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일하는 후배의 도움으로 숙소를 얻을 기회가 있어 길을 나선다.
1일(21. 8. 17 화)
8시 춘천으로 출발. 켄타와의 첫 여행이다.
춘천에서의 첫 방문지는 김유정 문학촌. 주차장에 내려서니 문학관이 아니라 '문학촌'인 이유를 알겠다. 그 동네 자체가 김유정 소설의 배경이다. 먼저 '김유정 이야기집'을 들러 김유정에 대해 알아본 후 마당이나 연못 등이 잘 관리된 생가를 둘러봤다. '작가 이상'과 같은 시대에 교류를 했다는 것과 동백꽃이 우리가 아는 그 동백꽃이 아니라 생강 꽃이라는 것, 한글 언어를 정말 우리말답게 잘 쓰신 작가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기념품으로 살만한 게 없나 구경했는데 너무 없어서 ㅜㅜ
숙소를 제공해준 후배를 만나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보고 숙소인 춘천시 동산면으로. 저녁에 서울서 선배부부가 찾아오셔서 옛이야기로 즐거운 시간^^
2일(21. 8. 18 수)
예전부터 가고싶었던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어제 바로 가려고 했었는데 월, 화가 쉬는 요일이라 해서 오늘로...
숙소에선 70km, 1시간 20분 거리다. 아침 8시 반 출발, 원하던 곳에 가니 오랜만에 설렘을 느낀다. 가는 길가에서 감자떡을 샀는데 아~~ 주 맛있다. 보이는 대로 자주 사 먹고 싶다ㅋㅋㅋ
비포장도로인 골짝에 있을 줄 알았는데 도로가 아주 잘되어 있다. 여름휴가 철이 끝나서인지 사람도 별로 많지 않고 여유러워서 좋다. 코로나 시대의 필수인 열체크를 하고 윗길로. 목적지까진 3.8km, 1시간 정도를 걸어야 한다. 햇살이 많이 누그러지긴 했으나 그래도 덥다.
원래 이곳은 소나무 숲이었는데 솔잎흑파리 피해로 1989~96년 벌목 후 70만 그루의 자작나무를 심어 2012년부터 일반에 공개했다고 한다. 오르막이긴 하나 길은 임도로 넓고 편하다.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니 오히려 분위기가 좋다. '자작나무 진입코스'로 들어서니 멀리 폭포처럼 흰 줄기들이 보이고 이쁜 자작나무들이 꽃처럼 피어있다. 우와~~ 아름답다. 비가 점점 세지더니 자작나무 중심에 올라서니 폭우가 된다.
자작나무에 둘러싸여 듣는 빗소리라니..... 정말 오늘 최고의 복이다. 텅 빈 숲 속에서 한참을 눈과 귀를 호강한다. 아무리 좋아도 이젠 내려가야지. 계곡 쪽으로 내려가 입구가 가까워지니 비가 그친다. 어쩜 그렇게 딱 맞게 비를 만났나 행복하다.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유명한 갑둔리 '비밀의 정원'에 가보기로 했다. 군사지역이라 민가 없는 도로를 꼬불꼬불 돌아가다 보니 멀리 데크가 보인다. 전엔 길가에 차를 세우고 그냥 서서 사진 찍던 곳인데 유명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다 보니 올해 주차장과 사진 찍을 데크를 만들었다고 한다. 내가 첫 사용자일 수도?ㅋㅋㅋ
인터넷에서 본 멋진 사진-단풍과 서리와 안개가 만나 만들어진-은 늦가을 아침에 찍어야 한다는데, 우린 여름 대낮에 왔으니 뭐.... 동글동글 키 작은 나무가 꽉 들어찬 숲길에 황토빛깔 외줄기 하나. 거기에 작은 굴뚝이 있는 양철집(초소). 그래도 온통 푸름과 연두에 색을 입혀 상상하니 좋다 ㅋㅋㅋ
