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23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

3. 출발 전 준비

낭가 2023. 5. 25. 17:42

알베르게에서 만난 쌍무지개

 

버깃리스트에 들어있는 산티아고 길. 퇴직을 하고 바로 갈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3년이 지나가버렸다. 처음 계획은 우리 부부+친구 부부 4명이 개인적으로 가려고 했지만 날마다 숙소를 찾아야 하는 신경쓰임과 많은 짐을 멜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나이 듦을 핑계로 ㅎ여행사를 이용하기로 했다. 

여행사를 이용하면 전체 일정에 맞춰 숙소를 예약해 주고 다음 숙소까지 짐을 옮겨주는 동키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패키지여행처럼 동행들과는 같은 숙소를 쓰게 되지만, 함께 걷는 건 아니어서 적당한 절충이 된다.

이제 우리는 숙소와 짐이라는 가장 큰 문제를 해결했으니 배낭만 잘 꾸리면 되었다. 

 

내 짐: 60리터+ 배낭(14kg) 과 35리터 일상용 배낭

 

옆지기 짐: 카고백(17kg)과 35리터 배낭

 

1. 동키용 배낭과 일상용 배낭 정하기

    동키용은 60리터이상, 일상용은 35리터 배낭을 쓰기로 했다. 집엔 쓸만한 60리터 이상 배낭이 하나뿐이어서 (있기는 하나 가져가기에 너무 낡아서 ㅠㅠ) 급하게 1개를 구입했으나 막상 받아보니 마땅치 않아, 하나는 카고백을 쓰기로 했다.

  [후기: 보통은 일상용으로 18~25리터를 가져가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늘 큰 걸 메는 버릇이 있어 35리터를 골랐는데, 점심을 가지고 다녀서 쓰기 편했다.  동키를 한다면 일상용은 20~25리터 정도면 적당할 듯하다]

 

2. 일상용품 정하기

-옷: 계절이 4~5월이지만 기온을 보면 거의 네 계절이 다 있는 상황이라 각 계절용 상의 4개와 바지 3개, 얇은 바람막이. 고어텍스재킷, 방수바지, 경량 우모복, 비옷,  속옷 4개, 숙소용(면티, 반바지, 운동복바지) 

 

- 그 외:모자 (챙2, 캡 1), 버프, 팔토시, 장갑, 손수건, 선글라스, 바느질세트(물집 생겼을 때 유용), 옷핀, 빨래집게, 큰 보자기(알베르게에서 침상 가리는데 유용), 우산, 베개와 베갯잇(베개 높이에 민감해서 높이가 적당한 작은 인형을 사고 베갯잇을 챙겨갔다), 스틱, 코드 연결선 2.5m 정도 

[후기: 맑은 날은 햇빛과 바람이 좋아 빨래가 금세 마른다. 비가 와도 대부분 알베르게엔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으니 젖은 옷을 가지고 다니는 일은 없다. 옷은 두 벌씩이면 적당. 동키한다고 해도 날마다 짐을 풀고 다시 싸야 하고 필요품은 살 수 있는 곳이 많으니 짐은 최소로 줄이는 게 답. 베갯잇은 유용했고, 수통은 안 가져갔는데 필요했다.

판쵸는 뒤집어쓰는 것보다 앞 단추가 있는 것이 편하다. 내 경우 스틱은 첫날 외엔 안 썼다. 일행의 절반쯤은 걷는 내내 사용했다.]

 

-양말: 발가락 양말과 등산 양말 4족씩

[후기: 2족이면 적당] 

 

-침낭: 춘추용 얇은 우모 침낭.

[후기: 비 온 후 기온이 뚝 떨어질 때가 있지만 알베르게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아 춥진 않았다. 추위를 많이 느끼지 않는 편이라 침낭 속에 들어가 자는 일은 한두 번 정도, 배만 덮고 잤는데 다른 사람들 대부분은 침낭 안에 들어가 잤다]

 

-신발: 목이 긴 경등산화, 트레킹화, 슬리퍼

[후기: 길의 상태에 따라 두 신을 적절하게 번갈아 신었다. 숙소에서 쓸 슬리퍼는 필수. 마지막에 경등산화는 천 부분이 터져서 산티아고길에 남기고 왔다.]

