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낯선 바람따라

[트레킹] 2018 네팔 에베레스트BC+칼라파타르 5,550m

낭가 2018. 2. 5. 16:10

 

- 기간: 2018. 1. 13~28 (16일)

- 일정: 네팔 카투만두~ 루크라~ 팍팅~몬조~남체~EBC 뷰 호텔~쿰중마을~남체~디보체~팡보체~페리체~나카르상~페리체~투블라~로부제~고랍셉~칼라파타르~ 역순으로 카투만두까지 

 

'히말라야 Hymalayas'는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로 눈을 뜻하는 '히마'와 거처를 뜻하는 '알라야'의 합성어로 눈의 거처 즉 만년설의 집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부탄 네팔 인도 중국 파키스탄에 걸쳐 있고 8천미터 봉우리 14개가 있다. 그중 가장 높은 봉우리가 에베레스트 Everest로 이번 트레킹은 에베레스트 등반의 시작점 base camp(보통 EBC라고 부른다)와 바로옆에 있는 칼라파타르를 올라가는 트레킹이다. 

 

올라갈 때는 고소적응을 위해 천천히 올라간다. 고소증세는 대부분 두통부터 시작하고 식욕부진 소화불량 설사등등 본인의 가장 약한 곳부터 나타난다. 고소증세가 나타나면 증세에 따라 약을 먹는데 그건 고소적응을 위한 시간을 벌기위한 것이고 증세가 계속된다면 하산이 최선이다. 심하면 뇌부종 폐부종이 일어나 사망에까지 이른다. 

 

1월 13일(1일차): 광주 - 인천 - 네팔 카트만두

      13시25분 출발이였으나 인천공항에 안개가 끼어 3시간 지연 후 오후 4시 넘어 이륙을 했다. 집에서 새벽버스를 타고 나온 후 거의 종일 노숙자 노릇을 한듯하다. 네팔과의 시차는 -3시간 15분으로, 아침에 늦게 눈을 떠도 되니 좋다.  나쁜 날씨를 걱정했으나 영화 3편을 보는 동안 몇 번의 난기류로 2~3번 흔들림은 있었지만 무사히 도착.

 

마중나온 셀파와 차를 타고 '야크와 에티 호텔'에 짐을 풀었다.

내일부턴 트레킹 시작. 경비행기로 이동해야 해서 인당 15kg(개인배낭포함)으로 맞추느라 꼭 필요한거 아님 다 호텔에 남기고 가야한다.  싸고 무게 달고 빼고 하느라 12시 넘어서야 침대에 들었다.

 

1월 14일(2일차): 카트만두1,430m - 루크라 2,850m ~ 팍딩 2,610m (8km)

      새벽, 호텔에서 준 도시락을 받고 바로 첫 비행기를 타기위해 공항으로 이동. 8시 비행기에 탑승. 30분만에 루클라 공항에 도착했다. 16인승 경비행기에선 날씬하고 이쁜 승무원이 사탕과 솜귀마개를 제공한다. 공항은 절벽에서 바로 시작하여, 까마득히 아래가 내려다 보이는 곳을 날다가 갑자기 착륙해서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루클라의 아침이 매우 춥다.

9시. 모든 짐이 온 것을 확인, 카고백은 말들에 싣고 출발. 점심식사는 타도코시에서 하고 팍딩까지 트레킹.

16시 티타임(약간의 쿠키와 생강차, 가끔은 밀크티) 18시 저녁(모든 식사는 팀 쿡들이 미리 도착하여 한식으로 준비한다.-기본 밑반찬이 5~6개, 밥에 국이 항상 있고 누룽지도 있다. 식후엔 커피나 티를 마실 수 있다.)

롯지는 2인 1실이 기본이고 난방이 안되므로 개인 침낭을 사용한다. 물주머니를 가지고 가면 뜨거운 물을 담아준다. 1리터 날진통(물통)을 끌어 안고 자도 된다. 

