋았는데 해가 저물면서 흐려지기 시작, 초저녁엔 초승달과 별이 나왔는데 오히려 늦은 밤엔 별이 보이지 않았다 ㅠㅠ

 

2일 차: 세석대피소~영신봉~칠선봉~덕평봉~벽소령대피소~ 음정-백무동 12km, 7시간 소요

 

새벽부터 비가 시작되었다. 단단히 채비를 하고 8시 35분, 출발~

 

8시 53분, 영신봉(1,652m). 눈이 비에 녹아 마치 모래밭을 걷는듯 푹푹 빠진다

 

봉우리와 봉우리를 이어가는 종주의 맛을 알면 끊기 힘들다^^

 

9시 49분, 칠선봉(1,558m)을 지나고

 

10시 5분, 천왕봉을 바라보며 쉬어가는 곳인데 바람이 불고 보이는게 없어 아쉽다 ㅜㅜ

 

10시 30분, 세석과 벽소령의 중간지점을 지나면

 

급경사로 이어진다. 눈이 녹아 버석거리고 매우 미끄럽다

 

오르막의 끝점은 바람통이라 여름엔 시원한데 겨울엔 얼굴들기가 힘들다

 

10시 50분, 선비샘. 냉장고완 비교가 안되는 쎤~~한 물 맛!

 

백두대간 일시종주 중인 김미곤씨(히말라야 14좌 완등자)를 만났다. 50일 예정으로 종주 중인데 오늘 장터목에서 자고 내일 천왕봉을 오르면 끝이니, 대단하다

 

*백두대간 종주: 백두대간은 백두산부터 지리산 천왕봉까지 1,400km 능선을 따라 걷는 것을 말한다. 북쪽은 못 가므로 보통 강원도 고성군 진부령에서 천왕봉까지 700km를 걷는다. (지리산의 다른 이름으론 방장산, 두류산, 삼신산등이 있는데 아마 백두대간이라는 단어 중 '백'은 백두산의 첫 글자를, '두'는 지리산의 다른 이름인 '두류산 頭流山' -백두산에서 흘러내린 산 이란 뜻-에서 따왔나 보다)  

지난번 종주 때 만난 '로저 셰퍼드'씨는 남북한 백두대간을 다 걸은 최초이자 유일한 외국인이다. 

 

11시 25분, 덕평봉(1,558m)을 지나

 

안개가 가득한 내리막 길이 참 운치있고 아름답다

 

11시 43분, 벽소령 길로 들어섰다. 다행히 비는 이슬비나 안개비 정도라 다행이다

 

벽소령의 시그니처 나무와 한 컷 ㅋㅋㅋ

 

12시 12분, 벽소령 대피소 도착. 식수가 얼었다. 구입한 생수로 물을 끓여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었다

 

13시 27분, 음정으로 하산 시작. 이제 우리 팀을 끝으로 종주길은 문을 닫았다.

 

눈이 녹아 굉장히 미끄러운 급경사 300m를 내려와서

 

13시 44분, 음정으로 가는 임도와 만났다

 

길은 평탄해졌지만 녹은 눈으로 인해 우뻑지뻑해서 걷기는 여전히 힘들다

 

15시 24분, 7시간만에 벽소령 임도 끝에 섰다.

 

지리산 첫 경험자와 대피소 첫 경험자들의 1박 2일. 수고하셨습니다^^

 

여기서 음정마을까지 1.4km 남았지만 택시(마천 백무동 010-4422-5300 suv)를 콜 해서 백무동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