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 날: 22년 4월 24일 일요일
* 코스: 제주 해녀박물관~낯물밭길~석다원~토끼섬~하도해수욕장~지미봉~ 종달바당/ 11.3km, 3~4시간
제주 올레길이 이제 한 코스 남았다. 제주 한 달 사는 동안 딸이 온다고 해서 그 마지막을 같이 하고 싶어서 한코스를 남겨놓았었다. 마침내 그 날이 왔다.
제주 해녀박물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스탬프는 주차장 건너편, 올레안내센터 앞에있다) 9:12 걷기 시작했다.
한적한 숲길인 연대동산을 올라서자
우와~ 소리가 절로 났다. 아침 안개까지 자욱한 곳에 흰 꽃이 가득 피어서 비밀의 화원에 들어온 느낌이였다. 기대하지 않았던 너무나 뜻밖의 광경에 놀랐고, 이런 풍광을 딸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ㅋㅋㅋ
(후에 찾아보니 '전호나물'이었다. 미나리처럼 향이 강하다고 한다)
길에서 만난 '뭉치'. 유기견인줄 알았는데 목걸이에 이름과 전화번호가 있다. 전화했더니 알아서 올거니까 놔두라고 한다. 늘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양이다. 사람을 잘 따르고 착하다.
'낯물밭길'에 무 밭. 수확하고 버려진 무인가 보다.'낯물'은 면수동의 옛말이니 면수동 밭길이란 뜻이겠다.
'별방진' 조선중종때 제주 목사 '장림'이 김녕읍에 있던 진을 이곳으로 옮겨 별방(하도리의 옛 지명)이라 했다고 한다.
전체1km에 높이 3.5m인 성이다. 참 이쁘게도 쌓았다^^
내륙에서 해안가로 나오는 모퉁이에서 만난 꽃밭. 장다리 무꽃(월동 무), 유채꽃, 이름모를 꽃과 풀마저도 꽃처럼 모여 동글동글 꽃구름이 피어있다. 우와~~입이 다물어 지지않을 만큼 예쁘다. 한참을 꽃구경에 빠졌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문주란 자생지인 '토끼섬'은 하얀 꽃이 피는 6~8월이면 섬이 마치 토끼처럼 보인다고 해서 토끼섬이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19호로 지정해 보호되고 있다.
하도 해변을 지나, 11:45 크리스마스 리조트 건물 뒷편으로 가면 지미봉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오고 밭담을 끼고 걷다보면
11:52 지미봉 오르는 입구가 나온다. 엄청 가파르고 길다(고 느껴지지만 실제론 그리 길지 않다). 내려오는 아이들이 이 길이 험한 길이라고 이길로 올라가지 말라고 말해주지만 이미 들어선걸, 아니 이 길에 올레표시가 있으니 어쩔 수 없단다 ㅋㅋㅋㅋ
데크로 된 계단으로 지미봉을 내려와 (올라갔던 길이 아님) 골목의 나무 터널을 지나면 바로 종달리 번화가이다. 종달리에 있는 종달항은 우도가는 배가 다니는 곳인데, 종달항에서 우도를 다녀왔음에도 그 종달이 이 종달인줄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종달항을 보는 순간 "앗! 아는 곳이네?" 깜짝 놀랐다 ㅠㅠ
점심때가 되어 식당을 찾다가 퓨전같은 집들은 젊은이들로 복잡하고 맛도 믿음이 좀 없어서 12:53분 '종달해녀의 집' 에 들어갔다. 전복물회와 뚝배기를 시켰는데 까다로운 딸래미 입맛에도 아주 맛있다고 한다. 다행다행 ㅋㅋㅋ
14:28, 21코스 종점에 도착, 26코스 425km를 완주했다. 1코스의 시작점과 만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처음 1코스를 시작한 것이 2017년 2월 22일이었는데 5년 2개월만에 끝났다. (날 수만으론 23일)
내 삶에 하나의 점을 찍었다. 함께해준 동반자에게 모든 공을 돌리며 마지막을 함께한 딸도 고마워~^^
후기]
마지막 코스인 21코스는 일단 짧아 부담이 없다. 내륙과 해안을 번갈아 넘나드니 심심하지 않았고 지미봉을 약간 힘들게 올라갔지만 정상에서의 뷰가 그 댓가를 충분히 한다. 그리고 내려와서 종달리항에서의 풍경도 좋다.
4월인 경우에 한해서 일수도 있지만, 처음 연대동산에서부터 꽃의 향연이 계속되었다. 내가 꽃에 감탄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닌데 아침 안개에 쌓인 흰 꽃부터 시작해서 보는 꽃동산마다 감동의 물결이였다. 기회가 되면 토끼섬의 문주란꽃이 핀 것도 보고 싶다.
거리가 짧아 완주를 했을 경우 힘들지 않고 즐길 여유가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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