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낯선 바람따라

[등산] 12 유럽 최고봉 엘브루즈 5,642m 등반기 2

낭가 2012. 9. 11. 17:36

- 전체 일정: 2012년 8월 10일~19일(10일) 

            모스크바- 테르스콜 체켓봉에서 고소적응,  미르역- 가라바쉬 배럴산장(숙소)

            배럴산장 - 프리윳산장 - 파스튜코바락 인근~정상~ 같은 루트로 하산    

 

5일차)  8월14일(화)/ 배럴-프리윳-파스튜코바락(4,800m)-배럴

 

새벽에 나오니 동쪽 하늘이 모래알처럼 반짝인다. 은하수를 보는 순간 왜 Milky way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이유를 알겠다. 배럴은 생각보다 춥지 않아 지낼만하다. 우리 방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들 아침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고 사진을 찍느라 바지런하다. 그 속에 나는 잠으로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하는 게으른 올빼미다.

  

설상차

 

 

오늘은 파스튜코바락까지 고소 적응하는 날이다. 맛있는 감자된장국으로 속을 채우고 9시, 설상차를 탔다. 설상차는 ‘스노우캣’이라고 부르는데 지붕이 없는 것과 있는 것(캐빈)이 있다.

우리 팀은 두 대에 나눠 타고 중간에 한번 내려서 바꿔 타면서 11시 파스튜코바락 아래까지 갔다. 오르막 각이 세서 몸이 뒤로 제켜지니 넘어지지 않으려고 잡고 버티며 앉아있는 것도 꽤 힘들었다. 

 

 

 

오늘은 고소적응만을 위한 것이라 최대한 높이 올라가서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고산이 처음인 대원들은 한 발 한 발이 자신의 신기록을 내는 것이라 힘들어하면서도 신나한다.

 

체겟봉에서의 그 무거움은 안정제 때문인듯 해서 복용 안했더니 몸이 확 살아난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미미한 정도의 고소증세도 없고 컨디션도 좋아 내심 자신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는 중이다.

 

4,810m정도에서 사진도 찍고 서로 재밌는 말도 하고 간식도 먹으며 적응하다가  하산. 조금 내려오다 부대장님의 지시로 플래카드와 각자 소속 깃발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몇 명씩 무리지어 각자의 페이스대로 숙소로 하산하는데 눈이 녹고 있어 발이 쭉쭉 미끄러진다. 눈이 녹아서 만들어진 작은 도랑들과 군데군데 입 벌린 크레바스를 보니 발밑이 조심스럽다. 신경을 바싹 세워 집중하며 내려왔다.  몇몇 대원은 힘이 들었는지 내려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체력소모가 많았다고 화를 내기도했다.

 

나이도 경험도 다른 사람들이 모였으니 시각차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하나, 산을 오르는 것이고 그것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등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으로 움직이는 이상 자기 개인의 욕심은 조금 버려야 하지 않을까? 힘든 상황에선 진짜 그 사람이 드러난다. 평지에선 온건하고 부드럽고 이성적인 사람도 고소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이성으로 포장하지 못하는 날 것의 본성. 각각의 요구를 조율하느라 대장님, 부대장님, 가이드의 노고가 심하다.

 

내일 정상공격은 예정대로 하기로 하고  5시에 이른 저녁을 먹고 휴식. 나이를 먹으면 고소증세도 둔해진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이번 등반에선 고소도 안 느끼고 밥도 잘 먹고 잠도 너무 잘 잔다.

 

6일차)  8월15일(수) 정상 등정일 : 배럴-파스튜코바락-새들(5,400m)-배럴

 

엘브루즈 등정도
엘브루즈

 

정상 등정을 위한 준비

빗소리에 잠이 깼다. 창문을 열어보니 비도 그냥 비가 아니라 주룩주룩 굵은 비다. 이런!!! 오늘 갈 수는 있을까? 밤새 뒤척였을   대장님의 눈치가 봐진다. 암담하다.

* 새벽 1시 기상, 오늘 등정을 위한 준비를 하라고 불이 켜진다. 어둠속에서 헤매지 않아도 좋을 이런 배려가 감사하다.

* 1시30분, 누룽지에 ‘파워젤’을 섞어 먹고, 옷을 입고 장비를 챙긴다. 다행히 빗줄기가 가늘어진다. 위로 올라가면 눈으로

  바뀔 테니 비보단 나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비오는 새벽, 등정을 위한 출발

 

쉬면서 짐을 재 정비 중

 * 2시, 설상차를 탄다. 중간에 대원 3명당 1명씩 의무적으로 동행해야하는 전문가이드들도 탄다. 모두들 전장에 나가는 병사들처럼 비장하다. 모두 무사히, 성공해야 할텐데... 