 

1월 15일(3일차): 팍딩 ~몬조~ 남체 3,440m (11km)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는 곳이다. 6시 기상 7시 아침식사 8시 출발이 루틴이다. 오르락 내리락 동네길을 지나며 천천히 걷는다. 히말라야 자락을 걷는다는 그 자체가 즐거운 일이다. 10시30분 몬조 도착. 11시 30분 점심. 그렇게 천천히 걷다보니 4시30분 남체 도착했다. 고도 3천이 넘으니 공기가 다르다. 이제부터 의식적으로 물을 많이 먹고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남체는 세르파족의 본고장이다. '세르파'는 티벳어로 동쪽사람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 동쪽은 네팔에서 볼때 티벳을 의미한다. 고산지대에 거주하므로 고소적응이 뛰어나 원정대의 고산등반을 도와주기 시작하여 지금은 세르파족은 원정을 돕는 사람들이라는 보통 명사가 되었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나니 많이 춥다. 핫팩을 안고 8시 30분 침낭속에 들어갔지만 심장 터지지 않을까 걱정 될 만큼 온 몸을 울리게 뛰어 잠이 들이 않는다. 

 

 

1월 16일(4일차): 남체 ~ EBC뷰호텔 3,880m ~ 쿰중마을 ~ 남체 3,440m (8km)

고산 적응을 위한 날. 8시 출발, 남체바자르 마을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평탄한 길이 나타난다. 푸른 숲길과 멀리 설산을 보며 느긋하게 걷다보니 10시35분 에베레스트지역 유일의 호텔인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입구를 지나 뒷쪽으로 가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 로체8516m 아마다블람6856m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에서 차 한 잔을 마신다. 올라갈수록 적어지는 산소에 대해 몸이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산길에 에베레스트 초등자 에드먼드 힐러리경이 세우신 쿰중초등학교를 들러 남체바자르로 향한다.

1시50분 남체 바자르 도착. 다이아목스 반알을 먹었다. 다이나목스는 원래 이뇨제다. 고산증이 심해지는 경우 뇌부종 폐부종등이 생기는데 그 예방책으로 다이아목스를 먹게 된것이 고산증약처럼 쓰이게 되었다. 고산증으로 제일 먼저 일어나는 두통이나 메스꺼움 소화불량등은 없는데 온 몸에 힘이 없다. 기력이 빠진듯?해서인지 정신까지 비몽사몽이다.

빨리 적응이 되면 좋겠는데 나이드니 그 적응력이 빠르지가 않다 ㅠㅠ

 

남체바자르

 

1월 17일(5일차): 남체 ~캉중마 ~ 텡보체 ~ 디보체 3,820m (10km)

남체에서 텡보체 가는 길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한다. 세계 3대 미봉(알프스의 마터호른4478m, 네팔의 마차푸차레6993m,과 아마다블람)인 아마다블람을 보며 걷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치토 치토' 빨리 빨리가 일상이지만 이곳에선 '비스따리 비스따리' 천천히 해야 한다. 뉜가 불러서 돌아 볼 때에도 천천히 고개를 돌려야 한다. 

 

텡보체마을까지 2시간의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라마교 승원이 사는 정통 불교사원 '나와 사원' 구경도 하면서 천천히를 배운다. 길 가는 내내 불경을 새긴 바위들과 글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손으로 돌리는 마니차가 있다. 자연에 삶을 맡기고 사는 이들이 믿을 수 있는건 보이지 않는 신과 자연에 대한 경외감일 것이다. 

 

1월 18일(6일차): 디보체 ~ 팡보체 ~ 페리체 4,240m (10km)

아침 일찍 아마다블람과 로체 남벽에 펼쳐지는 붉은 노을. 흰색과 붉은 색의 조화가 장관이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그 풍광을 눈과 마음에 가득 담는다.

만년설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페리체 마을까지 천천히 걷는다. 팡보체 마을에선 아마다블람이 가장 가까이 보이는 곳이다. 가다 쉬다 걷다 그런 일상이 천국이다. 4천m로 진입하는 날이기때문에 보온에 힘써야한다 ..... 하지만 온몸에 힘은 여전히 없다. 걷는 건지 로봇처럼 그저 움직이는 건지 알 수 없다 ㅜㅜ 

 

1월 19일(7일차): 페리체 ~ 나카르상 4,650m ~ 페리체 4,240m

또다시 고소 적응의 날. 페리체 언덕을 오르거나 동네 산책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주변은 아름다우나 여전히 내 고소증세는 '힘없음'이다. 힘이 들어 힘든게 아니라 힘이 없어서 힘들다는게 참 무서운 것 같다. 

 

1월 20일(8일차): 페리체 ~ 투클라 4,585m ~ 로부제 4,910m (9km)

풀 한포기 없는 매우 척박한 길은 좌측의 촐라체6335m와 정면의 푸모리7165m등 설산과 더불어 히말라야임을 실감케했다. 기온도 낮아져서 해가 나오면 그나마 따뜻하지만 해만 지면 귀신처럼 추위가 달라붙었다. 고산에서 체온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모자는 꼭 써야한다. 