점심을 먹고 들른 홍천 수타사 산소길은 산 아래 절들이 어디나 그렇듯이 고즈넉하고 느긋한 곳이다. 연못에 연꽃을 심고 걷기 좋은 길을 만들어 놨다. 근처 주민들이 나드리 겸 산책하면 좋을 코스다. 계곡에선 한 가족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춘천 들어와 후배와 만나 구봉산 카페거리를 갔다. 처음엔 무슨 전망대가 있는 줄 알았는데 그곳이 지대가 높아 만들어진 곳이라 어떤 카페를 가든 다 춘천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란다. '카페 봄날'과 '카페 산토리니' 그리고'별다방'에서 해저무는 춘천 구경을 했다. 들어가진 않고 밖에서만 ㅎ
춘천에 왔으니 막국수를 먹어야지. 유명한 집이라는데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 김수환 추기경님과 찍은 사진이 걸려있는데 주인이 성인 복사를 서신단다.. 막국수와 모둠전, 직접 담갔다는 동동주. 보통 동동주보다 단맛이 적어서인지 깔끔하면서도 도수가 좀 세게 느껴진다. 막국수 먹는 방법이 벽에 붙여져 있는데 막국수의 양이 많다. 물론 맛있다 ㅎ
이제 캄캄하고 피곤한데, 의암댐 안 '중도'를 봐야 한단다. 다리를 건너 가로등 불빛도 없고 외길이어서 앞에서 뭔가 나올까 조마조마한 길을 한참 달렸다. 레고랜드 공사 중이고 멀리 보이는 다리엔 조명으로 그린 그림이 보이는데 어두워서 주변이 가늠이 잘 안 된다.되돌아 나와 후배를 숙소에 내려주고 숙소로 돌아오니.... 참 긴 하루였다.
3일(21. 8. 19 목)
춘천에 오면 꼭 가야 하는 산이 오봉산과 삼악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오봉산. 춘천과 화천군에 사이에 있는 오봉산은 이름대로 5개의 봉우리가 있는 산으로 청평사 아래 소양호와 이어져 있다.
하산을 청평사로 하면 배를 타고 소양호를 건너야 해서 먼저 켄타를 승선장 주차장에 두고 후배가 우리를 시작점인 배후령까지 데려다주었다.
배후령에서 9시 50분 출발, 배후령은 이미 해발 600m이라 처음 약간의 오르막만 오르면 되는 힘들지 않은 코스다. 오솔길 같은 길 따라 1, 2봉을 지나면 3,4봉은 쇠줄을 잡고 가야 하는 암릉으로 되어 있어 주의해야 한다. 777.9m 정상에서 감자떡과 시루떡으로 요기를 하고 하산 시작, 암릉지대와 뚱뚱하면 지나갈 수 없을 것 같은 홈통바위길이 재미있다. 안부를 내려서서 암릉길과 편한 길이라고 쓰여있는 갈림길을 만났는데 편한 길로 내려오는 길이 편하지 않다. 제대로 된 길이 없이 무너진 흙길이라 미끄러워서 차라리 암릉길이 편한 길인듯하다. 어쨌든 1봉부터 정상까지는 코스요리처럼 아기자기한 길을 지나 숨어있는 봉우리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정상석 옆의 의자에서 시원한 바람 덕에 자울자울하면서 30여분을 앉아있었다. 배후령에서 청평사까진 3시간이면 널널한 산행이 될듯하다. 청평사를 지나 영지, 공주굴(사람이 살기엔 너무 작아서, 엄지공주였나?), 구성폭포(작지만 꽤 멋있다), 공주와 상사뱀의 전설을 알리는 동상을 천천히 구경을 하며 내려와 식당에서 감자전, 더덕구이에 막걸리 한 잔이 예술이다 ㅋㅋㅋ 배를 타려고 보니 시간이 5분밖에 안 남아서 다음 배를 타기로 하고 느긋하게 커피 한 잔. 15분 정도 배를 타고 소양호를 건너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재미난 산행 길과 하산 후 느긋한 쉼이 즐거운 하루였다.
