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낯선 바람따라

2002년 7.25~8.22(31) ) 유럽-로마 피렌체 피사

낭가 2012. 9. 10. 15:22

16)  8월 9일 (금)  :  로마 - 피렌체 - 피사 - 피렌체

7시에 기상해서 아침을 먹고 나오니 직원이 요구르트와 포스트, 미
니 쵸코바를 먹었냐고 묻는다. 따로 돈을 내야 한다고 해서 안 먹고 더구나 숙소 안에 있는 냉장고 것은 손도 안 댔는데.... 안 먹었다고 하니 입으론 알았다고 하면서 표정은 '이 거짓말장이 도둑아' 한다. 아침부터 기분 나쁘다.

테르미니역에서 유로스타 1등석을 타니 신문도 주고 쿠키 음료수를 써빙한다. 얘들은 일기 쓰고 춥다고 업드려 잔다. 좌석 예약 없이 탄 일본인 둘은 차장이 8유로씩 내라고 한다. 우린 예약비가 1인당 11유로다.

11시 25분. 피렌체 SMN역에 도착. 비가 조금씩 오는데 여기 저기 거지들이 많다. 돈이 없다니까 손에 들고 있는 과일을 주란다. 우리 점심인데.... 기차 시간을 확인하는 동안 구내 가게에서 엽서로 오늘 갈 곳의 풍경을 구경했다. 한참 구경하다 나오는데 주인이 가방을 보여 달란다. 순간 황당했는데 아마 엽서를 구경하면서 하나쯤 슬쩍하지 않았나 싶은 모양이다ㅜㅜ
오늘 잠잘 곳인 호텔'지오르지오'를 찾았다. 기차역에서 5분 정도였는데 너무 낡고 음침하고 방바닥이 걸을 때마다 삐그덕 거렸다. 중세 호러 영화에 나오는 집 같다.

이른 점심을 먹고 피사행 기차를 탔다. 얘들이 피렌체보다 피사의 사탑을 보길 원했기 때문이다. 피사행은 유레일 패스로 통과. 1시간정도 걸려 내린 피사엔 해가 쨍쨍해서 걷는데 너무 더웠다. 역에서 계속 직진을 하니 점점 사람이 많아지면서 벽 조각이 멋진 학교를 지나 탑이 보이기 시작했다. 언덕 위에 있는 줄 알았는데 평지에 정말 옆으로 넘어져 있었다. 그 옆에는 납골당과 세레당등 하얀 대리석 건물이 연이어 있어 푸른 초원과 어우러져 신선해 보였다. 여러가지 포즈로 피사를 찍고 10분만에 달려 피렌체행 기차를 탔다.

5시 40분 피렌체에 도착해서 두오모, 피오리 성당과 성 지오바니 세례당의 청동문(천국의 문)을 보고 돔에 올라가 보려고 했는데 너무 늦어서 유리창에 코 박고 안만 기웃거렸다. 두오모는 피렌체의 상징물로 106m높이의 거대한 붉은 타일 돔이다. 성당은 청색 자주색 흰색의 대리석으로 지어져 아주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시뇨리아 광장'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비롯하여 대리석 작품이 여럿 있는데 누드의 역동적인 동작과 근육의 섬세한 표현이 압권이다. 베키오 궁을 지나 오는데 마임 공연자와 악사들이 많다. 

 

베키오 다리에는 금은방이 어마어마한 보석을 늘어뜨리고 있어서 눈부실 정도다. 다리 가운데 금은세공의 마에스트로인 '벤베누또 첼리니'의 동상이 있다. 아르노강의 노을을 감상하다.


노벨라 성당 가까이서 소나기를 만났다. 비가 억수로 내려 뛰어서 가게로 들어가 피자 두 쪽과 속이 각각 다른 바케트빵 5개를 주문했다. 값을 치루고 나와보니 빵 값이 4개만 계산되어졌다. 숙소에 들어와 보니 빵이 4개다. 콜라와 하이네켄으로 건배하고 저녁을 먹었는데 남을 정도로 배가 불렀다. 20유로로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어제의 피자가 속 쓰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