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23 산티아고 프랑스길

[도보] 걷기 2일차 22km

낭가 2023. 6. 4. 14:46

걸은 날:23년 4월 11일 화요일

코스: 론세스바예스~수비리/ 실거리 22.2km, 36,400보

 

오늘은 내리막이 많은 날이다. 하지만 고도표상의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큰 의미가 없는 건 길게 내려가기 때문에 내리막이라고 잘 와닿지 않는다. 그래도 내리막이면 힘은 좀 덜 들겠지 ㅋㅋㅋ

2일차 고도표 (순례자 사무실 제공)

 

6시 기상시간이 되기도 전에 성가소리에 잠이 깼다. 7시까지 동키 짐을 내놓고 라면+누룽지로 아침을 먹었다. 아침 식사 준비용으로 가져간 전기쿠커는 발열판이 빨리 식지 않아 (동키로 보낼 수가 없어서) 아침엔 사용을 못했다. 공립알베르게는 새로 리모델링을 했는지 굉장히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아침 준비중

 

출발하기 전 직원(오스피탈레로)들과 함께. 친절하고 이 일에 대한 자부심이 많으셨다.

 

알베르게 모습

 

7시 55분, 2일차 걷기 시작

 

나무가지를 거의 몸통에서 잘라내고 다시 자란 가지가 참 생경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이 종류의 나무는 어디서나 이렇게 생겼다.

 

산티아고길 안내 표시는 돌과 나무로 만들어져 가는 내내 많이 있다. 하지만 거리가 다 제각각이여서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래 사진에도 돌에는 755km, 그 앞의 안내판에는 790km이라고 되어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오는 곳이니 한번 싹 정리를 하면 좋으련만, 그럴 사람들이 아니니 그러려니 하고 넓은 아량으로 이해를 해야 한다. 

산티아고길 안내석. 잠을 설쳐서 머리 속이 멍~하고 피곤하다 ㅠㅠ

 

이 숲은 '마녀의 참나무 숲'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16세기에 유명한 마녀들의 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그 때문에 9명이 화형을 당했다고 한다.  

소르기나릿차가 숲(마녀의 참나무 숲)

 

길가에 있는 슈퍼마켓.

 

엄마 말과 송아지? 망아지가 아니고 송아지처럼 보인다.

 

9시34분 부르게테 마을, 헤밍웨이가 머무르며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썼다고 한다.

 

성당앞 플라타나스. 가지를 서로 연결해서 손잡고 있는 것 같다.

 

마을을 벗어나 다리를 건너면 숲으로 이어지고

 

구비쳐 위로 이어진 길을 6총사가 간다 (3팀의 부부, 6명이 같이 다니면서 6총사라 이름지었다 ㅋㅋㅋ)

 

아직 봄 기운을 타지 못한 숲을 지나

 

에스삐날 마을에 있는' 성 바르똘로메 성당' 1961년에 만든 현대적인 건물이다

 

귀여운 동키

 

어디서나 있는 산티아고 표지석.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변산 바람꽃을 닮은 꽃

 

길은 내내 이쁘고 편안하다

 

숲 가운데로 난 도로를 건너야 하는데 매우 위험하다. 오른쪽에는 사망한 사람의 묘비가 있다.

 

숲길은 언제나 좋은 곳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던 꽃이라 신기하다

 

숲 길에는 동물들의 이동을 막으려고 문이 달린 곳도 있다. 문은 잘 닫고 다녀야 한다

 

노랑 노랑 보라 보라 꽃들이 피로 회복제다

 

이곳은 민들레 밭인가 싶게 목초지 가득 민들레가 피었다

 

동네 끝에 있는 마트(왼쪽) 앞 공터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마트에서 산 세르베사(맥주) 한 캔씩. 행복의 맛이다^

 

예쁜 '폼보니또', 주인과 함께 까미노 중이다. 이후 걷는 도중 여러번 만났다

 

꽃잎이 초록인 꽃을 보았는가? 난 처음 봐서 신기했다

 

아주 세차게 흐르는 물길을 만나 모두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오래 있기 힘들만큼 차가운 물이었다. 어디쯤이었지 기억이 안 나지만 잠을 설쳐 멍한 머릿속이 맑아졌다.

 

 

50m 앞에 차도라는 표시

 

양들을 보는 것도 힐링~

 

엄마와 아들의 까미노. 엄마의 짐이 많아 힘들어 보인다 ㅜㅜ

 

12시 40분 점심 시간, 천안 부부께서 알베르게에서 산 도시락 주머니를 열었다. 맛있는 것과 함께하는 쉼은 언제나 옳다^^

하몽이 든 바게트빵과 사과, 물, 에너지바

 

13시 15분, 다시 길을 떠난다

 

이상하게 비틀리며 자란 나무 줄기가 괴이하다

 

13시 58분, 도로를 건넌다. bar바가 없는 구간은 푸드트럭이 대신한다

 

빙카, 제주에서 많이 봤는데 반가워~^^

 

얘도 꽃인가? 개감수를 닮았는데 조금 다르다

 

수비리 마을로 가는 '라 라비아' 다리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 매우 시원하다

 

15시, 알베르게 도착

 

짐을 정리하고 빨래를 해서 널어놓고 알베르게에서  7시가 저녁시간이라 동네 구경을 나섰다. 바로 앞에 있는 마트에서 내일 준비도 하고 식전 맥주도 하고... 덥고 땀을 흘리니 맥주는 거의 일상식이다 

수비리 마을 산책 중, 물은 매우 시원하고 유속이 빠르다

 

15유로짜리 순례자 메뉴. 전식은 엔살라다, 본식은 닭고기, 후식 디저트가 코스이다.

본식인 닭고기 요리

 

후식인 요거트와 레몬 무스,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일몰 구경.

 

 

6 총사와 미국인 4명, 총 10명이 한 방이다. 미국인들은 아주 조용하고 예의 바르다. 옷을 훌러덩 벗고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기는 하지만 ㅋ  

2층침대. 옆에 가림대가 저렇게 길게 있으면 좋은 침대다.

 

숙소] POLO DE AVELLANO, 20유로(아침식사 포함)/ 6+미국인 4명이 한 공간에서 잤다

 

후기] 어제 첫걸음에 산을 넘어온 피곤이 조금 남고 무엇보다 잠을 잘 못 자서 몸이 묵직했지만 길은 걸을만했다. 아침에는 쌀랑하지만 해가 뜨면 금세 기온이 올라가니 옷차림을 잘해서 자신의 온도에 맞게 체온유지가 중요하다. 6명 중  4명은 고어재킷을 입고 시작하지만 나와 옆지기는 얇은 바람막이로 괜찮았다.  지천의 야생화가 피로를 풀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