 

 -구급약: 소화제, 소염진통제, 해열진통제, 종합 영양제, 붙이는 파스, 알레르기용 항히스타민제, 오라메디, 아시클로버, 후시딘, 피부연고, 종류별 밴드, 스포츠테이프

[후기: 약국이 많아 필요한 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오라메디, 아시클로버는 가져가는 게 좋다]

 

- 미용 및 세탁 : 도브비누 2개(머리부터 발끝까지 사용, 빨래도 했다), 전신용 모이스춰크림, 영양크림, 바셀린, 선크림(크림형 1개  스틱형 1개) 세탁망 중과 소 1개씩, 잘 마르는 수건, 빨랫줄(나일론줄)

[후기: 머리카락이 굉장히 뻣뻣해지는 비누가 있으니 꼭 머리를 감아보고 가져갈 것. 빨랫줄과 빨래집게는 매우 유용하다 

 

-치약: 죽염(양치도 하고 목 아플 때도 먹고 다용도로 사용) 시린이용과 파로돈탁스 치약과 치간칫솔, 치실, 가그린등 

[후기: 갈 때부터 치아 상태가 별로여서 고장 날까 걱정되어 필요한 건 다 챙겨갔다.]

 

어느 집 담에 늘어진 백련초 선인장과 장미

 

3. 음식

누룽지 1kg 정도, 진라면 2개, 자장라면 4개, 휴대용 전기쿠커

[후기: 알베르게 주방에서 요리가 가능하다고 하여 최소로 챙긴 건데 주방이 없거나 작은 곳이 많아서 음식을 해 먹기는 매우 불편 혹은 불가능하다. 아침에 누룽지를 끓여 먹겠다고 가져간 전기쿠커는 끓이고 난 후 발열판이 빨리 식지 않아서 짐을 싸서 동키로 보내야 하는 아침엔 쓸 수가 없었다. 친구는 폴딩포트를 가져갔는데 컵라면이나 커피를 마시는데 유용했다. 

커피포트조차 없는 곳도 많고, 전자레인지만 있는 곳도 있으니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고 주방 상황에 따라 마트에서 사서 먹거나 출발 후 bar 바에서 사 먹기를 권장한다.]

* 길에서 만나는 bar 바는 간단한 아침(빵+커피, 음료)과 맥주, 단품식사( 채소 고기등이 한 접시에 다 나오는 메뉴)를 판다.

 

4. 환전하기 

카드를 안 받는 곳이 많다고 현금으로 가져오라길래 40일 쓸 돈을 다 환전해 갔는데, 몇 곳 말곤 다 카드 받는다.(에이 짱나) [후기: 전체 쓸 돈의 1/3 정도만 환전+카드, 처음 여행사에 지불 480만+ 현지 경비 230만(1유로=1412원)으로  대략 1인 710만 정도 들었다. ]

 

5. 체력 만들기  

늘 움직이는 게 일상이긴 하지만 잠시 쉬면 발바닥이 아프다는 걸 경험으로 안다. 가기 며칠 전까지 격일로 '빛고을산들길'을 걸었다. 우리나라 길은 걷는 길이라도 산지형이어서 산티아고길보다 더 힘들다. 여기서 잘 걷는 분들은 발관리에 신경 쓰고 잘 쉬면서 가면 걱정 안 해도 괜찮다.  

[후기: 오신 분 중에 평소 많이 걷지 않았던 분인데, 2~3달 동안 주 3~4회 10킬로씩, 주말엔 20킬로를 걸으면서 연습했다고 한다. 잘 걸어서 완주하셨다. 긴 시간을 걸으니 발에 물집생기고 발목 아파서 절뚝거리며 걷다가 택시나 버스를 타고 점프하는 분들도 많다. ]

 

6. 산티아고길에 대한 책 읽기

사실 여행사에서 보내준 가이드북과 몇 권의 책을 읽었는데 아는 게 없으니 그냥 뜬구름 잡는 것 같다. 그래도 지명이라도 좀 알고 가면 나으려나 싶어 읽긴 했다. (갔다 와서 읽으니 금세 내 것이 되었다ㅋㅋㅋ)

 

7. 인천공항까지 교통 예약하기

비행기시간보다 3시간쯤 여유 있게 도착하도록 버스나 기차표 예매하기

 

8. 가장 중요한 핸드폰

가이드북엔 핸드폰을 멀리하라고 했지만(무슨 중세시대인가!) 지금 핸드폰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사진도 찍고 검색도 하고 숙소도 찾아야 하니까.  혹시 오래되어 고장 날 수도?라는 생각이 들면 과감히 바꾼다. 최신 기종은 아니더라도 사진이 잘 나오는 걸로. 폰의 저장 용량을 최대로 늘리고 보조 배터리도 충전이 빠른 것으로 챙긴다. 

 

여기까지 되었으면 ㄱㄱ ㅋㅋㅋ

어느 날 아침 풍경.눈이 시리게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