 

* 3시20분. 4,800m쯤에서 설상차에서 내린다. 어둡고 눈보라가 심해서 인간  사슬을 지어 앞사람만 따라간다. 해가 뜨면 날이  좋아지겠지 기대하면서... 

 

안전벨트를 너무 꽉 맸는지 숨쉬기가 힘들어 조금 느슨하게 고쳐 맨다. 여러 겹 껴입은 옷때문에 뭔가 교정하기도 힘들다. 다른 팀들도 줄줄이 서서 조금이라도 눈보라를 피해보려 애쓰며 굴비처럼 따라온다. 한 팀 전체가 겨우 2~3m인데도 앞쪽에서 전하는 말이 뒤까지 들리지 않아 우왕좌왕하다. 눈보라 속에서 어스름하게 줄지어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 속의 한 장면 같다.

 

* 6시경, 어떤 분이 고소증세로 맥없이 뚝 쓰러진다. *화도 고산증이 왔다고 한다. 두 선배님이 같이 내려가시기로 한다.

* 6시30분, 5,066m지점에서 고소증세가 있는 2명이 하산한다. 이미 해는 떴을 시간이건만 주변은 여전히 컴컴하고 좋아질 기미가 없다.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강풍에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앞사람과의 거리가 좀 멀어지면 놓쳐서 길을 잃을까 노심초사, 아무 생각없이 발만 옮긴다.

우모복까지 옷을 단단히 입어서인지 다행히 춥거나 발이 시리진 않는다. 다들 손을 써야 할 때마다 오버미튼을 벗느라 힘든데 난 장갑만으로 참을만해서 앞 뒤 대원의 마스크도 올려주고 지퍼도 올려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물론 오버미튼은 가지고 오긴 했지만 결국 쓰지는 않았다.

 

심한 눈보라로 주변을 한번도 살펴 볼 수 없고, 시계는 5m~10m정도 밖에 안된다. 바로 옆이 깎아지른 급경사인데 그 끝이 안 보인다. 바람이 한번씩 휘몰아쳐서 몸이 휘청거릴 때마다 미끄러질까봐 겁이 난다.

   

* 8시40분, 새들 5,400m에 도착한다. 바람은 더 거세지고 다른 나라 팀들이 후퇴하여 돌아오는 것이 보인다. 가이드가 강제로 하산명령을 내리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이제 우리 팀도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대장님이 한 명씩, 괜찮은지 갈 수 있는지 묻는다. *희 대원과 유*열씨가 내려간다고 한다.

 

눈보라 속에서 전진

나도 무~척 망설였지만 내려가기로 한다. 아직은 괜찮지만 가다가 같이 속도를 못 맞출 경우, 같이 내려가 줄 가이드도 없고  대장님의 고심도 깊어질 것이며 등정에도 방해될 것이다. 아마 앞서 내려간 선후배님들도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리라. 아쉽지만 여기까지가 내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바람만 조금 덜 불었으면, 시야가 조금만 더 좋았으면 조금 뒤처지더라도 갈 수 있을텐데... 아쉬운 마음이 한없이 든다ㅠㅠ

 

정상을 향해 팀은 떠나고 1분도 안되어 대장님 선글라스와 내 스키 고글을 바꿀걸 하는 생각이 났다. 이미 팀은 보이지 않고 소리쳐도 들리지 않는다. 내려오는 내내 고글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내려오는 길은 여전히 강풍에 눈보라로 맑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스키타듯 눈 위에서 발이 쭉쭉 미끄러진다. 눈사면을 바로 걸으려 해도 바람이 밀어대니 저절로 갈지자가 될 수밖에 없다. 눈 위에 꽂힌 표식기의 깃발이 찢겨져 날아간 채 깃대만 꽂혀있다. 이제 이 길을 내려가면 다신 못 올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에 같이 내려가는 대원에게 천천히 내려가자고 했다. 우리가 고소 때문도 아니고 체력이 부족해서 내려가는 것도 아니니, 쉬엄쉬엄 가다보면 정상을 등정하고 내려오는 대원들과 퓨리웃 산장 정도에서 만날 수도 있으니 그때 설상차를 같이 타고 가자고 했다. 그러자고 내려오는데 *희 대원이 자꾸 처진다.

 

새벽 1시 반에 누룽지 먹은 후로 거의 먹은 것이 없어 배는 고픈데 바람 때문에 배낭을 열고 뭘 꺼내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바람을 피해 등 기댈 바위하나 없는 산등성이가 스키장 같다.