4일(21. 8. 20 금)
삼악산. 산 이름에 '악'자가 들어가면 험한 산이라는데 강원도의 산들은 대부분 암산이라 그런 이름이 많다. 등선폭포 매표소 앞에 주차를 하고(3000원) 상가를 지나가는데 철수한 상가들이 방치되어있어 폐점한 시장 뒷골목 같다.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인당 2000원 받는데 춘천사랑 상품권으로 바꿔준다.
처음 만나는 폭포 길은 기암괴석과 소들이 설악산 비선대를 떠올리게 한다. 바위와 물빛에 감탄하며 오르는 사이 금세 계곡은 끝나고 작은 개울 같은 물길이 어떤 움막 옆으로 이어진다. 산이 좋아 산에서 살다가 오대산에서 쫓겨나고 구조대 하다 다리를 다쳐 여기 들어와 산다는 구구절절 사연을 써놓았다. 흥국사를 지나 데크 계단이 시작되고 돌로 만든 333계단(이 숫자는 누가 세었을까, 333 숫자의 의미는 뭘까 궁금)을 지나 779m 용화봉에 도착. 정상은 뭔가 채석장 분위기인데 돌더미 위에 올려진 정상석이 생뚱맞아 보인다.
가지고 온 절편을 먹으며 잠시 숨만 돌리고 하산, 곧이어 만난 전망대에서 보는 풍광이 멋지다. 며칠 전 들어갔던 중도가 정면에 보이고 의암댐과 주변 전체 모습이 다 보여 전망이 최고다.
전망대 이후 내려오는 길은 4족 보행의 길이다. 경사가 심한 바위길이지만 올라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하긴 이런 길은 올라오는 게 더 안전하고 하산 시 계곡물을 만나는 게 좋지. 1km쯤 내려오니 깔딱 고개 푯말이 있고 좀 더 내려오면 상원사가 있다. 계속 내려오면 지금은 안 하는지 건물만 덩그러니 남은 삼악 산장을 지나고 의암 매표소에 도착.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쪽에서 시작하지 않은 이유는 도로에서 바로 오르기 시작하는데 주차면이 5~6개 정도라 주차하기 힘들어서 일 것 같다. 도로와 소양강댐 사이에 '북한강 자전거 길'이 있다. 자전거길 옆 인도를 따라 켄타가 있는 주차장까지 2.3km를 걸었다. 30분 정도지만 날씨가 더워 조금 힘들다.
삼악산과 가까운 곳에 있으니 가보기로 한 구곡폭포와 문배마을. 주차장은 넓고 차는 별로 많지 않아 한가하다. 봉화산 자락에 있어 주차장에서 봉화산 등산과 구곡폭포 방향이 나뉘어 있는데 우리는 폭포 쪽으로... '구곡폭포 관광지'라고 쓰인 대문을 지나 (입장료 2000원-상품권으로 줌) 계곡을 따라가는 산책길을 20여분 걸으면 절벽 위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만난다. 바로 앞에서 봐서인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예전엔 빙벽을 했다는데 코로나 때문에 금지 표시가 되어있다. 걷기 쉽고 짧은 거리 덕에 어르신과 아이 동반 가족이 많다.
이제 문배 마을로.... 겨울엔 아이젠 착용하라고 쓰여있는데 계속되는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그 안내문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산책이라고 하기엔 좀 힘들겠다 싶은 오르막이 쉼 없이 몇 구비 돌아가다 보면 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부터 마을이 시작되었다. 워낙 산중에 있어 6.25가 난 것도 몰랐다는 말이 있던데 그럴만하다.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정말 조용하고 고즈넉하다. 봄이면 '꽃피는 산골'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마을. 그러나 지금은 여름이고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덥고 또 덥다.
