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2년 4월 5일
코스: 관음사 탐방로 입구~탐라계곡 목교~삼각봉대피소~용진각 현수교~백록담(정상)/ 편도 8.7km
어제 오후에 좀 많이 쉬었던 터라 다리 성성할 때 한라산을 가자 싶었다. 한라산을 오르는 코스는 여럿이지만 정상을 가는 두 곳은 예약제로 성판악쪽으론 1일 1000명, 관음사쪽으론 500명으로 제한하는데 확인해 보니 평일이라 자리가 남아있다.
6시 기상, 6시 30분 출발하여 주차장에 7시쯤 도착. 차가 진입하면 남은 주차 자리수도 알려주는 최신식이다.
커다란 안내판에서 사진을 찍고 입장 QR코드도 찍고 7시 15분 출발. 출발시 기온 2도. 바람이 많지 않아 춥진 않았지만 산에서의 날씨는 또 다르니 약간 긴장이 된다.
완만한 오르막을 10분쯤 걷다보면 안내 그림이 나타나는데, 올라가는 동안 중요 포인트마다 있다. 대략 안내에 있는 시간대로 맞춰서 천천히 가기로 했다. 색으로 쉬운 곳 보통 어려운 곳을 구분해 놨지만 큰 의미는 없다. 각자의 체력과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니까 ㅎ
탐라계곡 목교를 건너면 사진에 보이는 가파른 계단이 나타난다. 이제 시작인 거다. 그 계단 위엔 탐라계곡 화장실이 있는데 두 군데 밖에 없는 첫번째 화장실이니 가고 싶지 않아도 꼭 사용해야 한다. 힘쓰고 올라가니 더워지기 시작한다. 겉옷을 벗어 허리춤에 맨다.
두번째 쉼터인 삼각봉 대피소. 여기 이후엔 화장실이 없고 여기에선 12시30분 이후 올라가는 걸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있다. 12시 30분엔 올라가서 오후 2시 이전에 정상 도착한 뒤 오후 2시엔 하산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대피소 이름이 삼각봉인 이유는 바로 앞에 삼각봉이 있기 때문이다 ㅋㅋㅋ
햇볕이 좋고 바람도 거의 없어 이제 바람막이도 다 벗어 넣는다. 적어도 움직이는 동안은 거의 여름처럼 덥다. 응달엔 눈이 쌓여있어 보기좋다.
안내 그림에 용진각 현수교까지 노란색인 이유는 내리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좋아할 일은 아닌 것이 하산 시엔 오르막이라는 사실. 하지만 일단은 편하다 ㅋㅋㅋ
출렁다리인 현수교를 지나면 2007년 태풍 때 폭우로 사라졌다는 용진각 대피소에 대한 안내문이 있다. 오래전에 텐트를 치고 코펠에 김치찌개를 끓여가며 몇 날을 잤던 추억의 장소. 그때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아쉽다 ㅜㅜ
해발 1800m를 넘으면 위 아래가 까마득한 급경사만 남았다. 경사는 무척 심하지만 계단으로 만들어져서 그리 어렵진 않다. 요즘 우리나라 산은 온통 계단이여서 가끔은 63빌딩을 걸어올라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계단 사이에 눈이 쌓여서 많이 미끄러웠다. 한참 올라가면 무너진 벽 사이로 분화구가 보인다. 이젠 거의 다 왔다.
11시 25분, 4시간 10분 걸려 정상에 도착. 표시판대로 5시간 잡았는데 계단이 만들어지다보니 시간이 조금 덜 걸렸다. 정상석쪽으론 성판악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한 참 아래까지 줄 서있다. 지난 겨울 눈 덕에 백록담에 물도 있고 좋다. 사진을 찍고 적당한 자리에 앉아 점심(빵, 천혜향, 육포, 커피)을 먹었다. 햇볕은 좋으나 금세 썰렁해져서 벗어뒀던 옷들을 다 챙겨입고 풍경과 사람 구경을 했다.
12시 30분, 아쉬움을 뒤고 하고 하산 시작. 탐라계곡 화장실 앞 평상엔 고양이가 늘어져 이쁨받고 있어서 육포를 나눠주고, 배낭을 풀면 먹을걸 기대하며 날아와 까악 대는 까마귀에겐 빵 한조각 나눈다. 바스락 소리에 돌아보면 조릿대사이에서 움직이는 노루, 걷다가 눈이 딱 마주쳐서 서로 놀랐던 아기 족제비 등등 또 만나자~
3시 30분, 함께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다는 걸 알고 마지막 나오며 함께 한 컷^^
<블랙야크 명산 100 중 6번째>
'제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보] 제주 비양도 (0) | 2022.05.11 |
---|---|
[도보] 제주 삼다수 숲길 (0) | 2022.04.14 |
[명산 100] 한라산 1,950m -성판악코스 (0) | 2021.12.07 |
[등산] 2008.2.15~18 제주도 한라산 (0) | 2012.09.10 |
[여행.등산] 1987년 1월 제주도 (0) | 2012.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