 

* 11시 파스튜코바락 위에 도착해서 작은 호떡빵 하나와 ‘파워젤’을 먹는다. 가이드는 뭘 줘도 안 먹는단다. 뭘 물어보려고 해도

  말이 안 통한다. 프리윳 산장까지 얼마나 걸릴까 시계를 가리키며 물었더니 눈 위에 ‘1’자를 쓰는데 1시간 걸린다는 말인듯

  하다. 여전히 하늘은 눈구름과 눈보라와 바람으로 덮혀있고 파란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설상차 소리가 났다. 내려가는 대원이 프리윳가서 기다려보자고 해놓고, 타고 가자고하며 설상차 기사와 흥정한다. 알고 보니 아이젠에 스노우볼이 생겨서 자꾸 털어내느라 뒤처진 것이다. 설상차엔 이미 다른 팀이 타고 있는데 자릴 비켜주면서 엄청 싫은 표정을 했고 내려오는 내내 쳐다보지도 않는다. 자리가 비좁아서 화난걸까 아님 동양인이라 얕보는 거였을까?

 

* 11시45분 배럴도착. 반갑게 맞아주는 *화에게  ‘새들팀’사진을 부탁하고 서로 축하를 한다. 배럴에서 기다리고 있던 선후배님들께 인사하고, 정상으로 향한 대원들이 무사히 등정하기를 기도하며 새들까지 경과 얘기를 했다. 정상에 올랐을만한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대장님이하 모든 대원의 능력을 믿었으므로 실패했을 염려는 조금도 안한다. 다만 너무 힘들어 탈진한 대원이 생기진 않을까 염려는 된다. 통신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 14시20분, 대원들이 왔다. 올라간 사람 모두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고 한다. 우와!!!   와와와~~~~~~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며 목이 멘다. 선배님들께 정상등정 보고를 하고나니  눈보라에 까맣게 타고 그을린 얼굴이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정상 모습

17시, 저녁을 먹으며 등정축하 잔치가 벌어졌고 숙소 앞 작은 마당에서 정상등정에  대한 얘기가 끝없이 이어졌다. 다들 기쁘고 즐겁고 자랑스럽다. 이제 내려가는 짐을 꾸리는 시간. 그동안 애써준 ‘레일라’ 식당아줌마께도 감사인사를 전한다. 하산을 생각하면 ............기쁘고도 서운하다.

 

7일차)  8월16일(목) 배럴-테르스콜로 하산

 

새벽1시 천둥소리에 깼다. 창문을 열어보니 우박과 함께 천둥 번개가 요란했다. 멀리 카스카즈 산맥으로 번개불이 튄다. 고도가 높으니 내 발 아래에서 번쩍인다. 다시 잠들었다가 일출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구름에 가렸다가 어느 순간 나와 버렸다. 사방이 흐리다.

 

9시50분 하산시작. 리프트1번, 케이블카2번 바꿔 타면서 내려와 11시17분 버스를 타고 11시 25분 에센에 도착, 방 배정을 받았다. 성공하고 돌아온 다른 팀(프랑스, 일본)과도 엄지를 치켜들며 서로 축하해 줬다. 점심 후엔 장비 랜트점을 돌아보며 장비구경을 하고 각자 자유 시간을 가졌는데 나는 근처 벼룩시장에서 지인들에게 줄 선물 몇 가지- ‘Elbrus’가 쓰인 모자, 티셔츠, 작은칼등-를 샀다. 말도 안 통하는데 *연형님은 흥정도 잘 하신다^^

 

등정 인증서

 

축하파티 식당

 

등정 축하 파티

6시30분 동네 카페에서 샤슬릭에 맥주 한 잔으로 등정축하파티를 했다. 회식이 끝나고 모두들 각자의 방법으로 축하파티가 이어졌고, 난 이 곳에서의 마지막 날을 조용히 생각하며 보내고 싶어 방으로 들어왔다. 

 

8일차) 8월17일(금) 테스콜-민보디-모스크바(참새언덕과 모스크바 국립대학 관광)

 

7시20분 테스콜을 떠나 민보디로 가는 길은 들어갈 때보다 훨씬 빠르다. 내리막이라 씽씽 달렸다. 모두들 여전히 어제 등정의 흥분이 가시질 않아 즐거운 마음이다.  양파같은 설대원과 우리의 엔터테이너 김 대원의 얘기로 웃음이 그치질 않는다. 길가 해바라기는 더 멋있고 야생화와 나무열매와 도로를 걷는 소들과 동네 대문까지도 자세히 보는 여유가 생겼다.

