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은 날:23년 4월 10일 월요일
코스: 생장~론세스바예스(나폴레옹 루트) / 실제 24.56km, 4만보
* 실제 거리와 걸음수는 '트랭글'에 따른 것이다. 오늘처럼 실제거리가 짧은 것은 어디선가 데이터가 끊어져 기록이 빠졌을 수도 있다. 걸음수는 하루 전체이기 때문에 거리완 다를 수 있다.
프랑스 생장에서 스페인으로 가려면 피레네 산맥을 넘어야 한다. 산맥을 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나폴레옹 루트로, 나폴레옹 부대가 스페인으로 갈 때 갔던 길이라 그렇게 불린다. 1,400m의 산을 넘어야 하고 다른 길보다 길이도 길어 힘들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으므로 대부분 이 루트로 간다. 또 하나는 발카를로스 계곡으로 가는 것이다. 산의 낮은 부분으로 넘는 것으로 눈이 많이 오는 등 날씨가 안 좋으면 이용한다.
걷기의 첫날, 전 일정을 통틀어 가장 힘든 걸음이 될 나폴레옹 루트로 간다.
피레네 산맥을 넘는 첫 코스는 고도를 1,200m 이상 올라야 하고 거리도 길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오리송까지 택시로 올라간다. 고도 800m에서 시작하면 400m만 올라도 되고 7km 정도를 덜 걸어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의 첫 시작부터 택시라니... 나중에 생각해 봐도 첫걸음을 시작했던 그 새벽의 쌀쌀함과 색감과 바람 냄새가 정말 좋았다고 느낀다. 처음의 그 느낌은 절대 포기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이렇게 넓은 자연 속에 들면 세상에서 가졌던 욕심과 다툼이 시시하게 느껴진다. 세상 속으로 나가면 다시 생기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버리게 된다. 그것이 자연 속에 자꾸 들어가려는 목적이 아닐까~
2차 대전 때 2개의 탈출 네트워크를 만든 사람들과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비. 그 덕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독일의 고문을 피해 살아날 수 있었다고 한다. (프랑스어로 쓰여있어 그 당시엔 뭔지 몰랐다)
길 한가운데 만들어진 웅덩이에서 깨어난 올챙이들. 비가 많이 올 때만 생기는 그런 웅덩이 같은데 알이 올챙이가 될 때까지 살아남는 걸 보면 높은 곳에 있어 비가 자주 오는 걸까? 궁금하다.
알베르게에서 먹은 저녁, 순례자 메뉴(12유로)의 전식으로 나온 파스타와 렌틸콩 수프.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건데 우리는 둘이므로 항상 다른 걸 시킨다. 음식은 맛있었고 직원은 친절했다. 와인은 물처럼, 테이블에 병째 나온다.
숙소] albergue roncesvalles, 14유로/ 넓은 공간에 매우 많은 2층침대, 그러나 옆과 뒤가 막혀 4명만 사용하는 공간이 되니 좋았다.
후기] 두근두근... 산티아고 길의 첫 구간. 가이드북에 힘들다고 해서 긴장했는데, 산이 큰 만큼 길게 오르니 우리 산보다 힘들진 않았다. 날씨가 좋아서 풍경을 다 볼 수 있어 행운이었고, 햇살은 뜨거웠지만 바람이 시원해서 걷기 좋았다. 산 위에 멋진 평원이 있다는 것은 더없이 부러웠다. 사진이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들다. 그리고 실제 본 것의 반의 반의 반의 반도 담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ㅜㅜ
택시 타고 올라가지 말 것. 새벽바람의 쌀쌀함과 서서히 밝아오는 아침 햇살에 퍼지는 푸르른 색의 황홀한 변신을 놓치다니... 산티아고 길의 기억에 남는 날 중 하나였다.
알베르게는 괜찮았는데 옆 사람이 감기에 걸려 계속 기침을 하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 ㅠㅠ( 혹시 코로나일까 봐 눌린 팔이 저릴 만큼 몸을 반대쪽으로 돌리고 자느라 힘들었다ㅠㅠ)
돈과 여권, 순례자 여권이 들어있는 가방은 몸에서 떨어지면 안 된다는 걸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건만, 식당 의자에 걸어놓고 그냥 나왔다. 가방을 두고 왔다는 걸 기억도 못하다가 뉜가 나를 찾아왔다기에 갔더니 가방을 내민다. 한참 설교를 들었다ㅜㅜ 좋은 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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