일단 들어가자 쉬고 싶어 신가네로. 가게 이름이 다 성씨로 되어있고 임대 내놓은 몇몇 집들 빈 마당에 풀이 한가득이다. 메뉴는 어느 집이나 같아서 닭과 오리볶음이나 백숙이 주다. 우린 촌두부, 더덕구이에 동동주를 먹었다. 직접 만들었다는 두부와 묵은 김치도 맛있었고 시원한 동동주에 달콤한 더덕구이도 환상이다. 덥고 힘들게 올라와서인지 시원한 동동주 한 모금에 잠이 솔솔 온다. 마을을 나와 계곡을 나오기 전 아쉬운 마음에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있으니 피로가 절로 풀린다. 좋다!
춘천에 왔으니 이건 봐야지 싶어 저녁노을 지는 소양강에서 소양강 스카이워크를 걸어보기로 했다. 순진하게도 그냥 다리를 걸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주차장을 들어서려니 주차원이 다리 들어가는 건 끝났다고 알려준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주차하고 다리로 가보니 그곳은 강 너머로 진짜 건너는 다리가 아니었다. 강 중간까지만 투명 유리로 만들어진 반쪽 다리인데 입장료를 내고 걸어가 보는 체험 다리였다. 바로 옆에 엄청 큰 크기로 만들어진 소양강 처녀의 튼실한 다리 아래서 소양강 강바람을 맞으며 노을을 보고자 기다렸으나 구름이 많이 끼어 결국 이쁜 노을은 보지 못했다. 숙소로 들어오는 길에 마트 들러 쇠고기를 사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오늘 하루 많은 곳을 가고 많은 걸 보고 많이 먹은 날이다.
5일(21. 8. 21 토)
원래는 4박 5일이었는데 삼척에 좋은 곳이 있다는 후배의 추천에 1박을 더 하기로 하고 삼척으로 향했다. 강원대 삼척캠퍼스에서 숙소 카드를 받아 미항으로 유명하다는 장호항에 도착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해 뜨는 집'에서 물회(늘 먹어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비 때문에 썰렁해서 안 먹을까 하다 먹었는데 맛있었다. 안 먹었으면 후회할 뻔ㅋ)와 회덮밥을 먹고 세찬 비바람 속에 사람이 바글거리는 곳으로 가봤다.
장호항은 스쿠버와 스노클링, 카누 등 해양 수상레저시설로 유명한 곳이어서 수영복이나 래시가드 입은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바다는 예쁜데 사람이 많아 여름 아닌 다른 계절에 가야 그 이쁨을 느낄 것 같다. 비 내리는 바다와 맑고 푸른 바다 위를 지나가는 빨간색 케이블카가 예쁘다.
초곡 용골 촛대바위로 갔다. 주말이었지만 사람이 별로 없어서 주차장은 넓어 좋았고, 입구에 식당도 몇 개 있다. 이곳은 군사지역으로 묶여있었던 해안을 따라 데크시설을 하고 2019년 7월에 개장했다고 한다. 용골까지 660m의 길지 않은 길을 인공폭포, 출렁다리, 전망대, 투명 다리 등 다양한 시설로 걷기 좋게 만들어 아름다운 해안가 바위와 멀리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좋았다.
숙소인 덕산해변으로 가서 숙소에 짐을 옮겨놓고 편한 차림으로 해변을 구경하면서 저녁거리로 사갈 횟집을 물색해놓고자 찾다가 이름이 맘에 든다고 '독도 횟집'을 점찍어놓고.