길가 주유소 화장실은 구멍에 쇠창살이 세로로 두 개 박혀있어 (사람이 빠지지 않게 해 놓은 모양이다) 신기하기만하다. 사춘기 아이들처럼 조그마한 것에도 까르르 깔깔 모두 즐겁다. 다들 뭔가 해 낸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민보디 새 건물 출국장에서 식당에서 싸준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고, 모스크바로 돌아왔다.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지금은 참새언덕이라고 불린다는 레닌언덕에 내려 시내구경을 하고 모스크바 국립대학을 한 바퀴 돌며 구경했다. 사과나무가 많이 심어져있고 꼬맹이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이 이채로웠다. 숙소로 가는 길에 지구의 1/6을 차지하고 한반도의 90배라는 러시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저녁으로 한식당에서 먹은 육개장은 모두를 100% 만족시켰다. 처음 모스크바에 들어온 날이 금요일인데 오늘도 금요일이다. 그 한 주일동안 우린 무엇인가를 해 냈다. 

 

9일차) 8월18일(토) 모스크바 관광-한국으로 출발

 

예약된 시간에 ‘크레믈린궁’에 들어가기 위해 9시 숙소를 출발했다. 넓은 땅 때문에 제일 기대했던 것이 ‘붉은 광장’이였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실망했다.  레닌이 미이라화되어 있다는 ‘레닌묘’를 멀리서 봤다.

 

모스크바의 상징처럼 알고 있는 ‘성바실리성당’은 양파모양으로 왠지 놀이동산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고, 바닥의 조각돌과  입구에 있는 자그마한 성당이 훨씬 아름답게 느껴졌다.

 

‘크레믈린 궁’으로 가는 길엔 ‘레닌묘’를 보려는 사람들 줄이 한참이나 길게 서 있었다.

 

궁 입구엔 격전지 이름을 쓴 돌들과 꺼지지 않은 불이 있어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트로이츠카야 탑’을 지나 들어간 궁은 베르사이유 궁전보다 훨씬 크고 화려할 거라고 생각한 내 기대를 저버리고 아담하고 소박하고 규모도 작았다.

 

궁 안엔 몇몇 성당이 있는데 지붕에 금칠을 한 것이 반짝일뿐 화려하지는 않았다. 성모승천성당에 들어가 벽에 그려진 그림들을 보고 나오니 군인들이 열병식을 하려고 입장하는 모습이 보여 구경을 하려고 했는데 가이드가 다른 곳 설명하려고 못 가게 했다.  난 러시아역사보다  열병식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더 보고 싶었는데 무슨 종을 설명한다고 못 가게 했다.  물론 가이드로서 해야 할 설명이 있겠지만 러시아역사를 알고 싶으면 컴퓨터로 검색하면 될 것이고 나는 날 것의 현장이 보고 싶은데.... 가이드가 좀 융통성이 없는듯하다.

  

 

 

점심은 레스토랑에서 러시아식 식사를 했는데 스프가 좀 독특하게 맛있었다. 참새언덕이나 무명용사를 위한 꺼지지 않는 불 앞에서 예복을 입은 신혼부부를 여러 쌍 봤다. 러시아에선 결혼을 하면 자신의 나라를 지켜준 선열들을 찾아 인사하는 것이 순서라고 한다. 그것이 습관처럼 하는 것이라 해도 순국선열을 생각하는 그 마음은 우리도 배워야할 정신이란 생각이 든다.

 

 

전승기념공원에서 전승기념탑을 구경하는 중에 장대비가 쏟아졌다. 천막 친 카페 같은 곳에서 비를 피하다가 지하철역으로 뛰어갔다.

 

지하철 내려가기

지하철을 타기위해서 에스컬레이터로 무척 깊이 내려갔는데 역과의 간격도 길고 속도도 빠른듯하다.

두 정거장쯤 가서 ‘아르바트거리’에 내렸다. 푸쉬킨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자유시간을 주었으나 기념품가게에서 구경 좀 하다 보니 돌아다닐 시간도 없이 집합이다. 공항까지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빨리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공항으로 출발. 공항에서 바닥에 자리 잡고 앉아 치맥을 즐기며 등반의 추억을 되새겼다. 김*봉선배님의 이벤트를 마지막으로  한국행 비행기는 떴다. 

 

10일: 8월19일(일)/인천공항-광주

 

10시간의 긴 비행을 마치고 김포공항에 내렸다. 공항까지 마중 나온 단장님과 대원 가족들을 만나 감자탕 집에서 회포를 풀었다. 그리곤 버스로 광주로 내려와 마중나온 선후배님들과 인사하고, 길고도 짧은 등반을 마쳤다.

 

에필로그....

어렵게 시작하고 준비했지만, 7,8천대 산에 비해 조금은 쉬운 산으로 생각해서 조금은 자만했고 조금은 오만했다. 그러나 어려운 날씨 때문에 제각각 생과 사를 넘는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 모두는 전우애를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