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한라산 둘레길

[걷기] 한라산둘레길 6구간, 시험림길

낭가 2023. 3. 17. 21:39

 

* 걸은 날: 24년 10월 16일 수요일

* 코스: '한라산둘레길' 버스정류장~수악길일부~시험림길~사려니숲길 일부~사려니숲길(비자림로) 입구~교래 입구 버스정류장-한라산둘레길 버스정류장 / 9.4+11.2= 20.6km

 

※ 시험림길은 일부 구간이 난아열대산림연구소 구역에 포함되고 있어서 산불조심 기간 (11월 1일 ~ 12월 31일, 1월 1일 ~ 5월 15일)은 통제가 이뤄집니다.

※ 개방기간 : 2022.5월 16일 ~ 10월 31일: 매년 약간의 차이가 있으니 꼭 확인하고 갈 것.

 

6구간 코스 안내도 (홈피에서 업어옴)

 

23년에 생긴 '시험림길'은 입출구가 도로와 멀어서 찾아가기 힘든 구간이다. 시험림 직원에게 물어보니 사려니숲길로 들어와 왕복하라고 한다. 그럼 거의 30km를 걸어야 한다ㅠㅠ  현지 친구의 조언을 얻어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8시 26분, 차를 버스정류장에 주차했다. 주변이 넓어 주차가 가능하다. 버스정류장 이름이 '한라산둘레길'이다

 

몇 걸음 걸으면 오른쪽으로 넓은 시멘트길이 있고 둘레길 표식천도 걸려있어 찾기는 쉽다. 여기가 '5구간 수악길'이다.

 

4분쯤 들어가니 왼쪽으로 길이 이어지고, 직진하면 '물오름'으로 가는 길이다.

 

9시 3분, '수악길' 표시목이 시험림길을 만나려면 3.5km를 가야한다고 알려준다 ㅎ

 

푸른 이끼가 가득한 길. 이 곳이 한라산 둘레길이다^^

 

이끼로 길이 미끄럽다. 이렇게 계곡이 깊으니 비가 오면 못 건너간다

 

9시 14분, 이승이오름 순환코스 안내도. 수악길을 계속 따라간다

 

새덕이 나무. 수피가 원래 이렇진 않은데, 병든걸까 벌레가 들어간걸까?

 

바위를 붙잡고 저렇게나 튼실하게 자란 나무가 무척 자랑스럽다. 역경은 누구나 못 이기는건 아니다

 

9시 39분, 걷기 시작하고 1시간 15분만에 드디어 시험림길을 만났다. 반가워라~~~ㅋㅋㅋ

 

이제 새로운 길을 가는 설렘이 생긴다

 

이런 숲길은 언제나 땡큐~

 

10시 11분, 뜬금없는 안내도에 약간 당황. 수악길은 이미 지났는데 현위치라니, 옛날 것일까 ㅜㅜ

 

멧돼지, 총소리... 무서운 단어들이 써 있어서 약간 쫀다 ㅜㅜ

 

제주다운 풍경과

 

꽃처럼 피어난 버섯에서 자연의 순환을 배운다

 

출입제한 지역. 안쪽의 의자때문에 잠시 들어가 쉬었다.

 

초록 이끼와 단풍의 조화는 언제봐도 예쁘다

 

계속 키 큰 나무숲길을 걷다 보니

 

어라? 뻥 뚫린 하늘과 차가 낯설다. 마을이 있나? 싶었는데 시험림 안의 작업차량이었다

 

11시 17분, 시험림길을 절반 걸은 곳에서 빵과 사과 한 알로 속을 채우고 커피 한 잔으로 입가심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머리를 풀고 휘날리는 억새를 보았다. 반짝이는 하얀색이 파란 하늘 아래 눈부시다~

 

산에서 계곡 물은 화룡점정처럼 빠지면 안되는 또다른 반가움이다

 

우와~~~~~~~~~~~~ 돌과 이끼와 물과 단풍과 낙엽 그리고 하늘. 오늘의 길에서 가장 큰 감탄사가 나왔다. 너무 아름답다.

 

그 오묘함을 표현할 단어가 없다. 사진보다 몇십 배 멋진 풍경이다. 또다시 보고싶다

 

이곳에서는 누가 찍든 작품이 된다ㅎ

 

유전자원 보전원. 그런가 보다 했다. 이제부터 시험림의 이름값이 시작된다

 

소실점이 보이는가! 그냥 우와~~~~~다. 자연 그 자체인 곶자왈도 좋고 가끔은 이런 질서정연함 좋다

 

좌우로 빽빽한 나무, 이것이 시험림이구나~~

 

이건 뭐지? '채종원' 삼나무와 편백나무의 씨를 받기위해 키우는 곳이다

 

어찌나 나무들이 큰지

 

거인국의 난장이가 된 것같다

 

제주도다운 길을 따라 걷다보니

 

13시 4분, 시험림길 끝에서 사려니 숲길을 만났다. 두 갈래 길에서 비자림로쪽인 왼쪽으로~

 

샤려니 숲길은 평탄하고 고요하다

 

물찻오름은 여전히 출입통제고

 

바위그릇 안에 담긴 하늘이 참 곱다

 

꽃처럼 핀 버섯. 자연의 색은 표현하기 힘들다

 

자갈자갈 '송이길'을 걸어

 

14시 23분, 샤려니숲길 끝에 도착

 

8구간 '절물조릿대길'로 이어지는 길을 지나

 

14시 25분, 걷기 시작한지 6시간만에 '비자림로'로 나왔다. 여기서 좌회전해서

 

516도로를 향해 15분쯤 걸어

 

516도로를 만났다. 횡단보도를 건너오면

 

'교래입구' 정류장이 있고, 이곳에서 281번 버스를 타고

 

'한라산 둘레길'정류장에 내리면 횡단보도 건너에 주차해둔 차가 보인다. 야호~~ㅋㅋㅋ

 

버스를 타고 오는데 버스 안 안내도에 '한라산둘레길'정류장 이름이 없다. 혹시 다른 곳으로 도는 거면 어쩌나 조바심했는데 다행히 버스 안 모니터에는 정류장 이름이 나온다. 때문에 버스 타고 오는 내내 마음 졸였다. 

 

후기]  시험림길은 9.4km지만 입출구가 멀어 20km 이상을 걸어야 하는 구간이다. 곶자왈의 자연스러움도 좋지만 자연을 보호하고 가꾸기 위한 통제된 질서도 필요하다. 23년에 처음 이름표를 단 이 길은 계곡의 오묘한 색감과 멋진 나무들과 그들이 만든 굉장한 숲들이 충분히 즐겁게 걸을만한 가치가 있는 길이다. 다음에 뉜가 가자고 하면 기꺼이 가고 싶을 만큼 다시 가고 싶은 길이다. 버스를 이용해서 쉽게 이동했다는 게 아주 만족스럽다. 

길은 안내도, 안내목, 표식천이 잘 되어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지만 깊은 산중이니 안전을 위해 두 명 이상은 함께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