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22 제주 올레길

[도보] 올레 15 코스

낭가 2022. 7. 14. 22:06

* 걸은 날: 2021년 11월 24일 수요일

* 코스: 비양도행 도선 대합실~수원리사무소~금성천 정자~고대포구/ 13km, 4~5시간  

 

지나가는 동네의 이쁜 담

 

 이제 제주에서 걷는 마지막 날. 며칠전 다녀와 왠지 친근한 비양도를 보며 한림항을 벗어나 마을로 들어서면 돌벽에 천사의 날개를 그려놓거나 이쁘게 색칠을 해서 사진 찍게 해 놓은 동네. 그거 하나만으로도 왠지 여행 온 느낌이 팍 들면서 동네 인심이 느껴진다. 제주도 밭작물은 주로 양배추 비트 콜라비등인 듯하고 밭에 꽃이 핀 거 같다. 가끔 무 쪽파 양파 마늘이 보이기도 한다.

 

수원리 사무소 가는 길에 15코스는 a마을 길과 b바당 길로 나뉜다. 우리는 얼마 전 지인의 안내로 고내봉 한 자락에 발도장을 찍었다는 이유로 b바당길을 택해 좌회전.

바닷길로 가다보니 멀리 다락쉼터가 보인 듯? 하다. 여기서 먼 곳인데 보이나? 자전거 환상 종주하며 지난 곳 중 젤 마음 들어 한 곳이라 확인되진 않지만 반가웠다.

바당길을 걸으면 화장실이 제일 아쉽다. 대부분 적당한 곳에 공중화장실이 있지만 어떤 곳은 오랫동안 화장실을 못 찾을 때도 있어서 물이나 귤을 먹는 걸 자제하게 되기도 한다. 도로를 따라 꼬마들의 일상이 재미있게 벽화로 그려진 걸 즐기지 못하고 화장실을 찾아 빠른 걸음으로 전진하다 '한수풀 해녀학교' 옆 식당에 들어가 화장실을 빌렸다. 휴우~

 

귀덕리에는 온통 영등할망신화. 음력 초하루 바람을 움직이는 영등할망과 그에 관련된 얘기로 넘쳐난다.  모든 신들이 옥황상제께 재 신임을 받으러 하늘에 올라가느라 육지에 신이 없는 '손 없는 날' 이사하는 풍습도 여기서 생겨났다고 한다.

 

곽지해변

지나는 길에 애월빵공장에서 빵을 사서 곽지해변에서 느긋한 간식시간을 갖는다. 빵은 맛있으나 너무 비싸 빵 하나가 밥 한 끼 값이다ㅠㅠ  중간 스탬프 간세를 지나다 보면 용천수가 나오는 곳에 목욕탕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고 동네 구경이 솔솔 하다. 곽지해수욕장엔 아예 남녀 노천탕이 만들어져 있어서 더울 땐 걷다 들어가도 좋을 거 같다ㅎ 

 

그리고 이어지는 애월 한담해변, 바다 옆으로 산책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카페도 많고 사람이 많다. 바다도 이쁘고 용암바위도 멋지고 다 좋은데 사람이 많아 소란스러워 구경하기보다 그냥 빨리 빠져나가고 싶다. 아무도 없을 때 다시 오고 싶다. 바다를 벗어나 안으로 들어서니 금세 사람 없는 한적한 시골길이 된다.

 

애월바다

제주는 유명하고 잘 알려진 관광지인 곳은 사람이 바글거리고 그 곳만 벗어나면 정말 한적하다. 금세 넘어질 것 같은 버려진 정자 옆에서 간식을 먹으며 한적한 바다를 바라본다. 이런 여유도 이제 오늘이 끝이구나.

다음에 곧 다시 오리라 생각하며 걷다 보니 바다로 오는 적을 막으려고 쌓은 애월 환해장성이 나타나고 바다 위에 돌 석상도 있고 신당도 있다. 항만에 뭔가 거대한 것을 만들고 있어 조그맣게  연못같이 되어버린 애월 포구가 나온다.

 

마지막 날이라 그동안 신경 써준 것에 감사와 빌린 배낭도 돌려줄 겸 지인인 임*과 애월초 옆 '부두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다. 담벼락에서 순한 댕댕이가 먼저 반긴다. 아주 오래된 그 식당은 주방장은 할아버지가 하고 서빙은 아들이, 그 외 밥하고 정리는 할머니가 하시는데 할머니 나이가 90이 넘으셨다한다. 와우~~ 대단하시다. 근데 힘들어하는 모습이 짠하기도 했다. 갈칫국을 먹었는데 비리지 않고 맛있었다.

15코스 종점을 지나 '지니망고'까지 같이 걷고 숙소로. 다음은 언제 걷게될까!ㅋㅋㅋ

 

후기] 

15코스는 밭담길과 해안길을 골고루 걷는 코스다. 길지 않은 거리고 특별한 곳은 없지만  그래서 더욱 그냥 즐기며 걷기 좋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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