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 23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

1. 산티아고 순례길 소개

낭가 2023. 5. 25. 17:01

어느 알베르게 돌에 그려진 그림

< 산티아고 순례길이란>

 스페인어로 'camino de santiago'로 '까미노'가 '길'이므로 '산티아고 가는 길' 정도가 되겠다.  그 길은 예수의 12제자 중 하나인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있다고 하는) 콤포스텔라를 향해 가는 길이다.

야고보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후 이베리아반도로 복음을 전하러 갔다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순교를 했다. 제자들은 그 시신을 싣고 와 갈리시아지방에 묻었다고 한다. 이후 잊혔다가 9세기경 찬란히 빛나는 별빛을 보고 따라간 '펠라요'에 의해 무덤이 발견되었고 그 지역은 '빛나는 별 들판의 산티아고(산티아고는 야고보의 스페인식 표현)'라는 뜻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라고 불리게 되었다. 무덤이 발견되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도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자 유럽 전역에서 콤포스텔라로 향하기 시작했다. 

처음의 순례길은 단순했지만 그 후 유럽 전역에서 다양한 출발점이 포함되었고, 기독교인의 영적 깨달음과 반성, 야고보 성인에 대한 경의를 가진 중요한 순례길이 되었다. 16세기 종교개혁이 일어나면서 잊혀졌다가 198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 최초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방문하면서 순례길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전 세계 여행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은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여행이나 자기성찰을 위해 가는 사람들이 많다.

 

100가지가 넘는 순례길이 있다고 하는데 그 중 잘 알려진 길 몇 개만 소개하자면

1. 프랑스길 (까미노 프랑세스) : 프랑스의 '생쟝피에드포르'에서 시작하는 가장 대중적인 길로  아름다운 풍경과 도시를 만나는 780km 길. 약 30~40일이 소요된다.

2. 포루투갈길 (까미노 포루투게스): 포루투갈의 '리스본'에서 시작하여 대서양 해안선을 따라 걷는 610km 길.

3. 북쪽길(까미노 데 노르테):  좀 더 험난하고 모험적인 825km 길로 30~40일 일정.

4. 은의 길(비아 데 라 프라타): 스페인 남부의 '세비야'에서 시작해서 스페인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약 1,000km의 가장 긴 순례길.

5. 프리미티보길 (카미노 프리미티보): 가장 먼저 생긴 길로  산악구간이 있어 가장 어려운 길이다. '오비에도'에서 시작하여 320km. 

 

퍼온 그림

 

갈리시아 지방의 산티아고길 그림. 식당의 식탁에 깔아주는 종이이다.

 

여행사에서 준 안내서. 쓰던 것을 그냥 찍었다.

 

< 완주 인증 >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시작하기 전에 순례자 사무소에서 '크레덴시알'이라고 부르는 순례자 수첩(병풍처럼 접혀 있다) 을 사고 영문으로 이름, 주소, 국적, 여권번호 등을 적는다.  그 수첩에 '세요'(도장, 스탬프)를 찍고 날짜를 적으므로써 나중에 완주를 했다는 증명서가 된다.  

 

수첩의 모습. 오른쪽 아래 도장은 완주후 순례자 사무실에서 찍어준 완주 인증도장

 수첩을 살 때 2유로를 기부하고 조가비를 사서 걷는 동안 배낭에 달고 다니면 순례자의 표식이 된다.

세요는 길 걷는 동안 만나는 바, 성당, 식당, 알베르게나 호텔, 기념품 가게, 심지어 길가에서 영업하는 노점상에서도 받을 수 있다.

세요를 찍을 수 있는 칸은 72칸이므로 하루 1~3개정도 찍으면 된다. 세요의 크기가 커서 4칸에 찍히는 것도 있고 왁스로 도장을 찍어주는 곳도 있다.  세요마다  문양이 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곳에서 다 찍는 사람도 있는데 칸이 다 차면 수첩 하나를 더 사서 찍으면 되는데 수첩은 파는 곳이 따로 있으니(큰 도시의 성당이나 안내소) 살 수 있는 곳에서 미리 사놔야 한다. 

 

수첩 앞 뒤면에 찍은 '세요'. 파란 동그라미는 순례자 사무실에서 찍은 첫 '세요'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완주는 100km이상을 걷거나 자전거로 달려도 인정을 해 준다. '사리아'부터 걸으면 그 요건을 맞추게 되니(4~5일정도 걸림) 사리아부터 걷는 이들도 많다.(정말 많다)  완주증을 받기 위해서는 사리아부터는 하루 2개 이상 세요가 찍혀야 한다고 하니(심사를 한다고 한다)  전 일정을 걸으며 사리아까지 왔을 때 12칸 이상 남겨놔야 좋다.  

 

왼쪽이 완주증, 오른쪽이 기록증

완주증은 무료로 발급되나, 기록증은 따로 3유로를 내고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기록증에는 걸은 전체 거리 779km가 쓰여있다. 위쪽에 있는 통은 나중에 기념품 가게에서 산 것(2.5~3유로정도)으로 배낭에 넣어 가지고 올 때 구겨지지 않도록 넣어 온 것이다.

 

< 알베르게 > 

* 침대: 예전엔 도착순으로 배정되었으나 요즘은 많은 곳이 앱으로 예약을 받는다. 디지털에 익숙치 않으면 힘들다.

보통은 2층 침대인데 폭이 1인용 침대보다 좁다. 2층 침대로 올라가는 계단이 좀 편한데도 있지만 대개 오르내리기 불편하고 침대 옆 난간이 없는데 있어 위험하기까지하다. 정해준대로 따라야 해서 복불복. 남녀 혼용으로 사용한다.

침대커버는 주는 곳도 있고 돈 주고 사야하는 곳도 있다.

 

*  화장실과 샤워실은 남녀가 나눠 설치된 곳이 많으나 공용으로 쓰기도 한다. 나름 깨끗하기는 하지만 정말 좁고, 옷을 둘 곳이 샤워실 문 안쪽에 거는 곳이 대부분이여서 샤워커튼으로 막아도 젖는 경우도 있다. 

 

*마트: 대부분 숙소 가까이 마트가 한 두개는 있지만 정말 작은 동네는 없기도 하다. 없는 경우 식사는 식당을 이용하고 바에서 물을 사는 정도.  길을 걷다가 만나는 마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 빨래: 보통 손빨래 하는 곳이 따로 있고 없더라도 샤워시 속옷 정도는 빨 수있다. 마당에 빨래줄이 있는 곳이 많으니 빨래집게를 가져가면 유용하다. 비만 안 오면 바람이 좋아 잘 마른다. 좀 덜마른건 침대에 걸어두고 자면 아침에 말라있다.(나일론 끈을 빨래줄로 가져가면 좋다) 

대부분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거나 근처에 세탁소가 있어서 돈을 주면 세탁과 건조가 가능하다. 사람들 몇이 빨래를 모아 하거나 며칠에 한번 전체 옷을 빨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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