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8월 12일 : 오스트리아 비엔나-체코 프라하
숙소의 아침 식사는 그 중 최고였다. 쥬스만 7가지에 여러 가지 콘푸라이트와 몇 종류의 치즈, 베이컨과 달걀 볶음에 훈제고기. 아침 식사로 호텔 등급을 매기는 우리는 만장일치로 별 다섯 개를 그려줬다. 서양인들은 빵에 차 한잔 마시고 나가는데 우린 천천히 아침 만찬(?)을 즐겼다.
짐을 맡기고 나오는데 아직도 비가 오고 썰렁하다. 메트로에는 민소매 미니스커트의 아가씨와 겨울 모직 코트를 입고 나온 아저씨가 함께 앉아 있다. 철저히 자기 감정에 충실하고 나와 다르다고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는 사람들이 부럽다.
유감스럽게도 월요일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집'도, '슈베르트 박물관'도 '요한 스트라우스'도 다 쉰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가는건데...... 작은 곳이 월요일에 쉬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암튼 어제 제대로 못 본 '슈테판 성당'을 갔다. 입장료를 안 받아 들어갔는데, 137m의 오스트리아 최대의 고딕 성당답게 규모는 대단하다. 청색 금색의 모자이크 된 지붕이 이채로워 한참을 올려다봤다. 너무 오래 되서? 매연 때문에? 인지 성당의 내 외부의 색이 까매져서 좀 보기 흉했다. 프랑스의 성당에 비해 내부는 좀 더 단순하고 천장 장식이 간단한 편이다.
'피가로의 집'을 찾아 좀 헤매다 찾아간 곳은 낡고 작은 아파트였다. 문이 열려있어 들어갔는데 좁고 낡은 계단을 따라가니 모차르트가 살던 방은 문이 잠겨있다. 세기의 천재가 멋진 가극을 썼다는 집을 본다는 사실이 참으로 신기하다. 세기의 음악가들은 시립공원에 가서 동상 찾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아담하고 조용한 공원은 잘 가꿔져 있고 작은 개울에는 한가로이 물오리들이 놀고 있다. 모차르트, 슈베르트와 다른 여러 작곡가의 동상이 꽃으로 단장되어 있다.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요한 스트라우스는 온통 금물로 칠해져 화려하다.
잔디밭을 쭉 둘러 놔진 의자에 앉아 잠시 쉰다. 어디선가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듯 마음이 마냥 평화롭다. 공원을 나오니 도로 가에 베토벤의 고뇌에 찬 모습이 보인다. 그의 평탄하지 못한 삶처럼 조각들도 편안하지 못하다. 길가에 종종 자전거를 매둔 모습이 보인다. 코인을 넣고 자전거를 뻬서 타고 다니다 어디든 이런 장치가 되어 있는 곳에 다시 두면 되는 거 같다. 참 좋은 제도 인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로 돌아다닌다.
12시쯤 다시 숙소로 돌아오면서 피자 두 쪽을 사고 어제 봐둔 한국인 편의점으로 가서 컵라면 4개를 사먹었다. 젊은 부부가 하는 점포로 한국 음식은 거의 다 있었다. 사 가는 건 1.10유로, 거기서 먹는건 1.50유로다. 오늘의 특별 점심이라고 하니까 하늘이는 "간식 아니였어요?" 한다. 쓰는 자와 내는 자의 비극이다.
이곳에선 계속 비만 맞고 추워 떨다가 오후2시 25분, 프라하행 기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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