덕봉산을 가운데 두고 덕산해변과 맹방해변은 이어져 있는데 덕봉산 생태해양 산책로라는 작은 트레킹 길이 있다. 해안 모래밭에 지그재그로 통나무 외나무다리를 만들어 덕봉산으로 올라가게 이어놨는데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중간에 만들어져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덕봉산을 오르면 양쪽 해변이 한눈에 들어오고 푸르고 넓은 바다에 눈과 마음이 시원하다. 해변엔 패들보트를 배우는 사람들도 있고 요트를 타거나 수영을 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생각해 보니 바다를 생각지 않고 수영복도 안 가지고 가긴 했지만 발조차 담글 생각을 안 하고 왔네 ㅠㅠ 이제와 아쉽다 ㅠㅠ
독도 횟집서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먹으며 기다리라고 주신 옥수수는 맛있었는데, 7만 원짜리 회의 양이 너무 적다. 그제야 검색해보니 별점이 별로인 곳이란다. 그래도 싱싱한 회 안주로 맛나게 저녁 해결ㅎ
6일(21. 8. 22 일)
꼭 가보라는 덕풍계곡. 덕풍계곡은 응봉산 계곡인데 계곡이 너무 가파르고 위험해서 2 용소까지만 출입이 허용된다고 한다. 풍곡 주차장을 지나 제2 주차장까지 차로 진행했다. 덕풍마을까지도 차로 갈 수 있지만 길이 공사중이고 상황을 잘몰라 2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제 2주차장 캠핑장엔 좁은 길을 운전해야 해서인지 젊은 커플들이 대부분이다. 풍곡 주차장에서부터 걸어도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이므로 괜찮을듯하지만 길이 거의 시멘트길이라 차로 가기로 했는데 길이 아주 좁아 2대의 차가 교행 하기가 좀 아슬아슬하다. 2 주차장에서 계곡 따라 걷다가 '칼둥보리교'라는 좀 묘한 이름의 다리를 건너면 덕풍마을이다. 검색에선 덕풍 산장 하나만 있는 오지로 차 델 곳이 없는 것처럼 쓰여있었는데 생각보다 식당도 몇 개 있고 넓다. 아마 한 여름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응봉산으로 가는 왼쪽 길과 용소로 가는 오른쪽 길로 나뉘어진다. 용소골로 가는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생뚱맞은 안전모가 걸려있는 곳이 있는데 낙석위험이 있으니 쓰라고 친절하게 안내문이 있다.
안전모를 하나씩 쓰고 철계단을 올라 2 용소까지 2.5km를 갔다가 돌아오면 된다. 계곡옆을 따라 2용소까지 철다리가 쭉 이어진다. 물색이 뭔가, 때론 옅고 때론 짙은 녹차물 같다. 물은 깨끗한데 왜 색은 녹차 색일까? 아마 오래된 낙엽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그늘이 없어 한여름엔 진짜 더울 거 같다. 젊은이들은 구명조끼와 스노클링 장비를 가지고 와서 놀기도 한다. 용소의 깊은 곳은 검은색을 띠고 있고 바닥이 안 보여 악마의 주둥이 같아 약간 무섭다. 물속으로 걷는 트레킹을 해도 좋을듯하다.
2 용소를 만나면 올라가는 철계단이 막혀있다. 출입금지 표지다. 지도를 보면 거기서부터 응봉산 정상까진 출입금지로 붉은 선을 그어놨다. 처음엔 응봉산 등산 후 계곡으로 하산하도록 만들었는데 사고가 많다 보니 막은 게 아닌가 싶다. 2 용소에서 한참을 앉아 쉬다가 덕풍마을로 나와 제육볶음에 막걸리 한 잔. 음식 솜씨가 좋으시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마지막으로 들를 곳, 미인폭포. 폭포가 미녀가 드레스 입은 모양이라고 해서 미인폭포라고 이름 지었다고 하는데, 물 색이 석회질이 섞여 푸르스름한 우유색?이라고 한다. 삼척이긴 하나 태백에 가까이 있다. 암튼 22km를 달려 도착하니 아저씨가 유도봉을 들고 못 들어간다고 한다. 왜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했더니 며칠 전 사망사고가 있어서 현재 출입금지되어있단다. 이런ㅉㅉㅉ 뉴스를 찾아보니 계곡 옆 바위에 올라갔다가 미끄러져 사망했단다. 물가 바위들은 대부분 미끄러운데 왜 하지 말라는 짓은 해서 ㅜㅜ
집으로 오는 도중 휴게소에서 냉동 안동찜닭을 사고, 최애 식품인 핫바를 먹는 것을 끝으로 6일간의 일정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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