 

일행중 고소때문에 거의 걷지 못하는 사람이 생겼다. 사실 고소가 오면 내려가는게 답이지만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왔는데 그냥 내려가긴 아까웠을 것이다.  그래서 말을 타고 올라간다. 그렇게 해서 적응이 되면 다행이지만 매우 위험한 일이다. 아무튼 이런 기회를 다시 또 갖긴 어려우니 위험을 무릅쓰고 올라가는 것이다. 

로부제 가는 길에 에베레스트 등정을 하다 사망한 셀파들을 위한 추모탑이 있다. 

 

1월 21일(9일차): 로부제 ~ 고랍셉 5,140m ~ 칼라파타르 5,550m~고랍셉 (8km)

드디어 정상에 서는 날이다. 처음 남체에서부터 시작된 힘없음이 점점 심해진다. 5천m를 넘어서니 내 몸이 내몸이 아닌채 그냥 로봇처럼 자동으로 걸어간다. 전신에 힘없음도 고소증세인지 처음 알았다. 그 전엔 두통이나 매스꺼움 소화불량등이었는데 그런건 전혀 없으면서 그저 온 몸에 힘이 없다. 

 

고랍셉에 도착, 점심을 먹고 바로 칼라파타르를 오르기 시작했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게 천근만근이란 단어가 딱 맞는다. 힘들지만, 아니 힘듬이 아니고 힘이 없지만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다. 그리 멀지도 않은 곳이 만리길이였다. 흙길을 조금 가다가 온통 바위뿐인 길을 2시간 올라 정상. 에베레스트 산군이 파노라마로 펼쳐졌다.

그러나 마치 늘 보던 것을 보는 것처럼 힘없는 몸은 그 그림이 좋은지 나쁜지 어떤지 전혀 감정이 느껴지지 않은채 사진을 찍고 내려왔다. 사진의 표정을 보면 지금도 그때의 복잡했던 마음이 떠올려진다. 이곳을 왔구나!가 전부였다. 

말타고 온 이도 있지만, 다행히 일행 모두 정상을 올랐다. 

 

1월 22일(10일차): 고랍셉 ~ EBC 5,289m ~ 로부제 ~ 페리체 (17km)

이제 내려갈 일이 남았다.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아침에  EBC에 갔다왔다고 한다. 여전히 힘없는 증세는 여전하지만 그래도 어제보단 낫고 내려가는 길이니 점점 좋아질 것이다. 마침 오늘은 남편의 회갑이다. 그래서 전체 사진을 찍을 때 일행에게 부탁해서 회갑기념 사진을 찍었다. 산을 좋아해서 평생 산에서 산 사람인데 최고봉 아래서 회갑을 맞다니 복이 많다고 생각되었다. 

헬기 소리가 났다. 사고가 났나 생각했는데 내려갈 때 헬기로 루크라나 카트만두까지 가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오는 풍경과 내려가는 풍경은 또 다른데 아쉽겠다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시 오기 힘든 풍경에서 사진들을 찍고, 왔던 길을 그대로 내려간다. 고소적응이 필요없으니 이틀걸려 올라 온 길을 하루에 내려간다. 

 

1월 23일(11일차): 페리체 ~ 팡보체 ~ 디보체 3,820m (10km)

팡보체에 있는 엄홍길 휴먼재단에서 설립한 학교를 들렀다. 벌판에 건물이 몇 채 서 있다. 사람들은 없고 모두 문이 닫아져있어서 그냥 건물 구경하는 걸로 끝났다. 

 

1월 24일(12일차): 디보체 ~ 남체바자르 (12km)

남체 바자르에서 오랜만에 샤워를 했다.

 

1월 25일(13일차): 남체바자르 ~ 루클라(19km)

남체바자르 장비점에서 쇼핑을하고 가게에서 군것질도 하고.  히말라야트레킹의 마지막 날이다. 그동안 함께한 주방팀과 포터들과 아쉬운 작별 식사를 나누고 선물도 주고 

 

1월 26일(14일차): 루클라 ~ 카트만두 

아침식사후 비행기를 타고 30분 걸려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타멜시장에서 쇼핑.

 

1월 27일(15일차): 박타푸르관광 - 공항

 

1월 28일(16일차): 인천 - 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