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8월6일 파키스탄 낭가파르밧(8125m)등반
서울을 떠나 카라치를 거쳐 도착한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바마드.
계획도시답게 자를 대고 그어 놓은 듯 쭉 뻣은 길들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얼마나 깨끗하고 조용한지...
짐을 꾸리고 눈 앞이 아찔한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지나 부나르에서부터 카라반을 시작한다.
'크다'라는 단어의 뜻을 알게 해주는 세계 제9위봉, 낭가파르밧.
하루 이틀을 걸어도 산은 가까워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다. 산소가 희박해서 일어나는 고소증을 견디며 열심히 픽스로프를 깔
고 캠프를 만든다. 산을 올라 짐을 올리고 눈폭풍이 일면 텐트 속에서 눈을 감는다. 그렇게 두 달을 공들였건만 끝내 히말라야의 신
은 우리를 거부했고 정상에 오르려던 아름다운 청년 하나를 남겨두라 했다.
이제 우리는 살아 늙어 가지만 그는 아직도 아름다운 열정을 간직한채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 남아 있겠지.
무등산 자락에 한 귀퉁이에 우리와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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